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 그곳은 육손에게는 약속의 땅.

2014. 6. 16.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위의 사진은 이창 시내에서 가까운 효정 고전장에 만든 용의 조형물입니다.

세 마리의 용은 삼국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유비, 관우와 장비를 의미하기도 할 겁니다.

이렇게 세 마리의 용은 오늘도 하염없이 흐르는 장강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효정 고전장은 삼국지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유비가 관우의 원수를 갚겠다고 동오를 향해 무모하게 일으킨 전투 격전지였던

효정산에 만든 조형물입니다.

 

유비는 이렇게 장강을 타고 흘러내려 와 징저우를 코앞에 두고

여기서 동오의 저항을 받으며 대치하게 되었답니다.

이곳이 바로 이릉전투의 대미를 장식한 곳이죠.

이곳까지 밀고 내려왔던 유비는 동오의 젊은 서생이라고 얕보았던

육손의 화공을 당해 대패한 곳입니다.

 

지금까지 유비는 수많은 전투를 겪으며 천하의 영웅과 대적하며 살아왔기에 이름조차 생소한

젊은 서생 육손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나 봅니다.

뭐 천하의 사마의 중달조차 유비의 출전을 보고 이번 전투는 유비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기에

그 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지요.

그러나 육손은 유비가 상상했던 이상이었습니다.

모두 틀렸습니다.

유비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인생 최대의 쓴맛을 본 곳이지만, 육손에게는 약속의 땅이었습니다.

사실은 자신이 그런 영웅과 대적한 것이 아니라 공명의 학우선 뒤에서

조정당했으면서 그것을 몰랐던 겁니다.

 

사실은 육손의 능력이 상상 이상이었다기보다 유비의 능력이 바로 들통 났던 전투였지요.

조조가 천하의 영웅은 유비와 자기뿐이라고 했지만, 사실 유비는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조조가 사람 잘못 본 것입니다.

그러니...

유비의 삶은 자기가 일군 게 아니라 주변 사람에 의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그야말로 협찬인생 말입니다.

 

병법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일조차 그르치고 진을 친 쪼다 유비가

너무 과대포장 됐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 포진을 그림으로 그려 마량이 공명에 전달하자 공명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

"어떤 쪼다 병신같은 놈이 이렇게 진을 치라 했쪄!!!" 라고 했잖아요.

욕 먹어도 쌉니다.

 

사실 지금까지 유비의 삶은 공명의 머리와 관우와 장비 등 장수의 힘으로

살아온 것이라 봐야 할 겁니다.

오직 눈물과 비굴함으로만 살아온 사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얼굴마담 같은 존재로...

그리고 늘 두 얼굴의 사나이로...

 

병법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유비는 저지른 것입니다.

바로 숲에다 진을 치는 우매함은 기본도 모르는 바보 같은 배치입니다.

원래 병법에서 진을 칠 때 기본적으로 피해야 하는 곳이 있답니다.

 

물가에 친다든가 습지에... 그리고 숲 속에 말입니다.

그런데 기본도 모르는 유비는 날이 더워지자 시원한 숲 속으로 옮겨 진을 쳤고

육손은 이를 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동오의 군사는 이미 더운 곳에 살던 사람이라 더위에 익숙한 사람들이죠.

 

공명이 유비가 진을 쳤다는 배치도와 편지를 보고 이제 천하는 우리 촉한을 외면했다고

탄식하며 조자룡에게 빨리 유비의 목숨만이라도 건질 수 있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잖아요.

바로 오늘 도착한 이곳이 유비의 아픈 과거를 확인하는 곳입니다.

 

여기 오기까지는 유비도 잘 나갔죠.

연전연승하며 말입니다.

그게 미끼인지 모르고 덥석 물고 좋아 낄낄거리던 유비가 사색이 되어

자기 목숨만 건지겠다고 백제성으로 줄행랑치던 곳.

이번에도 주변을 모두 버리고 혼자만 살겠다고 열심히 달아났습니다.

바로 이릉전투가 벌어졌던 효정산 전투장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죽어갈 때의 삼 형제는 모두 바보 같은 짓을 했습니다.

생각도 없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스스로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보입니다.

세 사람의 죽음은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일입니다.

오만과 사리분별도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무지가 그대로 죽음으로 연결되었다 보여집니다.

어찌 이런 모습을 영웅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어요. 그쵸?

 

오후 1시가 넘자 장강을 타고 내려오던 승객이 부산히 움직입니다.

이제 이창에 거의 도착했다는 말이겠네요.

10시 30분 드디어 태평계라는 항구에 도착합니다.

여기가 종착점인가 봅니다.

 

여기서 싼샤댐 투어를 신청한 사람은 따로 모여서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우리는 그런 투어는 하지 않기에 빨리 이창 시내로 들어가 숙소를 정해야 하고 친구는

이번 여행의 일정을 장강 투어까지만 함께 하기로 했기에 충칭에서 미리 이곳을 출발해

우한으로 갈 버스표까지 예약했기에 이제 헤어져야 합니다.

 

이창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는 배에서 내리면 무료로 태워줍니다.

배에서 내려 여객 터미널 마당에 있는 버스에 오르면 됩니다.

그러니 충칭에서 출발할 때 나누어준 목걸이가 바로 버스를 무료로 타는 인식표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창 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이 2시 30분이 되네요.

여기 이창은 싼샤댐의 관문이지요.

 

그러나 터미널에 친구를 픽업해주기로 한 사람은 보이지 않고...

이거 속은 것인가?

여기저기 수소문해도 말도 통하지 않고...

할 수 없이 받아두었던 명함에 있는 충칭으로 전화한 후에서야 터미널에 기다리면

금방 올 것이라는 소리만 듣습니다.

 

혹시 우리처럼 충칭에서 이창을 거쳐 우한으로 당일 이동하실 분은

미리 충칭에서 표를 사지 말고 이곳에 도착해 표를 사서 이동하시기를 바랍니다.

버스는 수시로 운행합니다.

가격도 더 저렴합니다.

 

잠시 기다리자 젊은 친구가 나타나 한 달 이상 함께 다녔던 친구는

팔려가는 심청이처럼 중국인에 이끌려 끌려갑니다.

불안해 그냥 보낼 수 없습니다.

뒤를 따라가며 확실히 확인하고 난 후 안심이 됩니다.

친구는 중국어 중 무협소설에 심취했기에 샤오린스라는 말은 원어민처럼 구사하지만,

그 외에는 우리와 함께 다니며 팅부동이나 메이요 외에는 아는 중국어가 없는 친구입니다.

딱 佳人 수준입니다.

 

일단, 연운항까지 가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 후 작별합니다.

그러니 우한에 도착하면(한커우 역) 기차역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미리 연운항으로 가는

기차를 예매하고 연운항에 도착해 인천이나 평택으로 가는 선표를 사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3시 30분 우한의 한커우행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모습까지 확인하고 돌아섭니다.

여기서 한커우까지는 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린다 하네요.

버스에서 간식이라도 하라고 과자를 사서 들려 보냈습니다.

 

우리는 이곳 이창에서 오늘은 늦어 시내구경이나 하고 유비가 마지막 전투를 벌였다가

불고기가 될 뻔했다는 효정 전투장을 내일 아침 일찍 구경한 후

징저우(荊州 : 형주)로 이동할 생각입니다.

이곳 터미널에서는 징저우로 가는 버스가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자주 다니네요.

 

터미널 옆에 새로 지은 건물이 있고 빈관이 하나 있는데 특가방을 100원에 한다고 해

들어가 보고 바로 결정했습니다.

현대적인 감각에 시설도 좋고 난방에 온수도 잘 나오고 아주 좋습니다.

게다가 무선 와이파이도 되고 인터넷 선도 방마다 깔려 있어 가격 대비 굿입니다.

 

그 숙소의 위치가 바로 삼협 터미널 건물에 붙어있는 곳입니다.

이 터미널은 도착과 징저우로 갈 출발 터미널이죠.

위의 사진을 보시면 천부빈관이 보입니다.

외국인도 된다고 하니 멀리까지 찾아갈 이유도 없습니다.

 

길만 하나 건너 안으로 난 큰길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효정 고전장으로 바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죠는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103번 버스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숙제를 모두 마쳤습니다.

숙소 구하고 내일 징저우로 갈 버스 터미널 확인하고 아침 일찍 다녀올 삼국지 고전장행

시내버스까지 모두 알아버렸으니까요.

 

또 건너편에는 월마트가 있어 장보기도 좋습니다.

오늘 미인대회라도 여나요?

아주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인터뷰도 합니다.

 

이제 우리 부부 둘만의 여행입니다.

근처에 나가 식사도 하고 월마트도 보이길래 들어가 컵라면에 과일, 빵, 음료 등을 샀네요.

시식 코너 매대에 아르바이트한다는 여대생이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반갑다고 자꾸 먹으라

권해서 한참을 서서 이야기하며 라면도 시식하고 빵도 먹고 과일도 먹었습니다.

크하하~ 괜히 조금 전에 식사를 했네요.

 

내일은 효정 고전장을 구경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영국 속담에...

지혜는 듣는 데서 오고

후회는 말하는 데서 온다고 합니다.

그럼 佳人은 듣지않고 글만 쓰니 지혜도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