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가우디의 다른 건물들...

2014. 12. 27.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바르셀로나(Barcelona)

카사 비센스를 구경하고 걸어서 카탈루냐 광장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비는 계속 추적 거리고 내립니다.

그러나 위의 사진은 해가 반짝 난 날의 카사 바트요입니다.
이 얼마나 화려한 모습입니까?

마치 멋진 수채화 한 폭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습니까?

개뼈다귀 같은 소리라고요?

정말 위의 사진을 보니 뼈다귀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매일 이렇게 해만 비치면 좋겠지만, 세상살이가 어디 그런가요?

비가 오는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잖아요.

비 그친 후에야 아름다운 무지개는 피어오른다고 하잖아요.

매일 맑은 날만 계속된다면 세상은 사막이 이미 되었을 겁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날이 좋으면 날이 좋은 대로 그렇게 여행 중입니다.

 

풍차는 맑은 날이 그립지 않습니다.

태양도 반갑지 않습니다.

풍차는 늘 바람이 그립습니다.

세상은 저마다 바라는 게 다르기 때문에 어울렁 더울렁 함께 살아가는 게 아니겠어요?

 

가우디의 건축물 중 어제 구경한 카사 비센스는 제일 처음 만든 곳이고 이 부근에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도 있는데 카사(Casa)라는 말은 집이라는 말인가 봅니다.

그러니 순수한 우리 말로는 카사 비센스는 비서방네 집, 카사 밀라는 밀서방네 집,

카사 바트요는 바서방네 집... 뭐 이런 말이 아니겠어요?

 

잠시 골목길을 기웃거리다가 그 골목길이 지름길이라 생각되어 들어섰는데

가야금이라는 한글 간판이 보입니다.

바르셀로나 골목 안에서의 한글 간판이라니..

알고 찾아온 듯하네요.

마침 점심도 먹어야 하기에 식사도 할 겸 들어갑니다.

 

메뉴판을 보니 이 주문은 佳人이 직접 시켜도 되겠습니다.

원래 佳人은 한국어에 아주 능통하거든요.

메뉴 델 디아를 시키려고 했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라 가격이 14.90유로랍니다.
평일에 오면 고객이고 공휴일에 오면 고객님입니까?

 

스페인은 이렇게 평일과 공휴일에 가격이 다릅니다.

가격만 다른 게 아니라 버스 운행에 있어 공휴일은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아예 없는 곳도

있었는데 우리의 상식은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것이고 이 나라에 오면

이 나라 상식에 따라야 하나 봅니다.

유럽에는 서비스업일지라도 소비자 중심이 아니고 사용자 마음대로라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서지만, 비는 계속 내립니다.

내일 밤차를 타고 큰 도시가 아닌 시골을 가려고 하니 휴대전화의 심 카드가 필요합니다.

물론 심 카드가 없어도 구글 지도에 내 위치는 언제든지 볼 수 있지만...

그래서 들른 곳이 보다폰 매장이지만, 젠장!!! 여기도 공휴일이라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집이 바로 바서방네 집이라는 카사 바트요입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이곳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동양인이 제법 많습니다.

 

가우디가 이런 건축에 몰두할 그즈음 바르셀로나의 중심 거리 중 한 곳인 이곳 그라시아 거리를

중심으로 바르셀로나에 사는 부자들은 예쁜 자기만의 집을 짓기를 원했나 봅니다.

호세프 바트요(Josep Batllo)라는 부자는 이곳에 일종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가우디에게

리모델링을 의뢰했고 1904년에 착공해 2년 만인 1906년 완공한 집이 바로 카사 바트요라네요.

건물의 외관이 가우디 초보시절에 지은 비센스네 집보다 더 가우디스럽지요?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주변에 있는 카사 밀라는 완전히 새로 지은 것이고 카바 바트요는

1877년에 지은 건물을 가우디가 리모델링했다는 점입니다.

 

리모델링 이유가 바로 옆에 사는 사람이 당시 유명한 건축가였던 호셉 푸이그 카다팔츠크라는

사람에게 위의 사진에 보이는 집을 새로 짓게 했답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집이 위의 사진에 보이는 카사 아마트예르입니다.

가우디와는 다른 게 지붕이 제대로 각을 잡고 있습니다.

바트요는 자기가 사는 집이 이미 127년이나 된 아주 곰삭은 집이라 배가 아팠나 봅니다.

 

그래서 당대 일인자라는 가우디를 불러 옆집이 기를 꺾을 만큼 멋진 집으로

리모델링해달라 했나 봅니다.

예술이란 이렇게 옆집 이웃과의 경쟁심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

그러나 위의 사진을 보니 옆집의 창문인데 가우디가 지었다는 카사 바트요보다

더 멋지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까?

 

그러나 집이 완공되고 바트요는 많은 사람에게 초청장을 보내 성대한 준공식 겸 입주식을 했다네요.

그런데 집에 온 손님들이 수근수근...

"이게 뼈다귀로 만든 집이야? 뭐야?"위의 사진을 보시면 정말 뼈다귀로 보이지 않나요?

족발 뜯고 난 후 건축 자재로 사용했나요?

아니면 사골 폭 고아낸 후 그 뼈를 이용했나요.

 

"발코니가 꼭 해골바가지 같군!"제대로 보고 하는 말입니다.

손님의 눈은 정확했습니다.
그래서 바트요는 슬그머니 밖을 나와 올려다보니 정말 뼈로 만들고 해골바가지처럼 생겼지 뭡니까!

정말 실망스러웠을 겁니다.

그 후 이곳 사람들은 카사 바트요를 뼈로 만든 집이라고 불렀다네요.

사람들에게는 정말 뼈 있는 말이었지만, 본인은 뼈아프게 받아들였을 겁니다.

 

그러나 가우디는 카사 바트요를 건축하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건축적인 지식과

 예술적인 감각과 그리고 창의성을 다 쏟아부어지었기에 지금 이 건물은 가우디 건축의

최고봉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입장료도 21.5유로로 엄청나게 비쌉니다.

물론, 지금은 추파춥스라는 사탕 회사가 소유하고 있어 돈 버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기에

입장료를 올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카사 바트요의 지붕은 용의 척추와 비늘을 표현한 것이라 하네요.

그 이유는 카탈루냐 수호성인이라는 산 조르디가 용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했다

는 전설을 표현하기 위함이라네요.

죽은 용에서 장미꽃이 피어나 그 꽃을 공주에게 전했다 하고 그런 전설로 지금도

이 지방에서는 4월 23일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네요.

 

그 옆집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가우디라는 상표 때문에 옆집도 아름답지만, 누구 하나 카메라를 들이밀지 않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상표 하나 때문에 명품이란 이름으로 비싸게 팔리지요.

사실, 그 내용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잖아요?

 

바서방은 이 집을 지으며 가우디와 불편한 관계였지만, 자신의 친한 친구 밀라가

새로운 집을 지으려 하자 가우디를 추천했고 이로 인해 가우디는 카사 밀라 건축까지 맡게 되며

가우디는 주머니가 짭짤해졌을 겁니다.

카사 바트요는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지요?

만약 바트요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가우디를 업고 다녔을 겁니다.

정말 바트요가 대인배네요.

 

카사 밀라는 일종의 아파트로 밀라는 친구 바트요의 추천으로 믿고 쓰는 가우디에게

의뢰해서 카사 바트요가 완공되자마자 1906년에 짓기 시작해 1910년에 완공한 건물이랍니다. 

밀라는 가우디에게 “남과는 다른 건물”을 원했다네요.

밀서방이 사람 하나는 제대로 보았습니다.

왜?

가우디는 아직까지 그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는 건축물만 있으니까요.

 

이게 바로 가우디의 장기 아닙니까?

한눈에 봐도 남과는 다른 건물, 장식이 많고 곡선이고,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고,

이것이 이른바 바르셀로나 모더니즘 건물의 특징이 아니겠어요?

지금 봐도 가우디를 두고 하는 말이지 싶습니다.

건물 모양이 마치 바위를 파내고 지은 동굴집같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채석장 바위에 난 구멍"이라는 의미인 라 페드레라(La Pedrera)라고 부른다네요.

 

스페인 최초로 한 건물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고, 지하주차장, 온수 보일러,

경비실과의 인터폰, 비데 등 100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 당시 모든 첨단기술이 다 동원되었다네요. 

자연에서 건축적인 영감을 찾곤 했던 가우디는 카사 밀라를 산, 바다, 사막 등을 연상하게 하

구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유럽은 건물 공사를 할 때 위의 사진처럼 가림막에 그 건물의 모습을

그대로 그린 가림막을 설치하더군요.

구경 온 사람이 열 적게 받으라는 의미인가요?

 

198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사 밀라는 가우디 건축의 모든 것이 적용된

건축물로 가우디의 자서전 같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처음 지었다는 촌티 팍팍 나는 카사 비센스와는 많은 변화가 엿보이지 않습니까?

가우디는 이 건물을 마지막으로 더는 상업적 건축에는 관여하지 않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에 몰입하게 되었다네요.

더는 배고픈 건축가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스페인 여행을 하며 우리나라에서의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곳은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어디 스페인만 그리하겠어요?

유럽 전체가 그렇겠지요.

 

근무 시간에 따라 낮에도 문을 닫고 문을 연 곳도 가격이 더 비쌀 수 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이동하려면 평일과 같은 생각으로 갔다가는 낭패를 당합니다.

교통편이 줄어들고 시간마저 달라지기 때문이죠.

아예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우리 같은 여행자는 식겁할 때도 잦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