완벽한 성벽의 도시 아빌라(Avila)

2015. 1. 9.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아빌라

 

아빌라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내일 이동할 도시인 살라망카행 버스 시각표를

확인하니 차가 9시 출발이 있습니다.

아주 적당한 시각이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우리가 예약한 아빌라 숙소는 아침 식사가 포함입니다.

 

 

그런데 아침 식사 시작 시각이 8시 30분부터라고 합니다.

이거 밥도 먹지 못하고 가야 겨우 버스를 탈 수 있겠네요.

그래서 체크인할 때 우리가 9시 버스를 타야 한다고 이야기했더니 식당으로 연락해

상의하고 8시 10분에 문을 열고 우리 부부만 먼저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줍니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궁하면 통한다 했습니까?

우리 사정을 이야기하면 이렇게 특별 배려도 받을 수 있답니다.

 

 

이제 내일 아침 식사까지 완벽하게 해결했고 고성 구경이나 나가야지요?

우선 고성의 동쪽 바깥부터 구경합니다.

위의 사진은 아빌라 카테드랄의 동쪽입니다.

그러니 성벽의 일부가 대성당이라는 말입니다.

 

 

신기하게도 성벽 일부분을 카테드랄의 동문으로 사용합니다.

카테드랄이라고 알 수 있도록 위의 사진처럼 교황처럼 생각되는 조각상을

성벽 외부에 만들어 놓았으며 성당의 한쪽 벽이 바로 성벽이라는 말이네요.

성당은 종탑이 높기 때문에 적의 공격으로부터 멀리서도 쉽게 살펴볼 수 있기에

이렇게 지었다 합니다.

 

 

아마도 외적의 침입이 있으면 교황이 앞장서 싸울 생각인 모양입니다.

왜 아니겠어요?

아빌라 고성은 바로 이슬람과의 전투에서 탈환한 곳이고 그들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이렇게 웅장하게 건설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성벽을 완공한 후 한 번도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고 하니

처음 그대로의 완벽한 상태로 남았다네요.

 

 

카테드랄 옆에 고성 안으로 들어가는 작은 문이 있습니다.

그 문 옆의 입구가 바로 무료 지도를 얻을 수 있는 관광안내소 겸

성벽 위로 올라가 걸을 수 있는 입구입니다.

성벽으로 올라가려면 아마 4유로인가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마을을 찾는 사람 중 대부분은 우리처럼 세고비아에서 접근하기보다 

마드리드에서 접근할 것인데 마드리드 아토차 역에서 수시로 출발하는 기차를 타거나

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네요.

버스보다는 기차가 여러 편 운행하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겠네요.

 

 

아빌라는 이렇게 완벽한 중세의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마을에 사는 사람에게 지금 누가 이 나라를 다스리느냐고 물어보면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여왕이 다스린다고 하겠습니다.

우리처럼 세고비아에서 살라망카를 가려면 바로 이곳 아빌라를 거쳐야 하기에

이곳에서 하루를 묵으며 구경하고 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낮에 바라본 아빌라 고성의 전경입니다.

그러나 낮의 모습이 아빌라 전부는 아니지요.

같은 자리에 서서 시간을 달리하면 또 다른 느낌이 들지요.

 

 

왜?

낮보다 밤의 고성이 더 멋지니까요.

우리는 이렇게 낮에도 밤에도 아빌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구경했습니다.

같은 곳에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어도 이렇게 낮과 밤은

다른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사진을 찍은 장소는 고성을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걸어와 찍은 사진입니다.

이곳이 아주 좋은 뷰 포인트지 싶습니다.

 

 

아빌라는 그야말로 완전한 성벽의 도시랍니다.

서쪽 성벽 밖으로는 아다하 강이 흐릅니다.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아 서쪽에서 바라보면 아빌라의 전체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데 위의 사진은 고성의 서쪽에서 찍은 모습이지요.

 

 

아빌라 성을 벗어나 아빌라 전체를 조망하는 곳에서 본 풍경입니다.

위의 사진 앞으로 아다하 강이 흐르고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높아지는 지형입니다.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본 모습이지요.

아빌라 성은 바닥이 바로 암석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아주 단단한 곳에 자리했습니다.

 

 

위의 구글 위성사진으로 보아도 그 성벽의 형태가 확실히 보이네요.

여러분도 구글 지도를 열고 아빌라로 검색해 위성지도로 보세요.

동서로 길쭉한 형태의 고성이 정말 또렷하게 보이며 반듯한 사각형의 모습은

아니고 지형에 따라 바위 위로 성벽을 쌓다 보니 모양이 그렇습니다.

성벽 안의 골목길을 죄다 뒤지고 다닐 정도로 고성은 작은 곳입니다.

 

 

이렇게 구시가지는 지금까지도 완벽하게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천 년이 지났지만 지금 보아도 이제 막 축성을 끝낸 듯 완벽한 모습으로 온전하게

남아있어 마치 이곳은 시간마저 비껴지나간 듯합니다.

 

 

이 도시는 처음 로마가 주둔하며 성을 쌓고 살았다 합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로마 시대에 쌓았던 성터의 주춧돌입니다.

그러면 이 성의 나이는 2천 년이나 넘었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미 성벽의 나이가 2천 년을 넘었다는 말이잖아요.

그다음 로마의 멸망과 함께 서고트족이 바로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 듯

들어왔지만, 크게 세력을 확장하지는 못했나 봅니다.

 

 

그 후 이 지역은 이슬람의 무어족이 들어와 다시 외세의 지배가 시작되며

제법 긴 시간을 지냈나 봅니다.

원래 이 지방에 흩어져 살던 가톨릭 세력이 그 후 국토회복운동이라는

레콩키스타를 하며 이 지역은 카스티야 왕국의 지배에 들었지 싶네요.

지금의 고성은 바로 카스티야 왕국에서 마지막으로 쌓은 모습이라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카스티야 왕국은 이 지역을 실질적으로 장악하자 다시는 외세의 침략에

당하지 않겠다고 의지의 표시로 아주 튼튼한 성벽을 쌓게 되었다 합니다.

이때가 11세기 정도였다고 하네요.

이 말은 바로 레콩키스타의 시작이라는 뜻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니 울타리부터 먼저 치고 한번 해보자는 이야기가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