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엘 공원을 떠나며...

2014. 12. 24.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바르셀로나(Barcelona)

이제 경사길을 다 내려왔습니다.

그러니 그가 그렸던 고급 주택은 이렇게 비탈에 만들려고 했나 봅니다.

모두 60여 채를 계획했지만, 결과적으로 참패라고 봐야겠죠.

가우디의 명성에 먹칠한 결과라고 봐도 되겠지요?

 

경사로를 모두 내려오면 이곳에 집 한 채가 보입니다.

 

지금은 가우디 박물관으로 사용하는 건물인데 바로 가우디가 분양받은 집이라네요.

자기가 공사하고 분양하며 스스로 분양받았다니...

 

셀프 분양인가요?

쑥스럽기 그지없는 일이 아닌가요?

 

이곳에 들어가려면 공원 입장권만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따로 여기서 표를 또 사야 한답니다.

그냥 외양만 보고 통과합니다.

이제 건물 모습만 보아도 가우디의 작품인지 금세 알겠어요.

 

이제 눈에 익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도 직접 이곳에 가시지 않아도 알 수 있으시죠?

광장 건너편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세 채 분양되었다는 집 중의 마지막 집입니다.

 

이 현장을 개발하자고 가우디에게 제안했던 구엘 말입니다.

지금 저 집은 학교로 사용 중이라 하던가요?

 

구엘이 분양받은 그 집이지만 구엘은 사실 이 집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실패한 사업인데 마음에 들었겠어요?

그래서 이곳은 분양만 받아두고 람블라스 거리에 있는 구엘 궁전이라는 집에 살았다 합니다.

이렇게 구엘과 가우디가 힘을 합친 고급주택 분양사업은

집안잔치로 끝을 내고 완전히 실패한 사업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말 쑥스러웠을 겁니다.

 

가우디 건축물을 보면 정말 특이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떤 경우는 어린애처럼 장난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너무 자기만의 색깔에 몰입해 타협도 거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이 공원은 무료구간과 유료 구간으로 나누어졌습니다.

위의 佳人 사진 뒤로 보이는 구간이 유료구간입니다.

저 마당과 그 아래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바퀴 돌다 보면 다 보는데 왜 돈을 내고 안에 들어갈까요?

바로 요 녀석들 때문이 아닐까요?

위의 사진은 용의 머리입니다.

늘 이렇게 침을 지일~지일 흘리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구엘 공원의 귀염둥이며 마스코트라고 하는 도마뱀입니다.

사실 가우디는 도마뱀을 만든 게 아니고 악어를 만들었다는데 만든 사람의 실수일까요?

아니면, 후세 사람들이 이를 보고 도마뱀이라고 우겼기 때문일까요.

이는 분명 후세 사람이 혼동할 정도로 어설프게 만든 가우디의 잘못이 아닐까요?

 

공원 대부분이 무료구간이지만, 들어가는 입구부터 가장 핵심이 되는

넓은 광장은 유료 구간입니다.

화살표가 돈을 내고 들어가는 문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유료 구간이라도 무료구간으로 난 길을 따라 한 바퀴 돌다 보면 모두 볼 수 있다는

인데 다만, 안에 들어가 그 위를 걷고 가장 긴 벤치라는 의자에

직접 엉덩이를 걸쳐보지 못한다는 점뿐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기둥이 있는 곳은 시장터를 만든 곳이라 합니다.

마치 신전 기둥을 연상시키는 멋진 기둥이 보이고 그 아래 시장을 만들려고 했다네요.

 

주 출입구에는 동화 속에 나오는 가우디스러운 집이 양쪽으로 두 채가 있습니다.

하나는 관리실이고 다른 하나는 관리인이 거주하는 집이라네요.

 

가우디 건축물을 보면 어떤 면에서 장난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른 면에서는 센스가 뛰어난 사람으로도 느껴지고...

건물을 마치 장난스럽게 꾸몄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시대를 앞서가는 위대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 같은 어리석은 민초 눈에는 천재인지 기인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영국식 주택단지를 지향했기에 구엘 파크라는 글을 새길 때 스페인어가 아닌 영어로 썼나 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구엘 공원이 다른 가우디의 건축물과 달리

타일 사용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가 제일 처음 공사를 맡아지었다는 카사 비센스의 주인이 타일 공장 사장이라서

타일을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된다는 허락이라도 받았나 봅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기둥이 많은 건물이 보이는데 마치 신전이 연상되지만,

건물의 용도는 시장이었다네요.

그 위로 세상에서 제일 긴 벤치가 보입니다.

 

그 넓은 광장에 비가 내리면 그 빗물은 지하로 스며들지 않고 벤치가 있는 가장자리로

모이고 그렇게 모인 빗물은 기둥을 통해 아래 물 저장고로 모인다네요.

그러니 기둥이 그냥 기둥으로 만의 역할이 아니고 그 안에 빗물이 흘러내리는

우수관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네요.

 

그렇게 모인 빗물은 천천히 아래 만든 도마뱀이나 용 조각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게

했다는데 정말 자연과 함께하는 건축물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곳을 떠나 카사 비센스(Casa Vicens)라는 가우디의 첫 작품을 구경하러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의 철학대로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겠죠.

그 예로 그는 이곳에 건축할 때 모두 이곳에서 나온 것으로만 만들었다 합니다.

신토불이 정신일까요?

다시 한번 가우디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