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양 관제묘로 갑니다.

2013. 3. 6.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2012년 10월 29일 여행 11일째

 

오늘은 소림사를 떠나 뤄양으로 갑니다.

어제 숙소로 돌아오며 소림사에서 등펑으로 나가는 아침 첫차 시간이 8시 출발임을

확인했기에 시간에 맞추어 배낭을 챙겨 숙소를 나서는데 아침 운무가 심하네요.

여기만 이렇게 운무가 심한 것을 아닐 겁니다.

중국의 중원은 가을철이면 늘 이런가요?

 

혹시 소림사에 숙소 걱정을 하시며 등펑이나 다른 곳에서 주무시고 당일치기를 하시려는 분은

등펑은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뤄양이나 정저우에서는 오고 가고 시간 소비가 많아

제대로 소림사 구경을 하기 어려울 겁니다.

소림사 경구 앞에는 주유소가 보이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빈관이 수두룩...

가격도 그리 비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이곳에서 주무시며 여유롭게 구경하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여행이 여유로워야지 시간에 쫓겨 바쁘게 다닌다는 것은 재미가 반감하잖아요.

佳人이 삐끼처럼 보인다고요?

성수기는 100원 이상을 주셔야 하겠지만, 우리처럼 가을철에 가시면 150원을 불러도

반으로 뚝 잘라 70원에 아주 깨끗한 숙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8번 버스가 유턴하더니만 우리보고 타라고 합니다.

8시 출발인 버스가 7시 44분에 그냥 출발해버립니다. (2.5원/1인)

어제 쉬창에서 등펑으로 올 때 내린 총객운참까지 가지 않아도 8번 버스 종점에서는

뤄양이나 정저우행 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종점에 도착하니 뤄양행 버스가 바로 있다고 대기하라 하네요.

버스는 열 댓 명도 타지 못하는 작은 미니버스입니다.

8시 07분 버스는 고속도로를 따라 뤄양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뤄양에 도착합니다. (25원/1인)

뤄영까지의 도로는 고속도로라 무척 좋은 길입니다.

 

버스 터미널은 바로 뤄양 기차역 옆이더군요.

뤄양은 작년에 한번 와본 곳이라 전혀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작년에 여기에 와 이틀을 묵고 정저우로 간 일이 있거든요.

터미널에서 내려 바로 옆을 보니 인화빈관이라는 숙소가 보입니다.

작년에 묵었던 곳을 갈까 하다가 가까운 곳에 우선 보이는 인화빈관을 들어갑니다.

 

들어가 물어보니 100원을 부르네요.

숙소 안을 보니 깨끗하고 무척 방이 많네요.

위치는 터미널 주차장소에서 뤄양역 광장 반대편을 보면 바로 보입니다.

 

난방도 되는 공조기가 달렸습니다.

중국에서 시골 작은 숙소를 가면 냉난방이 거의 되지 않지요.

방을 60원에 하기로 하고 배낭을 내려놓고 아침을 먹고 내일 시안으로 갈 기차표로

아침 10시 33분 출발하는 55원/1인에 미리 예매해 놓습니다.

 

큰 배낭을 내려놓고 작은 배낭만 메고 뤄양 역으로 나오니 시간이 10시 20분 정도가 되었네요. 

오늘 일정은 우리 부부는 삼국지 기행이니까 관림을 가는 것이고 삼국지 투어에 관심 없는

친구에게는 용문석굴을 다녀오라 했습니다.

그래도 간단히 보는 것으로는 석굴이 좋을 듯해서요.

 

삼 넘어 친구는 불교 신자이기에 관림보다는 석굴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되어 그렇게 했는데

낙양석굴은 작년에 우리 부부는 기차역 광장 옆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가 있어 다녀왔기에

친구가 혼자 가더라도 종점에서 종점으로 가는 버스라 별문제가 없어 그렇게 했습니다.

물론 어제처럼 산이 보이걸랑 절대로 넘지 말고 그냥 쳐다만 보고 오라 했습니다.

 

 친구를 버스를 태워 낙양석굴을 구경하라고 보내고 우리는 관림을 가려고

그 반대편 광장에서 출발하는 55번 버스를 2원 내고 11시 14분에 탑니다.

버스는 관림 입구에 서며 뤄양 역에서 약 45분 정도 걸리네요.

버스에 뤄양의 자랑이라는 모란이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탄 시내버스의 기사는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그런데 너무 멋을 부린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청바지에 뾰족구두를 신고 버스를 운전하네요.

중국 여행을 하다 보니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중 여성이 무척 많습니다.

그러나 시외를 운행하는 장거리 버스는 여성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버스는 관림 바로 앞에 내려줍니다.

 

관림은 역시 오만한 관우를 모신 곳이라 외국인에게는 할인을 해주지 않습니다.

조조와 너무 다른 관우가 밉습니다.

뤄양은 외국인에게 까칠한 동네인가 봅니다.

작년에 들렀던 용문석굴도 외국인은 할인해주지 않거든요.

여기는 40원을 받습니다.

그나마 비싸지 않아 다행이네요.

뭐... 사실 무덤 하나 보는데 40원도 비싸기는 하지요.

관우가 나중에 우리나라에 온다면 절대로 할인해주면 안 됩니다.

 

지금의 대문은 표를 받는 문으로 변했습니다.

충의와 인용이라고 전서체로 썼네요.

돌사자 상도 있고요.

 

忠義勇이라는 말을 수긍이 가지만, 仁이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관우가 어진 사람은 아니잖아요?

오만하고 건방지고 남을 우습게 여기고...

그런 이유로 마지막 전투에서 목숨을 잃지나 않았나 모르겠어요.

 

드디어 운명의 날은 밝았고 219년 건안 24년 그해 겨울은 몹시도 추웠습니다.

결국, 그런 오만하고 타협을 모르는 성격 때문에 머리만 소금에 절인 상자에 담겨 조조에게

보내졌고 그 이듬해인 220년 1월 25일 늘 관우를 흠모하던 조조는 그의 머리만을 묻기보다

 향나무로 시신을 만들어 함께 여기다 묻으며 후하게 장사 지내고 관우의 사당을 지어

관우를 기리기 시작했다 합니다.

 

사실, 관우의 머리는 손권이나 조조 모두 계륵보다도 못한 존재로 서로가 미루고 싶었을

것인데 그로부터 1.8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문인과 고관이 여기를 찾아

관우에게 제를 올린다 합니다.  

 

위의 벽화사진이 아들과 함께 오나라 군에 잡힌 모습입니다.

수염만 멋있으면 무엇합니까?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관우 일생일대 최대의 수모 장면이지요.

관우의 모습으로는 최악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오늘은 관림 정문까지 온 이야기였습니다.

중국에서 무덤을 林으로 부르는 사람이 두 사람이지요.

한 사람은 공자고 또 다른 사람은 관우(關羽)라 하네요.

작년에 취푸에 들러 공자의 무덤이 있는 공림을 구경했고 이곳 뤄양에도 왔지만,

관림은 구경하지 않고 그냥 다른 곳만 구경하고 갔습니다.

내일은 대문부터 들어가며 두리번거리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관우는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일 겁니다.

물론, 공자도 있지만, 지금 대세는 관우라고 생각합니다.

관우를 모신 사당이 공자를 모신 공묘 보다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관우의 삶을 추적해보면 과연 공자보다 더 존경받을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의문이 드는데 결국은 재물과 관련해 관우를 더 좋아하니 중국인의 재물 사랑은 지구 최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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