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성 세고비아 알카사르.

2015. 1. 5.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고비아

오늘은 세고비아의 알카사르를 구경합니다.

알카사르는 로마 수도교와 더불어 세고비아를 세고비아답게 만드는 쌍두마차 중 하나라고 봐야 하겠지요.

워낙 고성이 예쁘기에 이 성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입니다.

시대적으로 보았을 때는 수도교보다는 아우라고 봐야 하겠지요.

 

성을 제대로 보려면 아침, 점심, 저녁의 모습으로 보아야 하고 특히 성 아래로 내려가 흔히 뷰 포인트라는 곳에서

올려다봐야 한다네요.

우리 부부는 이 모든 과정을 모두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우선 위의 사진은 아침 해가 두둥실 떠오를 때 알카사르가 오늘의 아침 해와 첫인사를 하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요 시각에는 백설공주와 난쟁이들이 치카치카 하는 시간일 겁니다.

 

여행사를 따라 단체여행을 왔다면 꿈도 꿀 수 없는 노릇이지만, 우리는 자유여행을 와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고 가기 때문에 꿈을 꾼대로 모두 보았습니다.

다만, 저녁에 알카사르의 야경을 보려고 기다렸지만, 특정요일만 조명을 켠다고 해 미수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알카사르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요기조기를 뜯어보렵니다.

뜯어본다고 해서 성을 해제 작업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알카사르의 첫인상은 마치 놀이공원에서 본 마법의 성처럼 보입니다.

롯데월드?

佳人 수준의 한계입니다.

롯데월드가 여기를 배꼈겠지요.

 

미국 디즈니랜드의 백설공주 성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겠어요?

고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가 4유로이며 탑에 오르려면 또 2유로 더 내야 합니다.

사실은 성의 모습은 밖에서 볼 때가 가장 아름다운 겁니다.

 

우리는 이미 꽃할배들의 여행을 보았기에 과감히 내부는 패스합니다.

사실 내부의 모습은 그리 크게 감동적인 게 없고 철로 만든 갑옷과 창, 칼, 집기 등 그저 그런 것들뿐입니다.

그런 것을 보려고 굳이 돈을 내며 들어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세고비아 알카사르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성의 바깥 외양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은 입구에 세워둔 안내판의 사진을 찍은 모습입니다.

저런 무기류는 이번 여행에서 마을마다 다니며 보았던 모습이지요.

 

고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다리를 통과해 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성이 앉아있는 바닥은 바위 투성이고 그 뒤는 절벽입니다.

과연 성이 있을 자리로는 명당자리가 아닙니까?

 

정말 절묘한 곳에 성이 있네요.

그냥 입구에서 바라보면 바로 드나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리만 걷어버리면 외딴섬이 됩니다.

그러니 완벽하게 성이 있는 곳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절묘한 곳입니다.

만약, 저 다리를 건너려면 뒤에서 이런 소리가 들릴 것 같습니다.

"님아! 그 다리를 건지 마오~"

 

그 위에 만든 동화 속의 성처럼 보이고 금방이라도 일곱 난쟁이가 한국에서 온 우리 부부를 맞이하러 버선발로

뛰어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왜?

난쟁이가 정신이 나갔다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조각 중 사자를 보면 아이스크림 먹고 있나요?

아니면, 노래방에서 마이크 잡고 있나요.

 

얘들아 지금 모하니?

아니? 얘네들은 왜 남의 집 창가에 앉아 화분 받이 나 하고 난리지?

백설공주는 어쩌라고?

 

공주는 저 위의 창문에서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며 환영인사를 할 것 같고요.

입장료를 내지 않았다고 문전박대하나요?

혹시 방범창에 갇혀 나오지 못한다면 돈 키호테라도 불러야 하지 않겠어요?

 

알카사르 최고의 포토존은 건너편 라 푸엔시슬라라고 조금 전 숙소 아저씨가 귀띔해주고

내려가는 길도 알려주었습니다.

우선 그곳에 다녀올까요?

 

가는 길은 알카사르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잠시 걸어 내리막을 내려가면 왼쪽으로 오솔길이 보입니다.

내려가다 보면 중간에 헐떡거리고 올라오는 사람이 꼭 있을 겁니다.

요 길이 내려갈 때는 룰루랄라 하지만, 올라올 때는 인상 쓰며 올라오게 합니다.

 

아주 가파른 비탈길이니까요.

그러면 그 사람을 향해 올라!!! 한번 외쳐줍니다.

왜?

아는 말이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 사람들은 지금 올라오는 중이니까요.

그러면 그 사람도 똑같이 우리에게 올라를 외칩니다.

우리는 내려가고 있는데도...

 

내려가면서 왼쪽을 한번 힐끗 올려다보세요.

바로 위의 사진처럼 고성이 보입니다.

그 길로 내려가면 산토 데 도밍고 구스만 거리가 나옵니다.

그러니 세고비아 구시가지를 순환하는 도로죠.

만약 시간이 넉넉하시다면 순환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우리 부부는 반쪽만 걸었습니다.

 

그 도로로 내려가면 에레스마 강이 있고 다리가 보입니다.

다리가 철강제로 만들었습니다.

강이라고 하지만, 작은 개천입니다.

 

그 다리를 건너서 마을을 지나 계속 길을 따라갑니다.

그 마을을 거의 지날 무렵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그러면 위의 사진처럼 푸른 잔디밭이 나오고요.

바로 여기가 고성을 올려다보는 뷰 포인트로 낮에는 별로입니다.

햇볕 때문이겠죠?

 

이곳 뷰 포인트의 황금 시간대는 바로 저녁에 해가 서산을 넘어가는...

아니군요?

산이 없는 곳이니까 서쪽 들판을 넘어가는 시각이 맞을 겁니다.

황금 시간대라는 말은 석양에 비치는 고성의 모습이 황금색으로 변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닌가요?

고성이 황금색으로 변하니까 황금 시간대가 맞습니까?

 

카스티야 왕국의 수도였던 세고비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왕궁이 있던 곳이기에

전망이 아주 좋은 가장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뒤로는 에레스마 강과 클라모레스 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우뚝 솟은 암벽 위에 세운 성입니다.

 

원래 로마 제국이 이곳에 도시를 처음 만들 때 제일 먼저 이곳에다 요새를 만들었다 합니다.

로마가 만들었다면 틀림없이 풍수지리를 따져 지관을 불러다 제일 좋은 명당자리에다 터를 잡았을 겁니다.

그러니 묻고 따지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후 이슬람인 무어족이 이곳을 지배할 때 그들이 로마 성을 보수해 또 사용했을 겁니다.

좌우지간 무어족은 로마의 모든 시설을 무상으로 접수하고 모두 리모델링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스페인을 점령한 후 780여 년을 지배하다 마지막으로 알람브라 궁전에서 버티다 항복하고 물러갔다지요?

거의 800여 년이라면 무어족에게도 법적으로 소유권이 있지 않을까요?

 

삼면이 낭떠러지요. 그 한 면조차도 지금은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로 연결했지만, 옛날에는 영도다리처럼 껄떡거리며

여닫을 수 있게 만들었으니 정말 기막힌 요새로 보입니다.

아름다운 모습 밑으로는 이런 무시무시하고 아찔한 곳에 만든 성입니다.

미소 뒤에 감춘 예리한 칼날처럼 보입니다.

 

로마가 물러난 후 무어족도 물러가고 이 지역을 다스리던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8세가 12세기경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자리에다 왕궁을 정하고 성을 만들었다 합니다.

알폰소 8세의 현명하고 탁월한 결정입니다.

 

그 후 수세기에 걸쳐 많은 왕이 개축과 증축을 하며 이어오다가 1862년 누가 불을 내 홀라당 태워 먹었다 합니다.

이런 돌로 만든 성에 뭐가 탈 게 있다고?

그럼 그때 잠자던 백설공주가?

지금의 모습은 불탄 고성을 다시 복원한 것이라 합니다.

 

이 성은 이사벨 여왕의 즉위식이 열렸던 곳이라지요?

그녀는 그의 남편인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2세와 밤낮으로 힘을 합쳤겠지만, 특히 낮에는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이베리아 반도에 이민족을 몰아낸 국토회복운동인 레콩키스타를 완성한 여왕으로 유명하지요.

무어족은 이베리아 반도에서만 거의 800년을 지배했으니 정말 오랜 세월이었네요.

이럴 때는 누가 굴러온 돌이고 누가 박힌 돌이 됩니까?

 

이 두 사람의 혼인은 후에 엄청난 바람으로 몰고 올 것이라고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의 혼인으로 국토회복은 물론 콜럼버스를 후원함으로 신대륙의 발견과

신대륙으로부터의 엄청난 부가 들어옴으로 스페인의 황금시대를 연 여자라네요.

누가 여자가 연약한 존재라 했습니까?

그녀는 이슬람을 이 땅에서 모두 몰아내기 전에는 군복 외에는 어떤 옷도 입지 않겠다고 했다니...

하루에 목욕만 네 번이나 하는 깔끔녀였다고도 합니다.

 

그들은 이곳에서 합체해 낮에는 대항해 시대를 열고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건설하고 무적함대를 거느리는

영광을 누렸고 밤에도 힘을 합쳐 생산한 아들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에 올랐으니

이 알카사르의 힘이 얼마나 위대했는지 알 수 있지요?

이전에 로마 제국에서 그 氣를 알고 먼저 요새를 만들었지만, 그 터가 유효기간이 천 년을 간다는 것은 몰랐을 겁니다.

그 영광의 단맛은 로마도 무어족도 아니고 이사벨 여왕이었습니다.

 

또 스페인 최전성기 때의 국왕인 펠리페 2세가 이곳에서 1570년 11월 14일 아나 데 아우스트리아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네요.

펠리페도 참 나 원...

여기가 터가 좋다는 것을 알았나 봅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디즈니사에서 만든 만화영화 백설공주의 이야기에 나오는 성의 모델이 된 곳이라지요?

어때요?

일곱 난쟁이가 저 문으로 뛰어나오며 어서 오라고 하는 생각 들지 않나요?

혼자 착각하라고요?

 

백설공주는 아직도 잠만 자고 있습니까?

기척도 없습니다.

해가 지는 저녁에 와서 밤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려도 나오지 않습니다.

백설공주가 바람이라도 단단히 났나 봅니다.

여자의 늦바람은 무섭다는데...

 

깎아지른 듯한 돌산 위에 세워져 성의 기본 조건에 아주 충실한 곳이네요.

지금의 모습은 1940년에 마지막으로 완성한 모습이라 합니다.

그러니 이곳이 카스티야 왕국의 도읍이 있던 곳의 왕궁이군요.

 

우리는 이곳 알카사르에 낮, 저녁 그리고 아침 세 번이나 왔습니다.

왜?

세고비아에서는 별로 갈 데가 없어서요.

저녁에는 조명이 켜지나 했지만, 개털...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켠다고 하데요.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영감님이 딱해 보였는지 우리만 남은 이곳에 다가와 어쩌고저쩌고...

그러나 결론은 오늘은 개털이니 가라는 말이었습니다.

스페인어도 모르는데 우리가 이렇게 정확하게 이해하다니...

 

바로 이 사진에 보이는 모습을 상상하고 기다렸건만...

이 사진을 왜 고성 앞에다 붙여놓았는지.

전기료 때문에 사진만 보고 가라는 말인가요?

 

그래서 화딱지가 나 아침에 또 왔어요.

그래서 세 번이나 왔습니다.

아침의 알카사르는 아침 해를 받아 제법 멋진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낮이나 저녁과는 또 다른 풍경이 아닙니까?

 

그리고 알카사르 아래로 펼쳐진 대지에 이제 막 아침 햇살이 비치며 새로운 날이 시작됩니다.

내일은 로마 수도교를 구경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입장료 4유로며 탑에 올라가 구경하는 데는 2유로 더 내야 한다네요.

백설공주도 없는데 왜 돈은 받는 겁니까?

만약, 잠자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성안에 있다면 들어가야 하지 않겠어요?

내부의 모습은 꽃할배를 통해 미리 다 보았기에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어 통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