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주익(Montjuuic) 언덕에 올라

2014. 12. 29.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바르셀로나(Barcelona)

2014년 9월 29일 월요일

오늘로써 바르셀로나에서 5박을 했고 밤에는 야간 침대 기차인 렌페를 타고 마드리드로

가는데 렌페는 출국 전에 이미 예약을 했고 이틀 전 히로나 갈 때

산츠역에서 미리 발권했습니다.

렌페 출발 시각이 늦은 밤이기에 오늘 하루는 온종일 바르셀로나 시내 구경을 할 수 있겠네요.

떠나려고 하니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고딕 지구를 오고 가다 보면 옛날의 유적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고딕 지구 자체가 옛날 시가지기 때문이겠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이 옆에 오래된 성문터가 보입니다.

그 아래는 유리로 덮은 곳이 보이고요.

 

그 유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바로 로마 시대에 만들었던 성벽과 성문 바닥을 볼 수

있으며 구시가지인 고딕 지구가 바로 로마 성벽 안에 있는 지역이고 북문과 북문 입구에 있는

로마 수도교의 흔적은 이미 사진으로 보여드렸고 여기가 남문 터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러면 여기 고딕 지구는 빗자루질만 해도 유적이 쏟아진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몬주익 언덕을 찾아갑니다.

접근하는 방법이 여러 곳이겠지만, 제일 간편한 코스로 접근합니다.

리세우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두 정류장 가서 파랄 레 역에서 하차하고

바로 푸니쿨라 타는 표시를 따라갑니다.

 

그곳에서 잠시 기다리면 바로 푸니쿨라가 내려옵니다.

푸니쿨라 타는 것은 지하철과 연계되어 무료입니다.

몬주익 언덕을 올라가는 일이 정말 쉽지요?

 

위의 사진처럼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면 종점이 로프웨이로 갈아타는 곳이네요.

 

로프웨이를 타려면 별도로 돈을 내고 표를 끊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냥 걸어 올라갑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방향으로 그냥 올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걸어 올라가는 일은 두발로 여행입니다.

 

만약 걷기 싫다고 하시면 로프웨이를 타셔도 누가 뭐라 하겠어요?

잠시 올라가는 편도 요금이 7.50유로나 됩니다.

이미 상당히 높은 곳에 올라왔기에 잠시 걷기만 하면 금세 미라도르라고 하는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이 길은 공원길이기에 걷기 좋은 길입니다.

 

이 전망대를 미라마르 전망대라고 한다네요.

미라는 미라도르에서 알 듯 본다는 의미일 것이고 마르는 바다이니 바다 구경하는 곳이라는 말인데

 

공연히 이 나라 말로 미라 마르 전망대라고 하니 괜히 더 폼나잖아요.

그럼 바다를 안 보고 콜럼버스 동상이 있는 탑을 내려다보면 어찌할 건가요?

오늘도 콜럼버스는 자기가 다녀온 대서양을 향해 삿대질합니다.

 

바르셀로네타라는 해변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여기까지 바로 올라올 수 있어

이 또한 멋진 경험이지 싶습니다.

 

몬주익 언덕에 오르는 이유는 바르셀로나 전망을 보기 위함이 아니겠어요?

바르셀로나는 아담한 도시라 비록 높지 않은 언덕이지만,

몬주익 언덕에만 올라도 시내 전체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몬주익 언덕 정상에는 몬주익 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군사 무기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네요.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건너편에 무기 박물관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대단히 큰 대포가 있습니다.

그 대포가 겨누고 있는 곳은?

 

옆에서 다시 보니 정확히 아무 죄도 없는 관광객의 머리를 겨냥한 게 맞습니다.

지금 관광객은 정신없이 아래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그냥 들어가도 되나요?

아니랍니다.

입장료가 5유로나 됩니다.

단 일요일 오후 3시 이후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지만, 오늘이 월요일이네요.

혹시 일요일 오후 무엇을 할까 하며

고민하신다면 여기에 올라 박물관을 들어가 보시면 되겠네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냥 통과하여 성벽을 끼고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바다 쪽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만 그렇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제법 많은 사람이 대문만 쳐다보고 우리처럼 돌아갑니다.

 

이 성은 원래 중세부터 있었던 아주 오래된 성이라네요.

로마도 이슬람도 거쳐 갔을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그 사람들은 성벽을 쌓고 살아가는 전문가들이지요.

 

그렇게 하고 살아가면 천년만년 알콩달콩 자기들끼리만 재미있게 살아갈지 알았나요?

그러나 성벽은 외부와의 소통마저 막아버려 결국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숨통을 막아

질식해 죽어버렸잖아요.

성벽이란 안전한 곳이 아니라 외부와의 소통마저 막아버리는 괴물입니다.

 

그 후 요새로의 역할을 하게끔 1640년에 제대로 만들었다네요.

제대로 만들면 안전한가요?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1960년대 프랑코 정권이 완전히 개보수하여

군사 무기 박물관으로 개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프랑코 통치 시절 이곳은 권력에 반대한 사람들을 구속한 감옥이었고

많은 사람이 처형당한 그런 사연이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세상 어디나 이런 슬픈 이야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숨이 막힐 듯한 그런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지중해를 바라보며 그 많은 사람을 처형했단 말입니까?

죽는 사람이나 죽이는 사람 모두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말입니다.

 

이제 성벽 끝에 도달하여 다시 성벽을 끼고 반대편으로 향합니다.

성벽의 끝은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게 뾰족하게 만들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몬주익 언덕은 사실 크게 볼 것이 없는 곳입니다.

바르셀로나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과 지중해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곳을 포함해 이 부근에 다른 곳에 들리려면 좋겠지만...

일정에 여유가 없는 분은 그냥 통과하셔도 괜찮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