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는 분노라는 무기를...

2014. 6. 27.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때는 여름으로 한창 치닫고 있을 때라 공격하는 유비는 적과의 싸움보다

더위와의 싸움이 더 힘들지 모릅니다.

드디어 더위로 군사 중에 환자가 속출하고 식수난까지 겹치게 되었습니다.

장강의 물을 먹고 조조가 적벽대전에 100만 대군이 오히려 짐이 되어

황급히 철수했던 일을 우리는 알고 있잖아요.

소설에서는 불 쇼라고 아름답게 그렸지만...

 

이렇게 되자 유비는 일단 서늘한 그늘로 옮기는 것을 생각하고 명령하지만,

장수는 이런 일은 공명과 상의하고 결정하는 게 어떠냐고 상주하나

유비의 고집은 이때 빛을 발하지요.

"해 보기나 했어? 하라면 해!"

 

그러니 여기까지 나와 일일이 군사인 공명과 상의하며 어떻게 전쟁을 치를 수 있겠느냐고 하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연전연승했기에 이제 홀로서기가 충분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지금까지 공명의 계책없이도 혼자의 힘으로 연전연승하며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지금껏 유비의 전략이라고는 모두 공명을 말대로 했고 전투는 관우나 장비가

주로 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혼자 생각에 백전노장이라는 생각을 한 게 문제라는 거지요.

이제 전투도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양쪽의 대군이 서로 노려만 보는 곳...

바로 오늘 우리가 돌아보는 이곳 효정전투장입니다.

 

유비는 이렇게 결정하고 군사의 진을 숲 속 서늘한 곳으로 옮기도록 명령하고

그 사실을 한중에 있는 공명에 군사 배치도를 그림으로 그려 알립니다.

그때의 상황은 800여 리에 걸쳐 진채를 40곳에 설치해 촉한의 군진사이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을 정도로 산만했다 합니다.

 

이게 유비의 한계였습니다.

군사가 많다고... 엄청나게 많은 군진을 설치하고...

덥다고 숲숙에 진을 치는 유비의 전술은 어린아이나 생각해낼 그런 우스운 일입니다.

 

공명은 한중에서 흰 눈썹 휘날리며 달려온 백미라는 마량이 들고온 유비의 전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고 하늘만 바라보며 이제 촉한의 운명도 시들어가는 것을 몸으로 느낍니다.

그리고 한마디 합니다.

"어느 미친놈이 이런 전술을 폐하에게 아뢰었단..."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미 마량이 "황제 폐하께서 직접 결정하신 일입니다."

폐하라는 답이 나옵니다.

그럼 유비가 미친놈이란 말입니까?

 

"숲 속에 산을 등지고 진을 치는 일은 배수진처럼 바보 같은 진법으로

병가에서는 금하는 일이고 800여 리의 긴 진은 우리 편끼리 의사소통도 할 수 없고

숲 속에 진을 치면 화공 한방에 전멸하는 바보 같은 작전이란 말이로다!!!"

공명은 황제를 팰 수는 없고 그 옆에 있는 참모의 주리를 틀고 싶었을 겁니다.

 

"빨리 돌아가 폐하께 아뢰시오. 그러나 만약, 도착하기 전에 화공으로

불고기가 될 지경이면 빨리 백제성으로 피하시게 하시오. 이미 10만의 병사를 어복포에 매복시켰으니

육손이 퇴각하는 황제를 뒤쫓는다 하더라고 어복포부터는 괜찮을 거요."

그럼 공명은 진작 진법에 대해 수시로 알려줄 것이지 왜 이렇게 되어서야 난리 친단 말입니까?

 

그해 여름 더위는 유난히도 더웠습니다.

해가 서산을 넘어가도 열대야로 온몸은 땀으로 범벅입니다.

7월의 어는 여름밤...

 

지금까지 조용히 숨소리도 죽이며 지내던 동오의 병영...

그러나 이미 육손의 장막에는 분주하게 작전명령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내일 정오부터 동남풍이 불어올 거요.

그때를 기해 배에 땔감을 실어두었다가 지체없이 강북에 불을 붙이시오,

그리고 나머지 장수는 불을 신호로 일시에 적을 치고 들어가면

이 전쟁은 쉽게 우리가 승리할 것이요."

 

아~ 공포의 동남풍...

또 불어온답니다.

조조를 식겁하게 만들었고 이번에는 유비랍니까?

 

젠장, 그놈의 동남풍이 또 여러 사람 잡게 생겼습니다.

새파란 젊은 서생인 육손도 공명의 동남풍을 읽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애들 앞에서는 물도 쉽게 마시지 못할 정도로 이제 누구나 동남풍 정도는 쉽게 불러오게 되었나 봅니다.

佳人도 이제 장강을 다녀왔으니 동남풍 정도는 쉽게 부를 것 같습니다.

 

동오의 병사들은 촉군 진영으로 몰래 접근해 허리춤에 지니고 온 한 묶음씩의 마른 풀로

촉군의 영채에 불을 놓기 시작합니다.

촉군은 전날 밤의 소규모 전투에서 승리해 방심하고 있었고 동오군의 갑작스러운

대공세에 촉군은 크게 놀라 혼란에 빠집니다.

강변을 따라 800리나 길게 늘어선 유비의 영채는 서로 연락이 끊기고,

주변의 숲과 함께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한 달이나 비가오지 않아 대지는 목말랐고 숲마저도 작은 반딧불이의 불만 보아도

활활 타오르려는 기세였습니다.

어디 그뿐이겠어요?

장강에 빨래하는 샤오지에만 바라보아도 병사들의 가슴에 타오르는 불로도

천하가 불이 붙을 지경이지요.

게다가 동남풍마저 불어오니 작은 불씨는 금세 큰불로 커지고 온산이 불로

아름답게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제 하늘은 결정할 때가 되었다 합니다.

 

이렇게 화공이 시작되자 적벽대전에 비유될 정도의 불길이 800리에 걸쳐 동시에 번지니

유비는 목숨만이라도 건지고 싶습니다.

원래 유비가 가장 잘하는 게 일만 터지면 식솔마저 버리고 도망하는 일이지요.

이미 도망에는 일가견이 있는 유비였잖아요.

 

바로 여기 호아산에도 온통 시뻘건 불이 호랑이 이빨처럼 촉군 진영을 삼켜버립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장룡(藏龍)이라는 글자가 보이실 겁니다.

왼쪽에 서 있는 사람 머리 위로 말입니다.

 

장룡이라는 말은 용이 숨어있던 곳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동굴 안을 들여다봅니다.

용이 아니라 사람 조상이 서 있습니다.

"넌 누구냐!!! 귀신이면 사라지고 사람이면 신분을 밝혀라!"

 

가까이 불러 볼까요?

여기서 용이란 바로 유비를 일컫는 말이지요.

불이 호아산을 삼키려 하자 유비는 얼른 이곳 동굴 속에 몸을 숨겼다 하여 장룡이라고 한다는군요.

당시 오나라 군사의 추격을 피해 유비가 이곳에서 얼마간 몸을 피해있던 은신처라고 합니다.

 

창피하게 여태 이 작은 동굴 안에 숨어지냈나 봅니다.

장룡(藏龍)은 무슨 쥐뿔의 장룡입니까?

이런 작은 동굴 속에 숨어 짱밖혀 있으니 장룡이 아니라 짱룡이지요.

이런 산에 불을 피해 몸을 순길 수 있는 작은 대피소가 있었습니다.

아직 하늘은 유비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佳人이 들여다보니 유비가 멋쩍어 하는군요?

왜 아니겠어요?

전쟁이 끝난지 언젠데 아직 저렇게 숨어지낸답니까?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어요?

 

기극비란 봉소서(枳棘非鸞鳳所捿)라는 말이 있지요?

탱자나무와 가시덤불 속에서는 봉황이 살 곳이 아니라는 말일 겁니다.

여기가 어찌 영웅이라는 유비가 숨어있을 곳입니까?

봉황이나 용은 이런 곳에 숨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육손은 이미 유비의 퇴로까지 생각하고 매복군을 숨겨놓았습니다.

도망하는 곳마다 오군이 기다렸고 사투를 벌이며 간신히 탈출하면

또 오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육손도 공명의 전법을 그대로 답습해 도망가는 조조의 퇴로마다 군사를 매복시켜

마지막 화용도에 관우까지 했던 것처럼...

 

이러기를 수차례 유비는 더는 싸울 기력조차 없거니와 그를 따르던 군사도

이제 겨우 수백 기만 남았습니다.

나중에는 쫓아오는 오군을 방어하기 위해 촉군은 깃발이나 갑옷에 팬티까지 벗어 태움으로

역으로 불을 질러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기도 합니다.

 

옷을 모두 벗고 도망가는 유비를 상상하면 웃음조차 나지 않습니다.

"폐하! 여기는 우리가 막을 테니 제발 빨리 팬티 하나만이라도 걸치고 튀십시오~"

그래도 황제이기에 유비의 팬티는 태우지 않고 남겨두었나 봅니다.

 

관우의 아들 관흥과 장비의 아들 장포는 동오의 배신으로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선봉장으로 참전했지만, 도주하는 유비를 호위하다 중상을 입었다 합니다.

일부 장수들은 군사를 이끌고 오나라나 위나라로 투항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되면 촉군은 막가자는 거지요?

 

이렇게 죽은 군사가 장강을 매웠고 떠내려가는 시신으로 장강이 산이 되었답니다.

병선이며 수레며 이번 전투를 위해 싣고 온 전쟁물자를 모두 버리고

맨몸으로 도망하기 시작합니다.

평생을 울며 도망 다녔던 유비이기에 이번에도 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질긴 목숨 유지하며 살아왔기에 이번에도 도망하는 일에는 슈퍼 갑입니다.

이게 인생의 마지막 도망 길일 될 줄은 유비 자신도 그때까지는 알지 못했지요.

더는 도망다니지 않고 편히 쉬고 싶었을 겁니다.

 

거의 1년여를 작은 전투의 승리에 빠져 혼자서도 잘한다는 도취감이

유비를 이리 바보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동오의 젊은 서생 욱손이 감행한 단 하룻밤의 습격으로 천하의 바보가 되고 말았습니다.

혼자서도 잘하긴 쥐뿔을 잘합니까?

실력이 그대로 들어난 게지요.

 

유비 옆에 늘 관우와 장비가 있었기에 어느 누구도 유비를 무력으로 대하지 않았고...

장막 뒤에 공명이 늘 작전지시한 대로 행동했기에 어는 누구도

유비의 전략 전술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용맹함과 신출귀몰한 전술을 지닌 대단한 재능의 소유자가 유비 자신으로 착각했나 봅니다.

 

천하가 모두 유비 자신을 우러러 보는지 알았습니다.

이 얼마나 바보같은 사람입니까?

그러나 이번에 홀로서기를 해보니 본실력이 그대로 들어났을 뿐입니다.

유비는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혼자 생각에 비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나 봅니다.

 

이때 또다시 나타난 적에게 쫓기려는 찰라 반대쪽에 또 한 무리의 군사가 밀고 들어옵니다.

진퇴양난...

이제 유비는 삶도 체념하고 그 자리에 멈추고 눈을 감습니다.

더는 도망갈 힘도 없습니다.

 

의욕조차 이미 사라져버린 후였습니다.

차라리 이 자리에서 조용히 죽어가고 싶습니다.

아!!!

이게 하늘의 뜻이라면 그대로 따르고 싶습니다.

 

이때...

"폐하! 아직 무사하셨군요?" 하는 소리에 눈을 뜨니 강주에 있어야 할 조자룡이

군사를 이끌고 나타난 겁니다.

이렇게 조자룡의 도움으로 목숨을 간신히 건진 유비는 조자룡의 호위 아래 간신히 몸을 피해

백제성으로 가는데 뒤에 육손이 이끄는 동오군이 유비를 잡겠다고 쫓아옵니다.

정말 폐하는 요 며칠 사이 너무 피곤했습니다.

팬티 하나만 걸치고 밤낮으로 도망다니느라 말입니다.

 

마지막 남은 오호상장인 상산 조자룡...

그는 이렇게 유비와 그 식솔만 구하는 일에 평생을 바친 사람입니다.

오호상장 중 가장 멋진 장수가 조자룡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반듯하고 용맹하고 사려가 깊고...

그랬기에 언제나 공명이 가장 신임했던 장수가 바로 조운이지요.

 

이제 육손이 어복포라는 곳에 당도하니 이상한 찬 기운이 돕니다.

겨우 돌무더기 열 개 정도뿐인데요.

육손은 수하 장수를 거느리고 그 돌무더기 안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며

앞을 분간할 수 없고 이상한 소리에 혼비백산해 출구를 찾아 헤매나

점점 더 출구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제 삼국지연의는 또다시 신비 마케팅에 들어갑니다.

나관중도 침 싱거운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팽팽했던 긴장감이 이 대목에서 피식하고 웃게 만드니 말입니다.

 

출구를 찾아 돌아 나오면 다시 그 자리고 헛 것이 보이더니만,

이번에는 이상한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공명의 장인인 황승언이라는 노인이 나타나 노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출구를 찾아 나옵니다.

바로 여기가 석병팔진(石兵八陣)이라는 곳으로 1년 전에 공명이 만든 팔괘도라는 곳으로

지난번 한번 이야기 한 곳입니다.

 

환장할 일이지요.

이게 일 년 전에 만든 곳이랍니다.

그래서 더 환장합니다.

佳人은 왜 사나 모르겠어요.

한 치 앞도 모르고 살아가니...

 

제갈량을 존경했던 두보는 이 구절에서 시 한 수를 지었다고 합니다.

한번 들어보고 갈까요?


공은 삼분한 나라를 뒤덮고
이름은 팔진도를 이루었네.
강은 흐르고 돌은 날지 않으니
오를 무찌르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네.

 

이런 신비한 일을 겪고나니 육손은 더는 유비를 쫓을 마음이 없습니다.

군사를 돌려 오나라로 돌아갑니다.

왜?

육손은 유비가 무서운게 아니라 공명이 무서운 겁니다.

그러나 유비는 자기가 무서워 더는 쫒아오지 않는다 생각했을까요?

머리 나쁜 사람은 그리 생각할 겁니다.

 

게다가 병사 대부분이 이곳에 있기에 오나라는 텅 비어 있는 것이고 위나라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오나라로 밀고 내려올 수 있기 때문에 군사를 돌려 돌아가기로 합니다.

이렇게 식겁한 유비가 더는 오나라를 넘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지요.

육손은 앞장 서 전투를 하면서도 이렇게 후방까지 생각하는 속깊은 사내였습니다.

 

사실 이미 위나라는 군사를 셋으로 편성하여 오나라로 밀고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유비가 진을 칠 때 화공으로 패주할 것이고 패주하는 유비군을 쫓아

육손이 추격하여 오나라는 빌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천하가 유비가 진을 친 곳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데 유비는 왜?

 

그러니 유비가 이곳 숲 속에 진을 친 것은 세상이 모두 알고 조롱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모두가 아는 것을 혼자만 모르는 유비가 아니겠어요?

유비는 이렇게 천하의 쪼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천하가 모두 알고 유비만 모르는 것..

물론, 결과론입니다.

관우의 복수만 생각한 나머지 너무 감정에 치우쳐 이성이 마비되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지나 않았을까...

 

백제성으로 간신히 몸을 피한 유비는 얼굴 팔려 부끄러워서 익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백제성에서

10개월쯤 머물다가 홧병과 실의의 고통 속에서 세상을 버립니다.

아니... 유비는 끝까지 하늘이 자기를 버렸다고 우길 겁니다.

아들 유선을 공명에 부탁하며 말입니다.

이를 백제고탁이라 했나요?

 

이로써 한(漢)나라를 다시 살리겠다는 촉재(蜀帝) 유비는 그의 꿈을 이곳 효정산에다

화려하게 불살라 버리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서기 222년. 유비는 관우의 원수를 갚고 형주를 탈환하기 위해 혼자의 똥고집으로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나라를 공격했습니다.

한실부흥이라는 대명제를 뒤로 미룬 체 아우 관우의 복수를 하겠다는 작은 분노 때문에...

 

이로써 이른바 삼국지의 3대 대전인 이릉전투가 여기에서 벌어진 곳입니다.

이 와중에 장비가 부하들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유비의 이성적 판단은 더욱 흐려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유비의 꿈은 바로 여기 이릉의 효정산까지였습니다.

 

손권은 대군을 이끌고 내려오는 유비에게 형주도 돌려주고 여동생도 돌려주고

서로 손을 잡고 위나라를 공격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이미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운 유비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이성이 감정을 앞서야 합니다.

누구는 성질이 없이 이렇게 백수로 사는지 아세요?

 

이릉 고전장에는 이렇게 용 세 마리를 만들어 장강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용 세 마리 한 집에 있어~~

아빠 용, 엄마 용, 애기 용?

아빠 용은 뚱뚱해~ 엄마 용은 날씬해~ 애기 용은 귀여워????

세 마리의 의미는 삼국을 말하기도 하고 도원결의를 한 유관장을 의미하기도 할 겁니다.

그러면 공명은?

 

오랜 세월 장강이 휘몰아치며 흘러나가며 만든 절벽에 만든 잔도를 따라 걸어가며

당시의 유비 행동을 생각해 봅니다.

그 옛날 1800여 년 전 관우와 장비의 복수를 다짐하며 이곳을 걷던 유비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아슬아슬한 절벽 길..

폭이 1m도 되지 않는 잔도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호랑이 이빨 속을 걷고 있는 겁니다.

 이 절벽산은 호아산(虎牙山)이라 부른다는 데 절벽 중턱에 바로 호랑이 이빨같이 생긴

기다란 틈이 자연적으로 형성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산새 지저귀고 장강의 물소리가 귀에 들립니다.

산새와 장강에 묻습니다.

유비가 왜 그리 어리석었습니까?

이때 들리는 소리...

"너나 잘하세요~"

 

세상의 모든 무기는 인간이 사용한다 했습니다.

그러나 분노라는 무기는 반대로 분노가 우리 인간을 사용합니다.

유비가 분노를 제어할 수 없다면 분노가 유비를 사용해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초심인 한실부흥보다 아우의 죽음에 분노함으로 유비는 소탐대실하고 말았나 봅니다.

유비는 천하를 원했지만, 천하가 유비를 원하지 않았을까요?

요즈음 유행하는 으으리 때문이었을까요?

 

이제 우리는 여기를 떠나 한 많고 말 많은 곳 징저우(荊州 : 형주)로 갑니다.

관우도 만나고 유비도 만나고...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능력이 되지 못하면 남의 말이나 잘 듣던지...

지금까지 혼자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던 유비가 황제가 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 봐요.

유비가 변했어요.

공명도 말렸고 조자룡도 말렸지요.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장비와 깊게 상의하고 전쟁을 결심합니다.

그래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용감하게 관우 아우의 원한을 갚겠다고 길을 나섭니다.

이런 결정에 또 한 사람의 동생을 보내고 맙니다.

바로 장비 말입니다.

어디 장비 뿐입니까?

촉한의 수십 만의 젊은이와 그의 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을 한 겁니다.

 

서두르면 더 빨리 되는지 알지만, 세상에 늦어 놓치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의욕만 앞세워 일 처리를 해 모두 성공할 수 있다면, 세상에 실패란 없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이 삼 형제 모두를 굴비 엮듯 엮어

저 세상으로 세트로 데려갔습니다.

한날한시에 죽기로 맹세했다고요?

비록 한날한시는 아니지만, 이렇게 모두 안타깝게 가버렸습니다.

 

약자는 절대로 남을 용서하지 못한다 했습니다.

용서란 강한 자만의 특권이라고 했지요.

유비가 용서할 수 없었다는 말은 유비는 정말 강한 자가 아니었나 봅니다.

유비는 분노라는 무기를 사용했지만, 오히려 분노가 유비라는 무기를 사용하다가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