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비센스(Casa Vicens)

2014. 12. 26.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바르셀로나(Barcelona)

구엘 공원을 보고 이번에는 카사 비센스로 갑니다.

카사 비센스는 가우디가 건축가로서 처음으로 지은 건축물이라 하더군요.

그러니 그의 탄생을 알리는 그런 역할을 한 건축물이라는 말이겠네요.

바르셀로나는 이렇게 가우디가 슈퍼 갑입니다.

 

카사 비센스는 구엘 공원에서 천천히 걸어가도 가깝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대도시가 분명하지만, 구경거리 대부분은 그냥 천천히 걸어가면

30분 정도 안에 모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보시듯 사그라다 파밀리아, 산파우 병원 그리고 카사 밀라는

며칠 전 숙소에서부터 모두 걸어서 구경했습니다.

 

오늘은 숙소에서 구엘 공원까지는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도착했지만, 그 이후의 일정은

밤에 숙소에 들어갈 때까지 모두 걸어 다니며 구경했습니다.

걸어야만 방향이나 위치를 정확히 알기에 우리 여행은 주로 걷습니다.

 

골목길을 걷다 보니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건물이 보입니다.

헉!! 이제 佳人도 총명하야 하나를 들으면 백을 통한다는 말입니까?

만약 이 건물이 가우디의 작품이 아니라면 "건물이 좀 튀네?"라는 생각을 하고 지나치겠지요.

이렇게 멀리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네요.

 

이제는 멀리서 보아도 가우디의 손길이 스친 곳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어때요?

여러분도 이미 감을 잡으셨죠?

평범한 골목 안에 저런 촌(?)스러운 집이 있다는 말은 가우디가 아니면 누가 만들겠어요.

헉!!! 지금 제가 가우디의 작품을 보고 감히 촌스럽다고 했습니까?

佳人 촌놈의 눈으로 보니 촌스럽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너무 촌스럽기 때문에 이곳은 별로 인기가 없나 봅니다.

우리 외에는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정말 동네를 싸돌아다니는 개도 보이지 않고 오지랖 넓은 동네 아저씨도 보이지 않습니다.

워낙 구경하는 사람이 없어 이게 정말 카사 비센스인가 한참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휴대전화 지도의 GPS에는 정확히 카사 비센스라고 찍혀있었거든요.

 

그러나 잠시 구경하며 사진을 찍다 보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일본 여성이 한 명 나타나서

사진을 찍기에 우리가 맞게 찾아왔다고 위안받았지요.

 

또 잠시 후 서양인 부부 한 팀이 찾아와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댑니다.

비도 내리는데 구경하는 사람마저 없으니 재미가 반감하네요.

다른 곳과는 다르게 여기는 정말 사람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개인을 위한 주택이었고 지금도 개인 주택으로 사용 중이라 내부 관람은 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이 집을 사서 돈을 받고 내부 관람을 허용하면 어떨까요?

스페인에 집 한 채 사서 돈 좀 벌어볼까요?

 

이 집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합니다.

그런데 개인이 사는 집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도 보시기에 이 건물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가우디의 다른 건축물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으셨을 겁니다.

가우디는 직선의 인간의 선이라고 주장했잖아요.

사그라다 파밀리아나 카사 밀라, 그리고 구엘 공원에서도 직선의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여기는 직선을 많이 사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 이슬람 양식의 건물에서 보았던 그런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이유로는 이 땅을 8백여 년이나 지배하며 많은 건축물을 남겼던 이슬람의 영향이

시나브로 스며들지 않았을까요?

위의 사진을 보면 지붕의 형태와 기하학적 문양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른 곳과는 다르게 타일 사용이 많습니다.

 

타일 공장 사장인 돈 마누엘 비센스라는 사람이 가우디에게 의뢰해 지은 개인 주택이랍니다.

그랬군요?

어쩐지 타일로 도배한 느낌이 들더라니...

그런데 비센스는 어떤 생각으로 신출내기 가우디에게 그의 집을 의뢰했을까요?

 

가우디보다 비센스라는 사람이 더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랬을까요?

그의 건축에 유난히 용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르셀로나 수호성인인 산 조르디가 용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했다는 이야기를

가우디는 즐겨 인용했나 봅니다.

아마도 악귀를 막는다는 그런 의미로 용을 즐겨 사용한 게 아닌가 혼자 생각해 봅니다.

 

비 서방이 가 서방에게 의뢰해 집을 지은 이유는 싼 맛에 집을 지으려고

초보자에게 부탁했을까요.

그는 타일 공장을 운영하였기에 가우디에게 타일 아낄 생각 말고 가져다 쓰라고 했을 겁니다.

 

이 건물은 주제는 꽃으로 들에 핀 꽃을 모티브로 지었다고 하더군요.

이미 여러분도 촌스러운 꽃무늬 문양의 타일을 보셨을 겁니다.

위의 사진을 바라보며 왜 잠옷에나 그리는 저런 문양의 타일을 건축에 사용했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촌스럽다는 말은 개인적인 느낌임을 밝혀둡니다.

 

이 집을 지을 당시 이 주변에 금잔화와 야자나무가 무성했다 합니다.

그래서 담장을 가우디 집안의 내력에 따라 철재로 만들며

그 문양이 야자수 잎으로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러다 보니 나무나 꽃 등 자연을 닮은 그런 모습이라 합니다.

이런 의미가 있는 곳을 개인적인 느낌으로 촌스럽다고 했으니 쑥스럽네요.

이 건물은 가우디의 처녀작이기에 더 중요하게 봐야 하지 않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건축주 비센스는 타일 공장 사장이었기에 가우디는 그의 집을 지으며 타일을

원도 한도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네요.

가우디가 건축학교를 졸업도 하기 전에 설계한 건물로 바르셀로나 시에서 수여하

는 건축상을 받기도 한 곳이랍니다.

초보 시절의 건축물이니까 후에 지은 건축과 비교하시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