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성모 마리아 상 (몬세라트)

2014. 12. 15.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몬세라트

몬세라트의 하이라이트는 검은 성모 마리아상을 보는 일이지 싶습니다.
평범한 성모상이었다면 크게 주목받지 못하겠지만, 검은색이기에

 특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에는 남과 다른 차별화가 가치를 높이나 봅니다.
이런 이야기 때문에 후에 발견된 몇 곳의 검은 성모상은 영험하다는 소문 때문에

 특별대우를 받지 않나 생각되네요.

 

우리는 성모상을 보려다 너무 줄이 길어 산 위와 아래로 푸니쿨라를 타고 다녀온 후

오후 늦게 성모상을 보았습니다.

오후 늦은 시각에도 줄은 서지만, 낮보다는 줄이 짧아 이 방법이 좋지 싶습니다.

그래도 30분 정도는 기다렸지만...

여러분도 만약 성모상을 보려는 사람이 많아 줄이 길다면 먼저 다른 곳에 다녀오신 후

오후 늦게 보는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이 성모상에 대한 두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합니다.

하나는 제법 오래된 888년 어느 토요일의 일이랍니다.

 몇몇 목동 아이들이 하늘에서 몬세라트 산으로 빛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네요.

위의 그림이 바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그림이지 싶습니다.

 

빛만 내려오면 덜 신비하니까 음향효과도 동원해야죠?

동시에 천사들이 노래하고 그 빛은 산의 중턱으로 난 길을 비추더랍니다.

음악까지 동원하면 신비한 일이 더 멋지게 포장되잖아요.

빛이 비치는 곳에는 틀림없이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겁니다.

기대하세요~ 개봉박두~~

 

부근에 있는 만레사 지방의 신부는 그 빛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을 모아

그 빛을 따라갔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빛은 어느 동굴로부터 나오더라네요.

이상한 생각이 들어 동굴 속으로 들어갔더니...

바로 검은 성모 마리아상이 있더랍니다.

 

그 동굴이 바로 산타 코바 동굴이지 싶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에 숨기고 잊어버리니 성모상이 자가 발광을 하며

자신의 위치를 알렸나 봅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자가 발광을 하지 않을 겁니다.

이런 일은 왜 옛날에만 생겼나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발광의 광은 光이지 狂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드립니다.

 

만레사의 신부는 그 성모상을 자기가 봉헌하는 만레사로 옮기려 했지만,

도저히 옮길 수 없었답니다.

그들은 신이 원하는 일은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고 성모상이 발견된 곳에서 가까운

이곳 몬세라트 산에 모셔달라는 의미를 그제야 깨닫게 되었겠지요.

신부는 얼마나 머쓱했겠어요?

 

이런 이유로 몬세라트를 찾는 사람은 언제나 검은 성모상을 보기 위해 늘 길게 줄을 서나 봅니다.

훗날 11세기에 올리바 수도원장이 이곳에 작은 수도원을 세웠고, 그 안에 성모상을 모시고

오늘날에도 80명의 베네딕토회 수사들이 이 신비한 몬세라트 산을 찾는

순례자들을 맞이하게 되었다네요.

 

성모상의 재질은 버드나무 종류이나 여러 겹으로 색을 칠해 검게 보인다네요.

그리고 그 위에 금으로 도금했나 봅니다.

만든 시기는 7세기경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좌에 앉아 아기 예수를 무릎에 앉히고 있는 모습입니다.

 

얼굴과 손이 까맣게 된 것은 오랜 세월 촛불에 그슬린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처음에는 검은색으로 대단히 희귀하기에 유명세를 탔고 더 큰 효험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엑스레이 검사 결과 속은 하얗다고 하네요.

 

중간에 한번 얼굴을 하얀색으로 칠한 적이 있으나 신기하게도 그 색이 점차 처음처럼

다시 흑갈색으로 변했다 합니다.

그래서 다시 검은색으로 칠해버렸다 합니다.

 

그러나 전해오는 이야기는 원래 과학적인 접근보다는 더 신비하지요.

1세기경 복음서를 지은 누가가 이 성모상을 만들었고 베드로가

이 성모상을 스페인으로 가져왔다는 겁니다.

그 후 무어족이 이 지역을 침범하자 기독교도들이 이 성모상을 이곳 몬세라트 산의

어느 동굴 속에 숨겨두었다네요.

 

그리고 수백 년 동안 오랜 세월 이슬람의 지배가 계속되자

그만 모두 이 성모상의 존재를 잊어버렸답니다.

성모상 스스로도 세상에 나오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슬람인 무어족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몰아내는 레콩키스타 운동 초기에 신비하게도

이 성모상이 발견되었다 합니다.

 

그러니 성모상이 이미 이슬람을 몰아내는 운동을 알고 있었고

성공한다는 사실까지 알았더란 말입니까?

오랜 세월 참고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요.

그래서 이 성모상을 여기 몬세라트에 수도원을 짓고 그 안에 모시게 되었다는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네요.

 

그 후 1811년 나폴레옹의 군대가 이곳으로 들어왔을 때 수도원이 파괴되고 많은 성직자가

희생될 때에도 신비하게도 이 성모상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 1881년 교회법에 따라 검은 성모상에 왕관이 올려졌다고 하네요.

 

몬세라트의 바르셀로나에서 만레사 가는 기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올라갑니다.

위치는 바르셀로나의 북서쪽에 있습니다.

산세가 아주 뛰어나기에 바르셀로나를 들를 기회가 있으시면 꼭 찾아가 보세요.

시간은 하루를 잡아야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교황 레오 13세는 이런 신비한 성모상을 카탈루냐 수호성인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답니다.

그런 이유로 이곳을 찾는 사람 모두는 공은 든 성모상의 손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누구나 공에 손을 얹고 소원을 빕니다.

그런데 신부님 한 분이 그 옆에 앉아계시고 사진 촬영을 금한다고 했지만,

누구나 그곳에 가면 사진을 찍습니다.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허용하는 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