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코바(Santa Cova)에 이르는 길(몬세라트) 그리고 검은 성모상

2014. 12. 13.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몬세라트

위의 사진은 산타 코바 가는 길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몬세라트의 산세는 이렇듯 신비스럽고 웅장합니다.

마치 장군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앞에 십자가가 서 있어

신을 향한 기도의 모습으로도 보입니다.

미어캣이 십자가를 향해 서서 경건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절대로 아닙니다.

 

산타 코바로 가는 푸니쿨라 타는 곳은 바로 등산 열차 내린 건물 위에 있습니다.

여기가 대부분 한곳에 몰려있어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산타 코바는 카탈루냐 수호 성모로 알려진 "라 모네레테"인

검은 성모 마리아가 발견된 동굴이라지요?

동굴보다는 그곳으로 가는 길이 아주 멋집니다.

절벽 중턱에 길을 만들어 걷는 내내 풍광이 뛰어난 곳이네요.

 

하늘로부터 밝은 빛이 내려오고...

하늘의 노래가 들리고...

목동 아이들이 그 빛을 따라가 보니 검은 성모상이 있어 만레사의 신부에게 알리자

신부는 그 성모상을 자기가 있는 만레사 성당으로 옮기려 했다네요.

그런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지요?

내 것도 아닌데 가져가려고 했으니 얼마나 쑥스러웠을까요?

 

신부님! 좋은 것은 자기 것이 아니라도 가져가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 이유가 성모상은 '여기가 네가 머물 곳인디...' 라는 말이 아닌가요?

이게 바로 검은 성모상의 발견에 관한 전설이라지요?

 

잠시 푸니쿨라를 타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냥 걸어 내려가도 될 짧은 거리네요.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오른쪽으로 가는 길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됩니다.

왼쪽으로 가는 길도 있지만, 어디로 이어지는 길인지 가보지 않아 알지 못합니다.

 

산 중턱의 절벽에 만든 길입니다.

아주 풍경이 뛰어난 길이군요?

중국에서는 이런 길을 만들지 않고 잔도라는 판잣길을 만들어

여기부터 또 돈을 받고 보냈을 텐데...

 

가면서 만나는 종교적인 많은 조형물을 만들어 신도들은 걷는 내내

기도하고 찬양하며 걸을 수 있겠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그런 조형물보다는 풍경을 더 즐기지만요.

 

십자가의 예수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아래를 날카롭게 만들었네요.

그냥 두면 이런 곳에 꼭 오르내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가 이 코스에서 풍광이 가장 뛰어난 곳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누구 마음대로?

 

잠시 우두커니 서서 주변 풍경도 즐기고 갑니다.

아무리 바빠도...

가느다란 케이블에 매달린 노란색 케이블카가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이런 길을 걷기를 한 30분...

바로 이곳에 신비한 일이 일어났다는 전설의 현장에 도착합니다.

전설은 예전에는 많이 일어났지만, 지금 현대는 거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지요?

 

바로 여기서 자가 발광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는 검은 성모상이 발견되었다네요.

아주 작은 동굴에 작은 예배당을 세웠습니다.

세상은 사람이 여기다 숨겨놓고 세월이 지나며 점차 잊어버렸다고 하지만,

스스로 빛을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그런 신비스러운 일이 일어납니다.

발견되었다는 그 자리에 모형 성모상이 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시는 성모상이 작은 동굴에서 발견된 성모상이죠.

아기 예수를 무릎에 앉히고 오른손에 공을 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도원 성당에 모셨습니다.

 

아기 예수마저 성모 마리아를 따라서 왼손에 공을 들었나요?

원래 어린 시절은 따라하기 대장이죠.

우리 속담에도 애들 보는 데서는 물도 마시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바로 이 자리가 성모상이 발견된 곳인가 봅니다.

이런 이야기는 꼭 우리나라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이야기와 거의 일치합니다.

세상 어느 곳이나 이런 신비한 이야기가 없는 곳은 없지 싶네요.

 

이제 우리는 바삐 다시 돌아갑니다.

그 이유는 성당 안에 모셔진 검은 성모상을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죠.

더 긴 시간 동안 즐기며 걷고 싶지만, 이곳은 넓은 곳이기에

여유 시간이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수도원 성당 안에 모신 성모상 앞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성당 안이 다 보입니다.

소년 합창단 공연이나 미사가 없는 시간에는 이렇게 조용합니다.

몇몇 사람은 성당 의자에 앉아 평온한 마음을 갖는 시간을 보냅니다.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의 모습입니다.

크기는 하나 다른 곳과 비교해 화려하지 않고 간결한 모습이네요.

 

성모 마리아를 만나고 나오는 그곳에는 이렇게 초를 밝혀 소원을 빕니다.

양초의 숫자만큼 빌고 싶은 게 많은가 봅니다.

 

다시 올라와 방금 걸었던 길을 바라봅니다.

저 아래 우리가 걸었던 그 길이 보입니다.

저 길에서 이번 여행을 위해 새로 산 모자를 잃어버렸습니다.

그 모자는 비오는 날을 대비해 준비한 방수 모자였는데...

그래도 얼마나 다행입니까?

모자만 잃어버렸지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인 머리까지 잃어버렸다면

어찌할 뻔 했겠어요? 그쵸?

 

사람들은 왜 이러는 건가요?

예술작품이 분명한데 이런 곳에는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이 꼭 있게 마련입니다.

이 자체가 수비라츠의 천국의 작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라가기 좋게 만들기는 했네요.

 

아래는 다음에 올라갈 사람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빨리 천국으로 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저 계단 하나하나에 모두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다시 아래를 힐긋 내려다봅니다.

방금 걸었던 산타 코바 다녀온 길이 제법 깊이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중국에서는 저런 곳에 바위를 깎아 길을 내지 않고 구멍을 파고 나무를 끼워

그 위에 판자를 얹어 잔도라는 판잣길을 내지요.

사실 그런 길은 중국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할 정도로 깊습니다.

지금은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고 돈을 받고 지나가게 합니다.

지금 중국의 산은 죄다 저런 길에 잔도 공사를 하느라 난리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성모상에는 두 가지 전설이 깃들었는데 만든 연대를 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12세기에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합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제자가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과학적 분석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12세기면 그게 어딥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