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블레드 호수로...

2014. 3. 11. 08:00동유럽 여행기/슬로베니아

 

슬로베니아는 그 크기가 우리나라 전라도 크기의 아주 작은 나라라 합니다.

그러나 알프스의 서쪽 끝인 줄리안 알프스의 자락에 있기 때문에 자연 풍광은 무척 빼어난 곳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별히 아름다운 이곳 블레드를 '줄리안 알프스의 보석'이라고 부른다네요.

그러나 佳人이 아직 알프스에 가보지 않아 뭐라 하기 어렵습니다.

 

이 지역은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의 무대가 된 곳이라고도 하네요.

이 블레드 호수와 성은 줄리안 알프스가 포근하게 감싸 안은 모습입니다.

 

슬로베니아 지도를 보면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가 해변을 거의 잠식하고 한 뼘 크기의 땅이 해안가에 있습니다.

겨우 콧구멍만 내놓고 숨만 쉬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럽은 바다가 없는 나라가 많기에 이것만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시간이 나시면 한번 크로아티아 지도를 열어보세요.

더 재미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바로 아래 있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라는 나라입니다.

 

정말 지도를 펴놓고 한번 구경해보세요.

돈 드는 일도 아닌걸요.

지도만으로도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유고 연방으로 있다가 독립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라는 나라의 국경선을 보시면 무슨 장난 하듯

아드리아 해에 빨대 하나 꽂아둔 모습으로 해안을 접하고 있습니다.

가서 보시면 빨대보다야 크겠지요.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가 기형적으로 아드리아 해의 해변에 국경선을 그어 놓았기에 내륙국가가 될뻔하다가

간신히 빨대 구멍만 하게 아드리아 해에 구멍을 내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바람에 크로아티아는 국토가 두 동강이 난 모습으로 보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국토를 가진 나라들입니다.

세상은 넓지만 딱한 모습을 가진 것도 많습니다.

삼 면이 바다인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체코나 슬로바키아, 헝가리 그리고 세르비아 등 바다 구경도 하지 못하는 나라가 많은데

이것만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어요.

바다가 삼면인 우리나라는 그 바다의 소중함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제 블레드 고성을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떠나는 발걸음이 아쉽기만 합니다.

정말 이곳의 풍경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여행하며 자꾸 돌아보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그게 어디 풍경만 아름답다고 그러지는 않겠지요?

느낌이 있는 여행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자꾸 뒤돌아보게 됩니다.

 

성은 세월이 비껴지나간 곳으로 생각될 만큼 아주 평화롭고 조용합니다.

여기서 블레드 호수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답고 그 섬에 들어가 이곳 수직 절벽 위를

올려다보는 모습 또한 절경입니다.

이 지역이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에서 멀지 않기에 바로 알프스 산이 끝나는 지점일 듯합니다.

사진 만으로 여러분에게 그 느낌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성에서 호수 건너로 보이는 저 높은 산에는 흰 눈이 내렸습니다.

벌써 저곳은 겨울로 접어들었나 봅니다.

워낙 높은 산이라 만년설이 아닐까요?

 

이제 우리는 이곳을 떠나 호숫가로 내려가 배를 타고 섬 안으로 들어갑니다.

성을 떠나기 전 예쁜 유리창을 통해 밖을 한 번 더 보고 갑니다.

 

사실 위의 사진을 통해 성의 모형도를 보시면 블레드 성은 모두 본 것과 같습니다.

佳人이 본 모습과 여러분이 본 것은 같아집니다.

제일 아래 오른쪽으로 들어와 계단을 따라 오르내리면 됩니다.

 

블레드 성과 섬 안으로 들어가는 투어는 원래 일정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여행사에서 옵션으로 정했습니다.

가끔 여행사에서 이렇게 별도로 옵션을 두어 추가 비용을 받습니다.

그러나 일행 중 한 사람도 이 투어를 선택하지 않는 사람이 없이 100% 선택했네요.

이곳의 옵션은 50유로로 정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꼭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왜?

그 섬 안의 성당은 소원을 이루게 해주는 종이 있다는데 소원을 빌지 않고 가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인가요?

그 종은 아주 효험이 좋기로 유명하답니다.

 

호수는 가로 세로로 약 2km와 1km가 넘는 아담한 호수입니다.

둘레만 6km가 넘는다니 이런 곳은 여기에서 숙박하며 호수 주변을 걸어서 돌아봐야 할 텐데...

여행사 중에 이곳에 숙박하는 여행사도 있으니까요.

몇 년 후 우리는 배낭만 매고 이곳을 다시 찾아 3박이나 하며 머물다 갔습니다.

 

그러나 깊이는 무려 30m가 넘는다니 무척 깊은 호수네요.

혹시 네스같은 괴물은 살지 않겠지요?

 

둘레가 6km라면 그리 큰 호수는 아니지요.

이런 곳은 며칠 머무르며 걷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면서 쉬었다 가면 좋겠습니다.

 

옛날 빙하시대에 만든 자연적인 호수라 합니다.

지금도 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들기에 물이 무척 맑다고 합니다.

 

이 호수에서는 조정경기가 수차례 열린 아주 유명한 곳이라 합니다.

조정 경기를 한 유명한 곳을 왜 난 몰랐지?

 

여행하다 보니 말입니다.

이렇게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곳이 있습니다.

성 내부에는 작은 성당도 있고...

박물관에 카페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호수 그 안에 또 작은 성당이 있고...

 

오늘의 佳人 생각

 

글쓴이 : 佳人

성 안을 두리번거리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이가 아주 많은 노인이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다니며

여기저기 작품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佳人 또한 심각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어디서 왔느냐고 묻네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신은 슬로베니아 사람이라고 자기 나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담아서

한국에 널리 알려달라고 합니다.

이제 여기에 그때 찍었던 사진을 올리니 그 노인과의 약속은 지켰습니다.

비록 작품사진은 아니지만...

막사진도 괜찮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