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사와구의 끝 장해(長海)

2013. 8. 27. 08:00중국 여행기/구채구, 쑹판

위의 사진은 달력 그림으로 사용해도 좋겠습니다.

옛날 달력은 이런 사진이 참 많았습니다.

지금은 촌스럽다고 하겠지만...

푸르고 잔잔한 호수, 우거진 수목 그리고 저 멀리 흰 눈을 머리에 인 높은 산...

이런 것이 바로 옛날 달력사진의 정답이었습니다.

 

이제 거울 호수라는 경해를 지나 낙일랑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즉사와구라는 Y 자 골짜기 중 왼쪽 끝

장해라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버스가 한참을 올라가네요.

 

그리고 도착한 곳은 눈이 쌓인 고도가 상당히 높은 곳인가 봅니다.

Y 자 계곡 가운데 만나는 곳인 낙일랑(諾日朗)이라는 곳에서 장해까지 거리가 무려 17.8km로 무척 먼 거리입니다.

우선 제일 위까지 올라가 천천히 구경하며 낙일랑까지 내려가렵니다.

 

장해가 있는 곳은 해발고도가 3.101m라 합니다.

구채구에서 관광객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왔습니다.

장해는 무척 높은 곳에 생긴 호수입니다.

그 길이가 4.349m로 해발고도보다도 더 긴 호수랍니다.

 

제일 폭이 넓은 곳이 415m이고 평균 폭이 236.4m이라고 하니 정말 큰 호수가 맞습니다.

호수에서 제일 깊은 곳이 88.8m이고 평균 수심이 44.57m라고 하니 작은 바다라 해도 되겠네요.

 

그 옛날 빙하기에 형성된 호수로 원래 빙하가 자리를 잡았던 곳이랍니다.

이곳은 수위가 일 년 내내 거의 변화가 없다 합니다.

 

늘 일정하게 8-9m를 유지하며 제일 낮을 때와는 4m 정도로 일정한 수위가 형성되는 이유는 여기에 흘러온 물은

바닥의 지하나 바위틈으로 서서히 빠져나가 일즉구나 수정구의 호수로 서서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라 합니다.

오늘 구경하는 구채구의 모든 물이 바로 여기서 시작하나 봅니다.

그러니 구채구의 아름다운 호수를 만드는 원천이 여기라는 말인가요?

 

그러기에 아무리 가물어도 여기보다 낮은 수정구나 일즉구의 호수의 물이 언제나 일정 수위를 유지하는 이유라 합니다.

그래도 갈수기에 찍은 사진을 보면 차이가 크게 나기는 하더군요.

물이 많아야 구채구도 물색깔이 더 아름답고 구경할만하지 않던가요?

 

아! 타르쵸...

장해를 바라보는 곳에 타르쵸가 펄럭입니다.

아마도 장족의 마음에는 여기가 가장 신령한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말은 이곳이 영혼의 땅이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눈...

눈이 내려 미끄럽기 때문에 통행을 금지한 팻말도 보입니다.

사람은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궁금해 일부러 갑니다.

 

장해의 호숫물만 서서히 빠져나가지 말고 티베탄의 소망도 함께 세상 속으로 스며들어 가기를 기원합니다.

온 세상으로 티베탄이 바라는 일이 멀리멀리 퍼져 그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 염원이 무엇이든 간에...

 

부처님의 말씀만 바람을 타고 세상 밖으로 퍼져 나가지 말고 티베탄의 가슴에 응어리진 소망도 함께 바람을 타고

세상 속으로 인정사정없이 퍼져 나가길 바랍니다.

더는 자신을 불태우는 티베탄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소중한 것입니다.

 

장해(長海)는 글자 그대로 장해입니다.

왜?

길기 때문에...

어느 곳에는 무릎을 칠만큼 멋진 이름을 붙이고 또 이런 곳은 그냥 생긴 대로 이름을 지었네요.

 

바다가 없는 중국 내륙은 우리가 호수라 부르는 것을 바다라는 의미로 해(海)라고 부른다지요?

바다를 평생 보지 못했으니 그리 불러도 되겠네요.

 

장족은 그래서 호수를 바다의 아들이라는 의미로 해자(海子)라고 부른다 하네요.

그래도 바다의 아들이라고 애교스럽게 부르니 평생 바다도 보지 못한 사람이기에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날씨가 좋아 햇빛마저 참 곱습니다.

이런 날에 이런 멋진 풍경을 본다는 일은 이곳을 평생 처음 찾은 우리에게 축복이 아닐까요?

하늘의 빛 내림이 타르쵸와 함께 장족의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장해는 워낙 크기에 이름 자체도 장해라 부른답니다.

障害가 아니라 長海 말입니다.

그런데 이곳 장족의 전설에 따르면 이곳 장해에 괴물이 살고 있답니다.

원래 이런 호수는 영국의 네스처럼 괴물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지요.

 

이곳에는 많은 나무가 있습니다.

그중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릴 나무 한 그루가 있어 사진으로 보여 드립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나무입니다.

나무 모양이 이상하게도 한쪽은 포기하고 한쪽으로만 살아있네요.

오늘 장해(長海)라는 호수에서 장해(障害)를 입은 나무 한 그루를 만났습니다.

 

다른 방향에서 다시 보겠습니다.

이 나무는 외팔이 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입니다.

바로 이 나무와 여기 장해 속에 사는 괴물과의 이야기입니다.

이 장해에는 괴물이 살기에 호수 주변의 장족과 모든 나무는 언제나 두려움에 떨었던 모양입니다.

 

그 나무 중 제일 잘생긴 이 나무가 장족과 다른 나무에 이야기합니다.

"아그들아! 무서워 마라~ 오늘 너희에게 괴물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알려주련다.

만약, 괴물이 나타나 너희를 잡아먹으려고 덤빈다면 우선 괴물에 왼팔을 내밀고 괴물이 왼팔을 덥석 물려고 할 때

오른손으로 재빨리 괴물의 눈을 찌르렴~  그러면 괴물은 고통에 못 이겨 도망하게 된단다.

나는 이런 방법으로 이곳 장해에 사는 괴물과 용감히 싸워 이겼고 더는 괴물이 내게 덤비지 못한단다." 

 

덜수가 묻습니다.

"그 말이 정말이에요? 그러면 정말 괴물을 이길 수 있어요?"

"그럼! 참고로 나는 왼팔이 없단다."

그렇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나무는 신기하게도 한쪽이 없는 외팔이 나무입니다.

외팔이 나무는 오늘도 이곳을 지키며 장해의 괴물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나타나면 외팔이 나무는 어떻게 싸우죠?

 

다음에 장해를 가시려는 분은 꼭 외팔이 나무를 만나보세요.

외팔이 나무가 살아있는 한 아주 안전한 곳입니다.

그러나 외팔이 나무가 없다면 언제든지 왼팔을 앞으로 하고 구경하세요.

아셨죠?

오른손 손가락은 늘 괴물의 눈을 향해 앞으로 하시고요.

"리얼리~~"

 

장해는 크게 볼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올라갔느냐고요?

버스를 타니 여기가 종점이라고 모두 내리기에 따라 내렸을 뿐입니다.

 

이제 장해를 떠나 아무도 걷지 않은 해발 3.000m가 넘는 길을 천천히 걸어봅니다.

눈이 응달진 곳에는 제법 많이 쌓여있기에 모두 차를 타고 내려가나 봅니다.

모두 차를 타고 가려면 그리하라지...

 

아무도 걷지 않은 이런 길을 걸어보는 일도 상쾌합니다.

공해도 없는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잖아요.

언제 우리가 해발 3천 m가 넘는 길을 걸어보겠어요.

천상의 산책인가요?

 

하늘 향해 아주 늠름하게 자랐습니다.

옛날 이런 나무를 벌채하기 위해 이 골짜기로 벌목공이 들어왔고 그 사람들에 의해 구채구가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했나요?

이 나무는 세상을 향해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나 봅니다.

 

그런데 왜?

기분 나쁘게 협박하듯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합니까?

누구는 미끄러져 넘어지고 싶은 사람 어디 있겠어요?

사실, 장해는 그리 멋진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렇고 그런 호수에 불과합니다.

다만, 제일 높은 곳에 있고 가장 많은 물을 저장해 놓고 구채구의 여러 호수에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걸어 구채구에서 아름다움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오채지라는 곳으로 갑니다.

오채지는 장해로부터 그리 먼 곳이 아니기에 걸어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내일은 물빛이 환상적이라는 오채지를 구경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구채구는 물을 구경하는 곳이라 합니다.

무슨 물 구경이냐고 하실 겁니다.

그런데 그 물이 잔잔한 모습도 있고 여기처럼 곤두박질치며 다른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물은 보는 각도와 햇빛의 방향에 따라 그 색이 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구채구는 물의 지존이라고 한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