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트나를 타고 블레드 호수 안으로...

2014. 3. 12. 08:00동유럽 여행기/슬로베니아

정말 이런 곳에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는 일은 축복입니다.

슬로베니아는 국토면적이 작은 나라지만, 자연의 축복을 받은 나라인가 봅니다.

동굴도 수백 개나 있고 물가 또한 다른 유럽연합의 나라보다 저렴하기에 많은 유럽 사람이

이곳에 휴양을 온다는데 아직 경제적으로 유럽에 비교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 않을까요?

 

호수로 드나드는 보트는 환경보호를 위해 모터보트는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사람의 힘으로 노를 저어 드나듭니다.

그 보트 이름을 이곳에서는 플레트나(Pletna)라고 부릅니다.

이런 노력 때문에 호수가 청정호수로 관리되나 봅니다.

 

이 배는 모두 23척만 허가받고 운행 중이라 합니다.

그 이유는 오스트리아 여제였던 마리아 테레지아가 이곳을 지배할 때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가

시끄럽고 흥청거리는 관광지보다 조용한 순례지로만 남길 원해 플레트나를 딱 23척만

허가했다고 하는데 정말 멋진 생각이 아닌가요?

 

이런 전통이 지금까지 200여 년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네요.

그러기에 사공은 가업으로만 전해 내려온답니다.

가업으로 아무나 할 수 없기에 이곳의 사공은 긍지를 지니고 이 일에 종사한다고 합니다.

 

우리를 태운 사공은 오늘 모두 15번이나 왕복한다고 합니다.

우리를 섬에 내려주고 우리가 섬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니 그 사이에 한탕 더 뛰고 왔습니다.

수입이 제법 짭짤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 플래트나 사공의 수입을 조사해 볼까요?

 

뱃삯은 왕복에 1인당 15유로이고 섬 안의 성당 입장료가 3유로를 별도로 받는다고 합니다.

작은 배는 직접 노를 저어야 하니 조금 저렴한 12유로에 빌릴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배 한 척에 20명 정도를 태우니 그 수입이?

물론, 플래트나 조합이 있어 공동 관리하지 않겠어요?

 

일단 배에 오르면 가만히 얌전히 가야 합니다.

움직이다가는 야단맞습니다.

등을 딱 붙이고 숨만 쉬고 가야 합니다.

워낙 작은 배에다 우리처럼 단체 여행객은 한 번에 많은 사람이 타기 때문이죠.

 

배 안에서 움직이다 보면 배가 쉽게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앉는 것도 사람 숫자와는 상관없이 몸무게로 좌우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조금만 차이가 나도 배가 한쪽으로 기우뚱하며 나아갑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를 탈 때 구명조끼 정도는 관광객에게 입혀야 하지 않겠어요?

안전불감증인가요?

만약 배가 사고라도 난다면 그것도 팔자소관으로 돌리려나요?

이곳에 관광객을 송출하는 한국의 여행사들이 모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요?

 

공연히 사진 찍는다고 일어서기라도 하면 사공 아저씨가 기겁합니다.

힘 좋은 우리 아저씨는 먼저 출발한 우리 일행을 추월해 버립니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위의 사진을 보니 블레드 성과 오른쪽에는 성 마틴 교회가 보입니다.

호수에 비친 모습이 무척 평화롭습니다.

그 뒤로는 병풍처럼 줄리앙 알프스 산맥이 블레드를 감싸 안고 있습니다.

 

어때요?

주변 모습이 마치 사진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아닙니까?

아! 죄송합니다.

사진이군요.

 

멀리 보이는 블레드 고성의 지붕 색깔과 하늘과 우거진 숲과 그리고 호수의 색이 참 곱습니다.

참 잘 어울린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참 좋습니다.

아침 출발할 때는 짙은 안개 때문에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여기 도착할 즈음...

우리나라 가을 날씨처럼 이렇게 청명한 하늘입니다.

역시 여행도 이런 좋은 날씨에 한다면 복 받은 겁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바라볼 것입니다.

아마도 마음에 흡족한 기분이 들어서일 겁니다.

주변 어디를 보든지 모두 아름다우니까요.

 

세상에 많은 장소가 있지만, 어떤 곳은 얼굴 찌푸리게 하는 곳이 있고 여기처럼

저절로 미소 띠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사람도 어느 누구는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람이 있어

세상은 이런 모든 게 함께 어울려 살아가나 봅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일 아니겠어요?

세상 모두가 이런 곳이었으면 우리도 아름답게 살아가지 않겠어요?

아름다운 모습을 자주 보다 보면 佳人의 마음도 저절로 아름다워질까요?

 

플레트나를 타고 바라보아도 아름답습니다.

눈길 머무는 곳 어디 하나 지우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10월의 어느 날 플레트나를 타고 잠시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즐겁게 호수를 건너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눈길 머무는 곳 어디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네요.

눈도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이곳은 바로 그런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