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는 왜 재물신이 되었을까요?

2013. 3. 8.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사내로 태어나 관우만큼 성공한 자 있으면 나와보라 하세요.

지금 중국은 관우 열풍에 빠져있습니다.

관우는 재물신으로 아주 중국사람들에게 제대로 필이 꽂힐만 하게 생겼습니다.

돈 벌게 해준다는 데 싫어할 사람이 있겠어요?

 

더군다나 중국이라는 나라는 사회주의 국가지만, 경제문제는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피를 통해

전해졌으니 상인이라는 말은 상나라 사람이라고 했고 그 사람들의 후손이 중국이 아니겠어요?

월가를 움직이는 사람이 유대인이라 했습니까?

중국이라는 나라도 그 역사를 보면 유대인에 뒤지지 않을 겁니다.

 

여기 아주 재미있는 사진이 있어 여러분에게 보여 드립니다.

관제묘 대전 뒤로 이전이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이전은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 합니다.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세요.

 

가운데 관우가 앉아있습니다.

관평과 주창이 관우 양쪽에 보입니다.

역시 얼굴은 대추처럼 빨갛고 수염 하나는 멋들어집니다.

그리고 제일 바깥쪽의 두 사람이 서 있습니다.

 

이전을 재신전이라고도 부른다고 하며 입구의 편액은 광서제가 썼다는

광소일월이라는 글입니다.

그런데 관우 좌우로 두 사람이 있는데 왼쪽의 사람을 보시면 주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의 인형은 저울을 들고 있네요.

왜 관우를 모신 곳에 이런 조형물을 만들었을까요?

지금까지 중국 여행을 하며 수많은 관제묘를 보고 다녔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주판과 저울이 등장하는 곳은 여기가 유일한 곳입니다.

이런 것을 그냥 보다 보면 누구나 은연중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관우는 돈을 벌게 해주는

신인 재물신이라고 세뇌교욱을 받게되어 저절로 믿게 될 게 아니겠어요?

이런 게 혹세무민이 아닐까요?

 

저울에 주판까지 든 바람잡이까지 관우가 동원하고 재물신이라 세뇌공작하는 듯합니다.

여기가 중국의 관제묘 중 제일 완벽하게 바람잡는 곳일 듯합니다.

찾아온 사람에 이런 조형물을 보여줌으로 자신도 모르게 관우는 재물과

무척 관련이 깊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가짜 약을 먹여도 효과를 보는 프라시보 효과를 노린 겁니까?

 

그리고 조상 주변으로 아주 화려한 그림을 그려놓았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관우 좌우로

발아래 황금 바를 쌓아두었습니다.

이게 바로 민초를 세뇌시키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짝퉁 명품일지라도 짝퉁이라고 알리고 팔아도 처벌받는다면서요?

 

그리고 관우 조상을 다시 한번 다른 각도로 보면 또 황금을 쌓아놓은 모습으로 보입니다.

佳人이 아마도 황금에 눈이 멀었나 봅니다.

여기서 구경만 해도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저절로 드네요.

왜 아니겠어요?

관우 주변에 황금을 쌓아놓고 주판도 들고 저울도 든 바람잡이까지 보이는 걸요.

 

관우가 재물신으로 추앙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산서성 사람들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산서성은 워낙 부자가 많아 전국으로 많은 사람이

장사를 위해 외지로 나갔다고 하며 그들을 진상(晉商)이라 부르고 중국에서는 휘상과 더불어

최고의 상인집단으로 이름을 난 곳입니다.

물론, 장사만이 아니라 사실 지금 중국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산서성 진상출신이라 합니다.

 

작년에 핑야오 고성을 갔을 때 산서성 사람이 왜 사업의 귀재인가는 알았고 그 많은 사람이

중국 곳곳을 누비며 돈을 벌었기에 중국 어느 곳이나 산서성 사람은

돈 버는 귀신이라 여겼을 겁니다.

그곳은 중국의 월 스트리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 진(晉)나라 때 계연이란 사람이 적저지리(積著之理)라는 장사의 이론을 확립한 이후

핑야오는 그야말로 돈을 버는 원천으로 중국에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 많은 산서성 사람이 중국 각지에 정착하며 그 지방에 사당을 만든 게 바로

관제묘라고 하며 산서성 사람은 늘 많은 돈이 있어 보디가드로 여기고 싶은 사람이

관우였기에 정착하는 곳마다 관우의 사당을 지어 모셨다는데 다른 지방 사람이 볼 때 산서성 사람은

돈을 버는 귀재이므로 산서성 사람이 모시는 대상이 돈을 벌게 해준다고 생각했기에

자기네도 관우를 재물신으로 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요?

물론, 아니면 말고이지만...

 

그러니 진상의 원래 목적인 신변보호를 위해 만든 관우를 다른 사람은 돈 버는 능력이 있는

진상이 모시는 신은 돈 버는 귀신이라 여기고 관우를 오인한 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이 말을 佳人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요?

물론, 책임질 수 없지요.

 

관우가 조조에 의탁하다 떠날 때 그동안 조조로부터 받았던 모든 재산을 기록하여

장부로 만들어 봉인한 후 떠났다 합니다.

혹자는 그게 중국 부기의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한다는데 그 장부가 남은 것도 없고

사실 소설 속의 꾸민 이야기지 실제는 야반도주한 게 아닌가요?

적토마도 타고 튀어버렸잖아요.

사실, 적토마도 소설 속의 이야기지만...

 

배전에서 대전으로 가는 갈 양쪽으로 많은 비석이 보입니다.

저분은 아주 찬찬히 비석 하나하나를 읽고 있습니다.

佳人은 당연히 사진만 찍고 말았습니다.

오른쪽 한 장 찍고 왼쪽 한 장 찍고 나니 끝이군요.

이렇게 간단한 걸 저분은 왜 저리도 오래도록 서서 바라봅니까?

 

내용을 읽을 수도 없고 읽는다고 佳人이 그 의미를 알겠어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름깨나 있는 문인이나 권력을 가진 자가 여기 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식수 대신 비석 하나씩 심고 갔을 겁니다.

그 비석에는 관우를 칭송하는 글만 남기고 말입니다.

佳人도 한글로 쓴 비석은 찬찬히 읽을 수 있걸랑요.

 

삼전은 춘추전이라고도 한다는군요.

내부에는 잠을 자는 관우입니다.

사람이 지키고 서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합니다.

무척 피곤했나 봅니다.

옛날에는 침전으로 사용했나 봅니다.

그런데 인간은 흙으로 만든 조상을 왜 이리도 신성하게 모시나 모르겠어요.

살아 움직이는 동물 중 인간만이 이런 일을 하잖아요.

그게 성분은 관우가 아니라 흙이 아닌가요?

 

춘추를 읽고 있는 관우도 있네요.

이제 다른 책도 좀 읽지 맨날 춘추입니까?

여기도 벽화가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당시는 사진 속에 보이는 종이로 만든 책이 없었고 죽간으로 된 것만 있었을 시기인데...

 

그런데 관우라 하면 제법 이름난 무인인데 위의 관우를 보니 전혀 장수의 모습이 아닙니다.

저런 몸으로 과연 얼마나 싸울 수 있을까요.

출산 직전의 모습입니다.

배를 보니 말입니다.

금방 나올 것 같습니다.

 

관우!

이러시면 아니 돼 옵니다.

그런 배로 어찌 천하를 바람처럼 달리시렵니까?

뭐라고요?

달리는 일은 적토마가 할 일이라고요?

저러니 적토마도 힘들어 고생했겠지요.

 

대전 후문에는 야관춘추라는 춘추루가 있습니다.

관우가 조조에 의탁할 때 조조는 관우를 회유하기 위해 미녀를 마차로 실어 보냈답니다.

그리고 사람을 시켜 "관우 뭐하냐?" 하고 조조가 물어보면 늘 대답이

"춘추를 읽고 있는뎁쇼~" 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오늘도 또 춘추만 읽습니다.

혹시 춘추라는 책 속에 19금 소설이라도 끼워 읽지는 않았겠죠?

 

밤마다 들고 있는 춘추란 책은 관우에게 자신을 억제하고

탐욕을 가라앉히는 묘약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잠은 언제 자고?

아침만 되면 눈알이 뻘게져 토끼 눈이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문안정에 들려 형수님을 향해 큰 소리로 안부 인사 올렸을 겁니다.

이전은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 합니다.

 

아마도 광서제가 이곳을 방문하고 그 기념으로 나무 한 그루 심는 대신

편액을 하사했고 낡은 건물도 다시 중수했나 봅니다.

실내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니 광서 23년 한겨울에 중수했다는 글인가 봅니다.

 

이전 양쪽으로 배전이 있는데 동쪽은 관우 부인 호씨를 모신 경모전이 있고 서쪽에는

오호전이라 하여 관우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촉한의 오호장군이 모셔져 있습니다.

오호루라는 곳은 유비를 주군으로 모신 촉나라의 장수 다섯을 기리는 누각입니다.

관우, 장비, 조운, 마초 그리고 황충을 촉한의 오호상장이라고 한다는군요.

1592년 명나라 때 만든 건물이니 무척 오래된 건물입니다.

내일도 또 두리번거리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관우가 재물신이 된 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산서성 사람의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상(晉商)이라 부르는 산서성의 상인이 중국 전역을 누비며 그들 스스로 보호받고 싶어

만든 관우상을 많은 사람이 보게 되며 진상(晉商)의 재물은 관우가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만약, 그런 일로 관우가 재물신이 되었다면 이 또한 코메디가 아닐까요?

그러니 보디가드가 갑자기 재물신이 되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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