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사 숭산을 넘어...

2013. 3. 5.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늘은 조금 이상한 이야기를 하렵니다.

여기에 올리는 사진은 佳人이 찍은 사진이 아니라 함께 갔던 친구가 찍은 사진을 보내준 겁니다.

우리 부부는 이 시간에 소림 무술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함께 한 사람이 이렇게 다른 곳을 가면 두 군데 모두 사진으로 담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이야기는 소림사가 있는 숭산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잔도를 걸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우선 사진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풍경 모습은 그냥 사진으로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굳이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어요,

 

숭산의 제일 볼만한 모습은 바로 사진에 보이는 진공잔도라 부르는 절벽길이 아닐까요?

 

이때까지만 해도 친구는 아주 즐겁고 좋아 콧노래가 나왔다 합니다.

 

왜 아니겠어요.

이런 아찔한 길은 중국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길이잖아요.

 

지금 보시는 이 길이 아마도 최고로 멋진 지점일 듯 합니다.

마치 주상절리의 모습으로도 보입니다.

 

 

어때요?

숭산의 또 다른 곳을 잘 보셨습니까?

 

이렇게 마지막까지 친구는 걸었답니다.

사진은 여기까지만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런데 이렇게 멋진 풍광을 즐기며 갔지만, 돌아오는 마지막 케이블카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겁니다.

친구는 무협지를 많이 보아 샤오린스라는 발음은 원어민처럼 아주 잘합니다.

단지 샤오린스만...

 

그 외에는 우리 부부와 며칠 다니며 佳人 수준으로 팅부동이나 메이요라는 다섯 마디 정도는 잘합니다.

함께 케이블카에서 내린 중국인과 같이 걸어가며 저들도 틀림없이 다시 돌아갈 사람이기에 저 사람을 앞질러

가기만 하면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처음 출발했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굳은 믿음만 지닌 체...

"그래 여행이란 이 맛이야~" 하며 잠시 풍경에 취해 걷다 보니 뒤에 따라오던 사람이 보이지 않더랍니다.

 

고개를 들어 멀리 앞을 바라보니 10여 명의 일행이 모퉁이를 도는 게 보이길래 "옳다구나!

저들만 따라붙으면... 흐흐흐" 하며 부지런히 따라가 앞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무슨 도교 사원처럼 보이는 곳에 이르러 길이 산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그 사람들은 그 산길을 따라 내려가더랍니다.

 

그래서 한 여자에게 손짓으로 내려가면 아까 그곳이 나오느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이더랍니다.

친구는 아까 출발한 곳을 물어보았을 것이고 그 여자는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라 끄덕이고...

이렇게 산 아래로 룰루랄라 노래하며 내려갔더니 케이블카는 보이지 않고 버스 몇 대가 서 있고

모두 버스에 오르더랍니다.

그제야 잘못된 것을 느끼고 아까 그 여자를 찾아가 당신이 먼저 출발한 곳으로 간다고 하지 않았냐고 따져보지만...

서로 한국말로 따지고 중국말로 대답하고...

 

그 여자도 친구의 당황한 모습을 보고 뭔가 잘못됐음을 느끼고 주변에 영어를 조금하는 사람을 찾아 데려오더랍니다.

소림사 수련 복을 입은 젊은 사람이 약간의 영어가 가능해 서로 영어와 손짓 발짓을 통해 겨우 의사가 전달되니

지금 여기는 소림사가 있는 숭산의 반대편으로 넘어온 것이라 합니다.

 

그러니 이 사람들은 등산하는 사람으로 소림사에서 올라와 산을 넘어 반대편으로 왔으며 여기서 대기하던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사람이라는 거지요.

그러면서 그곳에 서 있던 택시 몇 대를 가리키며 택시를 타고 가면 된다고 하더랍니다.

택시비는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80원으로 들었다 합니다.

 

다시 그 여자에게 가서 당신이 여기가 맞는다고 해서 왔으니 날 책임지라고 하니 그 여자가 영어가 가능한

사람과 심각한 대화를 하더니 그곳에 서 있던 버스를 모두 찾아가며 뭐라고 묻더니 그 중 한대를 가리키며

이 버스를 타라고 하며 이 버스는 일행 중 몇 사람이 산을 타지 못하고 소림사 쪽에서 기다리고 있어

그곳으로 간다고 하며...

이미 밤은 어두웠지요.

 

원래 산에서의 밤은 일찍 어두워집니다.

우리 부부는 이미 숙소에 들어와 밥도 먹지 못하고 캄캄한 밤까지 돌아오지 않는 친구를 기다립니다.

저녁에 선종소림 음악대전(禪宗少林 音樂大典)에 가려고 예약까지 했는데 지금 그게 정신에 들어옵니까?

150원 한다는 것을 깎아서 120원(픽업과 센딩 포함)에 가기로 했으나 취소해버렸고요.

 

결국, 밤 8시가 넘어 그 친구는 사색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지요.

금방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서 살아 돌아왔다고 무용담으로 변하더군요.

그래서 그 친구는 오늘부터 "산 넘어"친구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그날 소림사에서의 밤은 깊어갔고 우리는 내일 뤄양으로 이동할 준비를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산에서 내려가며 숙소로 돌아오기까지는 사진이 없습니다.

산 위에서의 사진만 보이는군요.

왜?

산에서는 여행의 참맛을 느낀다고 "룰루랄라~" 하며 기분도 좋아 사진을 찍고 풍경감상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산에서 내려가며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그 다음부터는 두려운 마음에

무슨 경황이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있겠어요? 그쵸?

식겁했을 겁니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 부부 뒤만 따라다닌다 하더이다.

무협지 많이 읽고 중국 영화 많이 보았다고 중국여행을 잘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여행도 하나의 기술인가 봅니다.

오늘 "산 넘어" 친구에게 안부 전화나 한번 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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