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 09:51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佳人의 이런 저런 그런 이야기
이틀 전... 낮에 집으로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남자의 차분한 목소리로 큰아들 이름을 들먹이며 큰 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쳤다고 합니다.
전화를 받는 순간 놀란 가슴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그러며 아들과 전화를 연결해주겠다며 통화하게 하더군요.
순간 다쳣다는 아들을 연결해 준다는 말은 심하지 않다는 말이 아닌가요?
순간 크게 다친 아들이 전화통화까지 할 정도인가 의심이 들더군요.
그런데 전화 속에서 아들이라고 바꾼 남자가 울부짓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지금 납치되어 지하실에 감금되어 있어요. 이 사람들이 돈만 주면 풀어주겠다고 하니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라고 하며 울면서 말을 하더군요.
사람이 당황하면 울면서 하는 말은 그게 아들 목소리인지 아닌지 전화상으로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게 우리 아들의 목소리가 아닌 듯하고 우리 아들은 지금까지 아빠라고 불렀지 아버지라고 부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많이 보았던 사기 전화라는 것을 직감하고 옆에 있던 마눌님에게 메모지에
아들에게 당장 전화를 넣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옆에 있던 마눌님이 당황해 하필이면 작은아들에 전화를 했고 마침 작은아들은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더랍니다.
놀란 김에 마눌님은 112에 전화를 넣어 지금 상황을 간략히 이야기하고 아들과 통화가 되지 않으니
아들 회사 근처의 지구대에 확인부탁까지 했다네요.
물론, 경찰은 마눌님을 안심시키며 이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말해주며 우는 사람을 아들이라 하며
전화로 연결해준다는 말까지 하더랍니다.
몇 분 후 아들과 통화가 이루어졌고 그게 사기전화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계속 그 사람과 전화로 통화하며 이야기를 하게 했습니다.
왜 납치했느냐고 물어보니 아들을 납치한 이유는 간단하답니다.
돈이 필요해 길거리에서 무작정 우리 아들을 납치했다고 합니다.
얼마의 돈을 부쳐주어야 풀어주느냐고 하니 2천만 원을 당장 요구하더군요.
지금 2천만 원이란 돈이 당장 어디 있느냐고 하니까
통장에 돈이 얼마나 있느냐고 해 백만 원도 없다고 했지요.
그럼 집은 있느냐고 묻더군요.
그게 돈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하며 집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 당장 돈을 융통할 곳이 없느냐고 물어 백수가 무슨 능력이 있어 당장 돈을 융통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지요.
그럼 아들을 포기하겠느냐고 하길래 돈이 당장 없지 아들을 왜 포기하느냐고 했지요.
얼마나 기다려주면 돈이 되겠느냐고 물어보길래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오히려 따졌지요.
돈이 준비되는 시간과 금액이 얼마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어요.
자꾸 아들을 포기하겠느냐고 묻고 돈이 당장 없지 왜 아들을 포기하느냐고 대답하니 그쪽도 지쳐가나 봅니다.
결국, 그쪽에서 먼저 지쳐 전화를 끊어버리더군요.
한편으로는 그런 나쁜 사람이 사기전화를 했다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순간적으로 부모는 당황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더군요.
그 사람의 수법은 먼저 사람을 납치했다고 하지 않고 다쳤다고 하여 잠시 부모를 당황하게 하여 정신을 빼놓더군요.
그다음 아들과 통화시켜준다고 해 사내가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하는데
당황하면 그게 자기 자식의 목소리인지 아닌지 구분할 경황이 없잖아요.
말투는 약간은 이상하지만, 거의 표준어를 사용하는 젊은 사내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사기전화입니다.
지금도 그 나쁜 사람은 우리나라의 어딘가에 같은 전화를 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 집 전화번호와 이름을 어찌 알고 전화했을까요?
여러분도 혹시 이런 전화 받으시면 너무 긴장하여 당황하지 마시고 차분히 대응하세요.
그래도 그날은 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복권이나 당첨되지 이런 사기전화에 당첨되다니...
걸려온 전화번호는 009-00-1284-0769로 찍혀있었습니다.
009가 바로 국제전화 식별번호지만, 순간 당황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번호만 확인해도 그게 국제사기 전화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짜식...
며칠 후 장가 갈 우리 큰아들이 겨우 2천만 원의 가치밖에 없단 말인가?
너무 싸게 부른 것 아닌가요?
가만히 생각하니 또 기분이 나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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