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옥산서원(玉山書院)

2023. 5. 17. 04:00한국의 서원과 향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선정된 경주 안강에 있는 옥산서원(玉山書院)을 돌아봅니다.

경주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세계 유산을 보유한 도시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 대강 훑어볼까요?

 

경주지역은 1995년 석굴암과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불국사를 시작으로 2000년 대릉원, 첨성대, 월성, 남산

등을 포함한 경주 역사유적지구가 있고 2010년 한국의 역사마을(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이 있으며

오늘 돌아볼 2018년 한국의 서원까지 삼국시대 신라 때부터 조선시대 역사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라고 합니다.

 

특히 옥산서원은 2010년에 양동마을과 함께 먼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가 2019년 7월 6일에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 다시 선정되었으니 세계유산 2관왕이 된 셈이네요.

그러나 다른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서원을 돌아본 결과 규모는 가장 작았던 곳이었습니다.

 

옥산서원은 대원군의 사원 철폐령 때 훼철되지 않은 47개 서원 중 한 곳입니다.

16세기 영남학파의 정신적 지주로 추대된 유학자 회재 이언적을 기리기 위해 1572년

창건되었고 도산서원과 더불어 영남 남인의 정신적 본산이라고도 보입니다.

 

옥산서원 안으로 들어서기 위해 두 개의 돌계단이 인상적인 역락문(亦樂門)입니다.

논어의 첫 부분 구절인 '벗이 먼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有朋而自遠方來 不亦樂乎)'에서 따온 말로 도산서원의 역락서재도 같은 의미겠지요.

 

역락문을 들어서면 이곳이 유생이 공부했던 강학공간으로 앞에는 무변루라는 누각이 보입니다.

입구에서는 뒤로 돌아앉은 모습으로 아래 열린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야 하네요.

 

이곳은 공부하던 유생들의 휴식 공간으로 들어서면 무변루(無邊樓)라는 누각이 나타나고

계단에 오르면 작은 안마당이 펼쳐집니다.

무변루로 올라가는 계단이 사진에서 보듯이 통나무를 깎아 만든 특이한 형태네요.

 

무변루(無邊樓)라는 말은 끝이 없는 누각이라는 의미인데 본래 이름은 납청루였으나 노수신

'스승이 남긴 뜻에 맞지 않다'라고 하여 주돈이의 '풍월무변(風月無邊)'을 따서 무변루로 고쳤다네요.

현판의 글씨는 한석봉의 글씨라고 합니다.

 

무변루를 등지고 돌아서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보이는데

옥산서원(玉山書院)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그 안으로는 구인당(求仁堂)이 보입니다.

이 건물은 옥산서원에서 강의와 토론이 열렸던 강당으로

서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이라고 보이네요.

 

대청마루 양쪽의 양진재와 해립재는 교사들이 지내는 곳으로 현대 학교에서는 교무실이 되겠네요.

 

강당 앞마당 좌우에는 두 개의 건물이 있는데 이곳은 공부하는 유생들이 기거하는

민구재(敏求齋)와 암수재(闇修齋)로 서로가 마주 보고 있습니다.

보통 동재와 서재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동재 쪽에 더 나이가 많은 상급생 유생들이 지냈다고 하네요.

 

옥산서원(玉山書院)이라는 사액현판은 추사 김정희가, 구인당(求仁堂)은 한호 한석봉이 썼다고 허니

당대 명필들이 쓴 편액을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곳입니다. 

 

누마루를 서원 건축에 도입한 최초의 사례가 옥산서원이라고 하네요. 
옥산서원의 업적은 지역 출판문화를 주도하는 등 서원의 출판과 장서의 기능을 탁월하게

보여주었다고 하며 현존하는 서원 문고 가운데 많은 책을 보관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구인당 뒤로 체인묘(體仁廟)가 있는데 이곳은 이언적의 사당입니다.

사당은 신성한 공간이므로 추가로 담장을 둘렀고 문이 잠겼기에 들어갈 수 없네요.

보통 서원에서 제향을 하는 사당에는 사(祀) 자를 쓰는데 여기는 이언적을 공경하는 의미로

왕이나 왕에 버금가는 정도로 좀 더 격이 높은 경우에 사용하는 글자인 묘(廟)를 쓰고 있네요.

 

오른쪽에는 경각(經閣)이라는 장서각이 있습니다.

이곳에 보관된 책으로 대표적인 것이 국보 322-1호인 삼국사기가 있고

보물 524호인 정덕계유사마방목 등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유물전시관에 보관하고 있지 싶습니다.

 

이언적의 사당인 체인묘 왼쪽으로는 비각이 있습니다.

이언적의 신도비 비석이 비각 안에 모셔져 있습니다.

 

신도비(神道碑)는 원래 서원 앞 계곡에 세웠는데 물이 불어나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로

서원 안 제일 높은 곳으로 옮겼다고 하네요.

 

옥산서원도 다른 서원과 같이 전면에 공부하는 곳인 강학처, 후면에 사당을 배치한

전형적인 서원 건축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중심축을 따라 문루, 강당, 사당이 질서 있게 배치되어 있고요.

 

옥산서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계곡에 걸쳐진 넓은 너럭바위가 보이는데 이곳이 세심대(洗心臺)라고 하며

가을이면 단풍 명소로, 또 여름이면 피서지도 이름이 높다고 알려진 곳이라 합니다.

 

이언적이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구하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아마도 세심대(洗心臺)라는 말은 옛 어른의 말씀인 觀花美心, 觀水洗心에서 따온 말이지 싶습니다.

 

옥산서원 찾아가는 길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길 2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