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안의 작은 성모마리아 승천성당

2014. 3. 17. 08:00동유럽 여행기/슬로베니아

종탑을 올라가려면 60개의 나무로 만든 계단을 빙빙 돌며 올라야 하며 입장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고 합니다.

꼭대기에 올라 사방을 보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러나 문을 잠가놓았습니다.

 

시계추도 볼 수 있고 청동으로 만든 종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만약, 이곳에 올라가 있을 때

누가 소원의 종을 울리기라도 하면 놀라 기절할 겁니다.

그렇기에 문을 잠가놓았을까요?

 

위의 사진이 성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어때요?

아주 작고 아담한 성당이지요?

이제 우리 함께 하나씩 묻고 따지며 구경하렵니다.

함께 하시겠어요?

 

정면의 모습입니다.

성당 안에는 정면으로 화려한 금박으로 장식한 나무 조각이 보입니다.

가운데는 1747년에 제작한 아기 예수를 안은 고딕 양식의 성모 마리아상이 있습니다.

 

다른 성당처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도 없습니다.

내부 기둥을 조각으로 새기지도 않았습니다.

무척 소박한 모습이네요.

옆으로는 성인에게 봉헌한 제단이 보입니다.

 

들어가는 출입문 위에는 위의 사진처럼 파이프 오르간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오르간은 1639년에 만든 파이프 오르간이라 하네요.

400여 년이 다 되어가네요.

 

성당 내부 양쪽으로는 1690년 성 안나와 성 블라시우스에게 봉헌된 제단과 1687년 성 미카엘과

성 막달레나에게 봉헌한 제단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운에...

하늘에서 내려온 줄이 하나 보입니다.

저 줄이 바로 하늘과 인간을 연결하는 줄이 아니겠어요?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에서 슈퍼 갑은 누가 뭐래도 위의 사진에 보이는 줄입니다.

저 줄을 잡아당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습니다.

 

그 성당 한가운데 기다란 줄이 내려와 있고 그 줄을 세 번 잡아당기며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곳입니다.

이 모두를 50유로에 끝낼 수 있다니...

지금 50유로씩 내신 고객님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울 아드님이 소원의 종을 치는 인증사진입니다.

이번 여행에 이곳에서 빌었던 소원에 제대로 이루어져 아주 흡족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줄은 마치 하늘과 서로 닿아있는 그런 줄입니다.

그런데 그냥 당긴다고 잘 당겨지지 않습니다.

몇 번 천천히 잡아당겼다 놓기를 반복하다 보면 그 반동을 느끼게 되고 그때 세게 잡아당기면 종소리가 울립니다.

 

그 소리는 줄을 잡아당기는 사람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은 소리로 들립니다.

종소리는 밖의 종탑에 있는 종이 울리기에 아주 희미하게 종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하늘에서 화답하는 종소리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만약 다른 사람이 종을 칠 때 옆에서 먼저 더 간절하게 기원한다면?

종 치는데만 신경 쓰느라 소원을 잊어버린 사람 대신 옆에서 소원을 빈 다른 사람이 있다면?

하늘은 누구의 소원을 들어줄까요?

 

그런데 종을 치기 위해 줄을 당기는데 정신을 쏟다 보면 소원을 빌지 않았다고 다시 치는 일.

종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또다시 치는 일.

종을 칠 때 기념사진을 찍지 못했다고 다시 치는 일.

소원을 빌었는데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갑자기 까먹었다고 초기 치매 현상이 오신 분.

 

아 모두 용서받고 다시 칠 수 있습니다.

왜?

이미 50유로를 선불로 냈기 때문이지요.

실제 여러 사람이 그러셨거든요.

 

그런데 딱 세 번만 쳐야지 많이 친다고 더 큰 효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빌었던 소원마저 빠떼루가 되어 까먹는다는 것.

꼭 명심하고 종을 쳐야 합니다.

 

재미있는 일은 정말 이런 분이 꼭 있습니다.

단언컨대!!!

"나는 절대로 아니야!"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셔도 그곳에 서면 많은 분이 다시 종을 쳐야 한다고 하데요.

세상은 별의별 일이 다 있는 곳이니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사진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소원을 빌어보세요.

혹시 압니까?

블레드 호수 위의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에 가지 않더라도 소원이 하늘을 감동케 하여

이루어질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문을 열라고 만든 것이고 두드리면 문은 열린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