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나 아랍 목욕탕과 성벽 투어

2014. 12. 20. 08:00스페인 여행기 2014/히로나

이번에는 아랍 목욕탕입니다.

1194년에 이슬람식으로 지은 목욕탕은 아주 멋진 건축물입니다.

이슬람 건축을 모방했지만, 로마네스크 양식을 가미한 건축물이라 합니다.

 

당시는 이슬람이 이 도시를 지배했기에 아주 호화롭게 공중목욕탕의 지었습니다.

내부는 모두 5개의 방으로 이루어졌고 그중 8 각형의 욕조와 그 주변의 기둥이 볼만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입구는 볼품이 없네요.

 

터키식 목욕탕으로 냉탕, 온탕, 열탕, 사우나탕 등이 있습니다.

이때가 언젠데 이런 시설을 했다는 말인가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목욕을 즐겼나 봅니다.

 

아마도 이런 곳은 일반 서민이 다녔던 공중목욕탕은 아니지 싶습니다.

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거들먹거리고 살았던 뺀질거렸던 사람들이나 드나들었겠지요?

민초들은 명절 전이나 겨우 집에서 목욕물 데워 간단하게 씻고 나왔을 겁니다.

 

8개의 기둥으로 둘러싸인 8 각형 욕조는 조금 전까지 목욕을 한 듯 물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佳人이 조금 전까지라고 너무 과장이 심하지요?

조금 전까지라는 말을 취소하렵니다.

한 시간 전까지라고 수정하겠습니다.

 

우아하면서도 기품이 넘치고 게다가 장중한 맛이 느껴지네요.

어때요?

이런 곳에서 목욕한다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지 않겠어요?

여기가 여탕일까요?

아니면 남탕일까요.

갑자기 그게 왜 궁금하죠?

 

목욕탕도 이 정도가 되면 목욕하는 맛이 나겠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더 있어요.

여기도 때밀이가 있었을까요?

갑자기 그게 왜 궁금하지요?

 

또 하나 궁금한 게 더 있습니다.

佳人은 왜 자꾸 궁금한 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때밀이 타월은 어느 것으로 사용했는지 궁금합니다.

 

방금 목욕을 끝내고 옷이라도 입고 나올 것 같습니다.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머리카락을 툭툭 털며 말입니다.

목욕탕 옥상도 개방하니 올라가 보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돈을 받지 않고 그냥 들어가라 합니다.

佳人이 멀리 한국에서 왔다고?

설마~

 

2시부터 4시까지는 무료라네요.

모르고 왔지만, 무료라고 하니 횡재한 느낌입니다.

원래 입장료는 2유로라고 하네요.

 

지금까지 스페인에는 아랍 목욕탕이라고 부르는 유적이 제법 많이 남아있습니다.

사실은 로마가 지배했을 때 만든 목욕탕을 무어인이 지배할 때

그 자리에 다시 만들었다고 봐야 하겠지요.

로마가 멸망한 원인 중 하나가 목욕문화라고 했으니...

 

이번 여행에서 론다에서도 그라나다에서도 아랍 목욕탕을 보았지만,

이곳 히로나의 아랍 목욕탕이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었다고 보였습니다.

그만큼 이곳이 워낙 작은 도시라서 큰 변화를 겪지 않은 지방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안으로 들어가면 옷 벗는 곳, 열탕, 냉탕, 온탕, 물을 데우는 곳 등

많은 시설로 보이는 장소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어디에 해당되는 곳일까요?

목욕을 끝내고 누워 한숨 푹 자는 그런 곳이 아닐까요?

 

그러나...

이태리 타월 파는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의 때밀이 문화는 사실 세계 최고가 아닐까요?

 

이곳에서 가장 인기 품목은 틀림없이 이태리 타월이었을 겁니다.

때를 아주 박박 밀어주니까요.

그래야 목욕한 듯 시원하잖아요.

아주 벌게지도록...

 

이 정도의 목욕탕 규모라면 무척 많은 때밀이도 있었을 겁니다.

그 많던 때밀이는 지금 모두 어디로 갔단 말입니까?

 

이 마을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는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구 유대인 거리와 로마 성벽입니다.

그냥 걷기만 하면 되는 곳이거든요.

 

이 모든 유적이 카테드랄을 중심으로 있습니다.

카테드랄이 히로나 관광의 중심점이 된다는 의미겠죠?

 

그러나 카테드랄 내부는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미완의 기록이 되겠네요.

우리가 들어갔을 때 동양인으로 보이는 일부 다른 관광객이 사진을 찍기는 했고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는데 심지어 플래시까지 터뜨리며 말입니다.

 

佳人은 여행 중 가능하면 플래시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플래시로 인해 사진의 느낌이 자연 그대로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바뀐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두우면 어두운 대로 그대로 모습을 남기고 싶습니다.

 

오늘은 무료라서 크게 문제없겠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더라면 무척 속이 상했을 겁니다.

돈을 내고 들어갔는데 사진 촬영을 못 하게 하면 속은 기분이 듭니다.

 

또 어느 곳에서는 사진 찍는 사람은 별도로 돈을 더 받는 곳도 있고

플래시 사용만 금지하고 사진 촬영을 허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 중 포르투갈 에보라에 들렀을 때 유명한 뼈 성당에서는

사진 촬영할 사람에게는 돈을 별도로 받기도 했거든요.

 

차라리 별도로 돈을 받더라도 사진 촬영은 허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단, 플래시 사용은 금지하면서 말입니다.

 

무척 좁은 골목길로 이어진 유대인 거리는 미로처럼 얽혀있어

골목길로 접어들면 마치 중세로 접어드는 느낌이 드는 곳이죠.

이미 지난번 포스팅에서 보았고 지금부터 로마 성벽 위를 佳人과 함께 걸어가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나 나누실까요?

혼자 걸으라고요?

그러죠 뭐... 

 

그 외 성벽을 따라 걷는 일도 마치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 드는 멋진 트레킹이 될 수 있고

구도심인 구 유대인 마을은 골목 투어 하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이런 문제는 당연히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겁니다.

 

이런 길을 걸어보며 느끼는 감정은 걸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호사스러움입니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걷다가 우두커니 서서 내려다보면 반질거리는

돌 틈 사이로도 중세의 이야기가 들릴 듯하고...

 

돌기둥에 기대서서 귀를 대보면 사랑의 노래가 들리지 않겠어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요?

그런 상상 속으로 간다는 말이겠죠.

왜? 이 성벽은 로마시대에 처음 쌓은 곳이라고 하니까요.

 

성벽 위를 걷다 보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목욕탕 터가 또 하나 보입니다.

역시 당시도 이 지역에서는 목욕문화가 발달했나 봅니다.

로마뿐 아니라 이슬람도 말입니다.

 

성벽은 이렇게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으며 구시가지 동쪽 부분만

거의 원형대로 남아있습니다.

나머지 남쪽과 서쪽 부분은 히로나가 점차 커지며 사라지게 되었겠지요.

 

그리고 서쪽은 오냐르 강이 자연적인 성벽 역할을 했을 것이고요.

지금 오냐르 강을 보니 강을 따라 지은 집이 마치 성벽처럼 보이네요.

이런 집 모양은 그때부터 이렇게 지었을 겁니다.

 

로마 성벽 위를 걷고 싶으신 분은 제일 마지막에 걸으셔야 합니다.

성벽 길이 외길이고 그 길은 시내 바르셀로나 광장으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이죠.

 

바로 구시가지가 끝나고 신시가지가 시작되는 곳이기에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로 바로 돌아와

바르셀로나로 돌아오기 쉽지요.

 

만약, 구시가지를 모두 구경하지 않고 성벽 길을 따라 걸었다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마지막 성벽 내려오는 바르셀로나 광장에서 

다시 구시가지로 올라가야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모두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강 세 시간이나 사진도 찍고 쉬기도 하면서

구경하려면 5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일찍 기차를 타고 하루 정도 즐기고 오후에 돌아가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출발할 때 미리 왕복표를 끊고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