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1.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위의 사진에 보이는 패방은 관우가 소설 속에서 조조와 헤어진 후 오관육참이라는
고난의 길을 떠난 출발선을 기념해 만든 패방입니다.
소설 속에서만 있었던 그때를 기리기 위해 여기다 용신(勇神)이라는 이름의
패방을 만들었다 합니다.
이곳은 유적이라기보다 이야기 속에 남은 유명한 장소이기에 얽힌 사연이 무척
많은 곳이라 생각되며 이야기는 그냥 단순하게 조조와 관우가 헤어진 곳이지만,
왜 많은 문인과 사람들이 여기를 찾았겠어요.
모두 그 이야기에 심취해 볼 것도 별로 없는 이곳을 찾았을 겁니다.
파릉교 다리 입구에 말을 탄 관우의 석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관우를 크게 표현하다 보니 말이 영 말이 아닙니다.
이게 말이 아니고 무슨 강아지를 탔는지...
저 말이 틀림없이 천하의 적토마가 분명할 텐데 적토마를 저렇게 굴욕적으로 표현해도 되나요?
적토마가 숏다리였나요?
만약 적토마가 이 말을 들었다면 말도 안 되게 말을 만들었다고 한마디 했겠어요. 그쵸?
좌우지간 쉬창이라는 동네에서는 틀림없이 관우를 음해하려는 조직적인 세력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왜?
우리가 관제를 모신 관성전에 갔을 때 관우의 모습을 머리통만 큰 외계인 관우로 만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았잖아요.
배는 왜 저렇게 불러 출산 직전의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아무리 조조의 고향이라고 서로 애증의 관계를 지닌 관우를 이렇게 대갈통 장군으로
묘사해도 되겠어요?
청소조차 하지 않아 뽀얀 먼지하고 말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관우는 무슨 외계인 E.T의 모습이지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겠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그런데 여기마저 어른이 마치 세발자전거 타고 노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놀이터의 장난감 목마도 이렇게 작게 만들지 않습니다.
관우가 다리를 뻗으면 바로 땅에 닿겠습니다.
저런 귀엽고 작은 적토마가 관우를 태우고 하룻밤에 천 리를 간다고 생각하세요?
적토마가 금방 죽을 것 같습니다.
이는 분명 조조의 밀명을 받고 관우를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려는 안티 세력이
쉬창에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만약, 적토마가 환생해 저 모습을 보았다면 얼른 거울 앞에 뛰어가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았을 겁니다.
그래도 당시 천하의 모든 암말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적토마가 아니겠어요?
파릉교 아래에 돌로 만든 배에 코끼리 한 마리와 아이 하나가 타고 있네요.
여기에 만든 석조물은 아마도 오나라에서 조조에게 선물로 코끼리를 보낸 이야기일 겁니다.
추운 북쪽 지방에 살던 위나라는 이런 거대한 동물을 본 적이 없었지요.
위나라에 사는 사람 모두 코끼리의 거대한 몸짓을 보고 그 무게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이때 조조가 웅성거리는 사람을 향해 이 코끼리의 무게를 어떻게 잴 수 있겠냐고 묻자
갑자기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지요.
조조의 시선이 자기에게 올까 봐 외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옆에는 돌에다 조충칭상처(曺衝稱象處)라고 새긴 표지석이 서 있습니다.
조충이 코끼리 무게를 쟀던 곳이라는 말일 것 같습니다.
사실 조조는 많은 사람 중에 누군가 그 해결책을 내놓을 사람이 있고
그 사람에게 상을 내리려고 했을 겁니다.
원래 폼 잡고 싶은 사람의 심리가 그랬으니까요.
이때 한 사람이 큰 저울을 만들어 재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랍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면 그 저울을 무엇으로 만든단 말인가?
또 누가 저울을 든단 말인가?"
일차 빠떼루 들어갑니다.
또 다른 사람이 답을 합니다.
"코끼리를 한 토막씩 재면?"
역시 웃자고 한 소리에 불과합니다.
자꾸 이런 소리 하면 또 빠떼루 들어갑니다.
조조가 화가나면 토막내자고 한 사람을 토막낼 겁니다.
이때 작은 소년 하나가 나와 모두에게 이야기합니다.
"제가 코끼리의 무게를 재는 방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조조가 묻습니다.
"이렇게 많은 어른이 그 해답을 내지 못하는데 어린 네가 어찌 알 수 있단 말이냐?"
그러자 어린아이는 코끼리를 데리고 물가에 서 있는 배에 태우라 하더랍니다.
지금 위의 사진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코끼리 무게만큼 가라앉은 배의 옆에 표시하고요.
그다음 코끼리를 내리게 하고 그 배에 아까 물에 잠긴 만큼 가라앉도록 돌을
배에 실으라 하고 그 돌을 하나씩 꺼내어 무게를 잰 후 그 돌의 무게를 합하여
전체 무게를 재면 된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이야기를 하려고 여기에다 돌로 배를 만들고 코끼리도 만들고 어린아이 하나도
태웠는데 그 아이가 바로 조조의 둘째 아들 조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걸 재어서 뭐 하려고 그랬을까요?
이때부터 너무 똑똑했기 때문에 형인 조비의 미움을 받아 의문의 죽음을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코끼리 무게 잰다고 너무 설쳐대지 맙시다.
조조와 관우의 만남과 이별...
이들의 만남은 조조가 관도대전을 앞두고 서주에 있던 유비를 먼저 손보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내일 볼 청매정에서의 쇼와 조조에게 군사까지 5만이나 빌려 달아났고
조조를 척살하려는 모의에 가담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무엇보다 원소와의 대전을 앞두고 열린 뒷문을 깨끗하게 정리하려는 목적이었을 겁니다.
이때 유비는 서주로 밀어닥친 조조군의 깃발만 보고 싸우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원소 쪽으로 도망부터 먼저 갑니다.
장비도 혼자 살겠다고 망탕산으로 튀고...
결국, 관우는 유비의 두 부인고 함께 조조의 포로가 되고 말았지요.
이게 무슨 도원결의를 한 의형제입니까?
한날한시에 죽겠다는 것은 순전히 말뿐이 아닙니까?
마누라도 버리고 도망한 유비는 도대체 나중에 부인을 무슨 얼굴로 보렵니까?
"왜?"
이렇게 물어보면, 틀림없이 후일을 도모하려고 작전상 튀었다고 할 겁니다.
여기서 포로가 된 관우는 항복하는 조건으로 세 가지 약속을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관우를 띄워 주는 작가의 의도겠지요.
인재를 사랑하는 조조가 한 선의의 행동을 장막으로 가리려는...
이때 조조는 몸을 의탁한 관우에게 여포가 탔던 적토마를 선물합니다.
지금까지 미녀에 금은보화에 눈도 껌뻑거리지 않던 관우는 아주 흡족해
조조에게 감사의 표시를 했던 모양입니다.
조조가 묻습니다.
"공은 미녀도 마다치 않고 금은보화도 거들떠보지 않으면서 왜 적토마에는 그리 기뻐한단 말이오?"
"왜 말을 받고 기뻐하느냐고요? 적토마는 하룻밤에도 천 리를 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형님이 계신 곳을 알면 단숨에 달려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말에 조조는 다리에 힘이 빠지며 작은 탄식을 합니다.
공연히 적토마를 주었다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조조는 내색하지 않고 관우의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입니다.
조조는 이렇게 사내다운 면이 있는 멋진 사내입니다.
佳人 같으면 주었더라도 다시 도로 뺐습니다.
뭐라고 하면서요?
"그거 말이지! 렌터말이야~" 라고 하면서요.
그 후 조조는 관우에게 관도대전에 참전해 안량과 문추를 베어 공을 세우게 했습니다.
군사 순욱이 조조에게 관우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주면 공을 세운 후 쉽게 떠날 수 있다고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조는 관우를 수하에 두기 위해 극진한 대접을 했지만,
결국 사람은 모두 제 갈 길이 따로 있나 봅니다.
조조는 그 이치를 이미 터득하고 있었기에 관우를 놓아주었을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안 조조는
정말 알면 알수록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쫓아가 관우를 죽여야 한다는 수하장수에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주인이 있는 법,
추격하지 마라!"라고 한 조조는 매력이 철철 넘치는 사내임이 틀림없습니다.
맞습니다.
진정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게 아니라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조조가 호모? 설마~
위의 지도는 관도대전 당시의 조조와 그 주변을 둘러싼 세력 분포도입니다.
당시 조조는 열세인 군사력으로 무척 어려운 전투를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차례로 하나씩 격파하며 마지막으로 원소의 식량 병참기지를 위장 침투해
급습함으로 모두 불질러 승기를 잡게 되었다네요.
그 작전이 있기 바로 전 이미 조조는 원소와의 전투에 열세를 느끼고 후퇴할 대책을
정욱과 상의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면 죽지않고 후퇴할 수 있을까?" 라고요.
그 용맹했던 여포마저 조조는 하비성에서 생포하게 되었지요,
여포라 하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중 무예로는 최강이었을 겁니다.
이렇게 주변의 군벌을 하나씩 제압하며 조조는 중원과 그 북방을 통일하여
삼분 천하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위의 지도가 바로 조조의 주변 지방을 하나씩 정리했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 사내는 파릉교에서 서로 인사를 하지만, 조조의 뒤에 있는 장수들은 "관우를 지금 죽여야 한다,
지금 죽여야 한다."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었을 겁니다.
다시 적으로 만날 텐데 살려 보내는 조조의 대범함은 그 그릇의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인수증도 쓰지 않고 조조의 적토마는 돌려줄 생각도 않고 튀는 게야~
사내란 지금은 자동차 욕심. 그때는 마차나 말 욕심인가요?
물론 소설이지만...
위의 사진을 보면 오른쪽 관우가 탄 적토마가 관우처럼 오만해서인가요?
조조가 탄 말은 다소곳하게 고개까지 숙여 절을 하나 봅니다.
왜 더 머리를 쳐들고 뻣뻣한 이유를 아시는 분~
모두가 싸가지 없는 놈이라 했지만, 조조는 무장이기에 이해해야 한다고 다독거렸다지요?
속도 없는 놈.
저 앞에 보이는 퍠방이 바로 이제 여기서 머나먼 길을 떠나는 출발점입니다.
오관육참...
유비에게 가는 길은 바로 다섯 곳의 관문을 지나며 여섯 명의 장수를 만나 모두 죽이며 가는
출발점이 바로 여기네요.
그러나 이것도 사실 소설을 쓴 작가의 허구라 봐야 할 겁니다.
사실은 관우가 조조에 포로로 잡혔다가 도망쳤다는 게 역사의 진실일 겁니다.
오른쪽으로 관제묘로 들어가는 산문이 보입니다.
그 산문 앞에 오른쪽으로는 적토마, 왼쪽으로는 백토마? 아니면 유비의 적로마?
이제 관우는 바로 여기서 고난의 행군이라는 시출오관(始出五關)을 시작합니다.
이 패방은 상당히 공들여 잘 만든 패방입니다.
아주 멋지게 조각한 패방입니다.
그런데 왜 관우는 혼자 간 게 아니고 유비의 두 부인을 모시고 갔는데
천리주단기라는 말이 나온 거죠?
소설 속의 이야기지만, 이 얼마나 아름답고 순수한 이야기입니까?
이런 게 모여 관우는 지금 제왕을 넘어 성인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알고 보면 거품입니다.
관우가 거품인가 아닌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보려고 해도 파릉교에서의 이별장면은 관우가 너무 했다는
생각뿐으로 그림으로만 보면 관우가 어른이고 조조가 아랫사람으로 보입니다.
이는 작가가 관우가 형제의 義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보이게 함으로 독자에게
관우를 영웅화하려는 의도였겠지만, 佳人에는 그런 관우보다 붙잡을 수 없는 사람임을
알고 깨끗하게 포기하고 수하 장수에게 장수란 주군이 따로 있다고 하며 멋지게
보내주는 조조를 대인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모든 사람이 관도대전에서도 관우가 공을 세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조조는 듣지 않았습니다.
안량(顔良)을 선봉으로 한 원소의 군대가 조조의 진영 앞에 나타났을 때, 안량이
싸움을 걸어오자 위속, 송헌, 서황이 나섰지만, 모두 실패하고 맙니다.
이때 조조는 화웅을 벴던 관우의 출전을 수하 책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허락했고
관우가 원소의 수하인 맹장 안량, 문추를 잡자 조조군은 다시 승세를 잡게 되었죠.
이런 조조의 관우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 이곳 파릉교에서 관우는 유비 엉아를 찾아
오관육참의 길을 나설 수 있었지요.
조조...
알면 알수록 멋진 호걸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렇게 여기서 관우는 조조와 헤어지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적벽대전이 일어나고
패주하는 조조와 관우는 다시 화용도라는 곳에서 만납니다.
물론 소설 속에서만이지요.
이때 관우는 10년 전의 일을 기억하고 불쌍한 표정을 짓는 조조를 일부러 외면하며
먼 산만 바라보는 자세로 일관하여 조조가 살아 돌아가게 했다지요?
이후부터 관우는 공명에만은 고양이 앞에 쥐가 되어 살았다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마지막 만남은 관우가 오나라에 패하며 목이 잘려 소금에 절인 상태로
상자에 담겨 조조에게 보내져 뚜껑을 열자 죽은 관우 머리가 "서프라이즈!" 하며 상자를 열고
들여다보는 조조의 머리에 인사하며 만난 게 아마도 마지막 만남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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