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세라트(Montserrat) 수도원 가는 길.

2014. 12. 10.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몬세라트

몬세라트(Montserrat)는 카탈루냐어로 "톱니 모양의 산(serrated mountain)"이라는 뜻이라 합니다.

일부는 톱으로 자른 산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라네요.

정말 산을 올려다보면 그 말의 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힘에 의해 산이 깎인 듯하여 성스러운 곳임을 느낄 수 있네요.

 

또 산의 형태가 웅장한 모습에서 당당한 장군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하고...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든든한 위안을 주기도 하네요.

그러나 종교인은 이 모습에서 신령한 느낌을 받나 봅니다.

종교인이 아닌 사람은 신이 내렸다고 하겠지만...

 

좌우지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가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예술가의 눈에는 예술의 모티브나 영감을 떠올리나 봅니다.

위의 사진을 佳人이 보기에는 마치 맹금류를 경계하려고 두 발로 서서

주변을 살피는 미어캣이 연상됩니다.

하루방의 모습인가요?

 

가우디는 여기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영감을 얻었다 했나요?

그런 이야기는 대단한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말이지 우리 같은 민초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지 싶습니다.

佳人은 영감보다는 예쁜 할멈이나 하나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컥! 우리 할멈입니다.

잘못 걸렸다가는 여기서 생을 장렬하게 하직할 뻔했습니다.

순전히 농담입니다.

 

아무려면 어떻겠습니까?

우리 같은 사람은 보는 사람마다 모두 다른 느낌을 받을 겁니다.

그러나 그 느낌은 모두 소중한 것 아니겠어요?

비범한 사람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그들의 생각은 모두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처음 이 산 어느 동굴에서 검은 마리아상이 발견됐기 때문에 카탈루냐 지방에 사는 사람은

성지라 여기나 봅니다.

카탈루냐는 지중해를 끼고 있어 사람이 살기 좋은 아주 온화한 날씨 때문에

일찍이 로마는 이 지역에 눈독을 들였나 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로마 이전이라고 이런 곳을 그냥 두었겠어요?

카르타고의 한니발은 발이 크기 때문에 이베리아 반도까지 발을 벋쳤다고

하지만, 한니발은 로마와의 사생결단에서 결국 패자가 되며 로마가 이곳의 주인행세를 했다고

하며 로마가 물러나자 서고트족을 필두로 유대인이나 그리스인 그리고 이슬람까지 이 지역으로

진출하며 서로 주인이라고 한동안 차지함으로 지금의 스페인 문화는 서유럽의 문화와는

다르게 문화적으로도 여러 문화가 혼재된 모습이 아닐까요?

 

중세에는 아라곤 왕국이 자리했던 곳이더군요.

그런 이유 때문에 스페인으로써 존재하기보다 카탈루냐인으로서의 의식이 더 강해 언어도

다르고 민족도 다르다는 생각에 독립하겠다는 독자적인 생각을 하나 봅니다.

그들은 카탈루냐 사람이라는 말인 카탈란이라 불리기를 바라나 봅니다.

북부의 바스크 지방도 같은 이유지 싶네요.

 

오늘은 바르셀로나 시내를 벗어나 처음으로 근교에 있다는 몬세라트를 찾아갑니다.

찾아가는 방법만 제대로 알면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처럼 개인적으로 말입니다.

 

우리가 몬세라트로 갔던 방법은 먼저 에스파냐(Espanya) 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보면 몬세라트로 가는 표를 파는 자동판매기가 있고

그 앞에 빨간 T를 입은 남자가 표 사는 것을 도와줍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스페인어에만 능통하기에 한국어에 아주 능통한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판기 앞에 서 있기만 하지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누가 나서 용감하게 표를 사면 보고 따라도 할 텐데...

 

그곳에서 옆을 바라보면 사진처럼 창구가 하나 보입니다.

거기에 사람이 웅성거립니다.

 

그곳에 가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사내가 앉아 볼펜 도사처럼 우리의 목적에 맞는 표를 볼펜으로

선택해 주는데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매처럼 예리한 눈매에서

도사의 풍모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러나 표는 팔지 않습니다.

물론, 이 남자는 한국어를 못하지만, 영어는 잘합니다.

상대의 말을 아주 경청하는 볼펜 도사는 아래에 보이는 종이에 표시하면서

"이렇게 사라면 사!" 하고 반말로 합니다.

원래 도사는 반말로 해야 더 권위가 선다지만, 사실 영어에 높임말은 없어 반말로 합니다.

 

볼펜 도사가 우리의 목적에 맞는 표를 찍어주고 몇 장이 필요한가 까지 써서 주면

이 종이를 가지고 아까 자판기 앞의 빨간 티를 입은 남자에게 보여주면

그 남자가 발권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우리가 사는 표는 27.5유로인가 봅니다.

그런데 한 장이라고 써서 주었군요?

 

우리는 두 장으로 고치고 이 표를 가지고 표를 사면 끝입니다.

그곳에 몬세라트 안내서도 무료로 배부하니 받아가는 게 좋겠네요.

우리가 돈은 투입구에 직접 넣습니다.

 

그다음 카탈루냐 철도 R5 선을 타고 모니스트롤 데 몬세라트(Monistrol de Montserrat) 역까지

간 후 그곳에서 내려 등산 열차로 갈아타고 올라가면 수도원이 있는 광장에 도착합니다.

어디서 내리느냐고 고민하지 마세요.

승객의 대부분이 내리는 곳에 따라 내리면 됩니다.

그리고 출발한 지 거의 한 시간 만에 도착하는 곳에서 내리면 됩니다.

 

기차의 행선지는 Manresa B.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전 정류장인 몬세라트 아에리(Montserrat Aeri) 역에서 내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네요.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이 로프웨이를 탈 것인가 아니면 등산 열차를 탈 것인가를

미리 결정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아무것이나 타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 올라갈 때 탔던 교통편을 내려올 때도

꼭 타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바꾸어 타겠다고 한다면 내려올 때 다시 표를 사면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초록색 기차로 갈아탑니다.

아까 샀던 표는 이동 수단이 모두 포함된 것이기에 보여주기만 하고 됩니다.

 

로프웨이가 시간은 덜 걸리지만, 나중에 바르셀로나로 돌아올 때 먼저 정류장에서

등산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좌석을 선점했기에 한 시간 정도를 서서 바르셀로나로

와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미리 결정하고 표를 사야 합니다.

 

버스로는 산츠(Sants) 역에서 하루 한번 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기차로 도착해 등산 열차를 이용해 올라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등산 열차는 우리 도착 시간에 맞추어 미리 대기하고 있네요.

승차하고 잠시 후 바로 출발합니다.

 

제법 높이 올라가죠?

약 15분 정도 올라가니 수도원 광장에 도착합니다.

"어디서 내려야지?" 하며 걱정하지 마세요.

종점에서 모든 사람이 내릴 때 따라 내리면 됩니다.

 

일단 역에서 내리면 관광안내소를 들려 지도나 안내서부터 받는 게

이곳을 구경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겠네요.

소요 시간은 버스나 기차 모두 한 시간 정도라고 하네요.

관광 안내소는 기차에서 내려 정면에 보이는 건물에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6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멀지 않습니다.

내려서 정면을 바라보니 역시 듣던 대로 웅장한 산세입니다.

명불허전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앞에 난 계단을 통하여 올라가면 수도원이 있는 성당으로 들어갈 수 있네요.

계단 입구 바로 옆에 작은 전시장이 보입니다.

기념품도 팔고요.

이제 내일부터 샅샅이 찾아보며 구경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수도원이 처음 세워진 때가 9세기 경이라 하니 무척 오래된 곳이네요.

바위산의 모습 때문에 종교적인 느낌도 있지만, 예술가에게는 영감을 주는 곳으로 알려졌다지요?

이게 다 바위산 때문일 겁니다.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는 가우디도 이곳에서 영험한 느낌을 얻었다고 하더군요.

이곳에 가실 때는 우리 모두 영험한 기운을 듬뿍 받아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