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허박물관

2013. 1. 29.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이제 박물관으로 들어갑니다.

은허박물관은 부호묘나 차마갱, 그리고 유적지 등 유물이 발견된 곳에

그대로 전시실을 만들어 보여주네요.

그리고 그곳에서 출토된 유물을 따로 모아 진품이나 모조품을 보여주는 장소로 박물관이라 하여

지하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하에 만든 박물관은 오직 상나라 시기의 유물만 모아 보여준다고 하네요.

 

위의 지도는 상나라의 초기, 중기 그리고 후기시대의 분포지역을 나타낸 지도입니다.

상나라는 문자로 기록된 나라 중 제일 오래된 중국의 나라 이름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그 나라의 위치가 우리 서해에서 가까운 산동성에서 시작했다는 말은

의미 있는 말이 아닐까요?

 

원래 상나라는 지금 산동성 공자의 마을 곡부에 도읍을 정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20대 왕인 반경이 기원전 1.300여 년 전 이곳 소둔마을인 은허로 도읍을

이전하며 여기가 발전한 곳이라 합니다.

그러니 수도이전이라는 천도로 봐야 하겠네요.

바다가 가까운 지역에서 처음 나라가 만들어졌고 점차 중원으로 옮긴 모양이네요.

이미 이때부터 물관리를 했나 봅니다.

규모와 관리도 대단했나 봅니다.

 

그 후 이곳에서 12명의 왕이 255년간이나 다스렸다 하니

상당히 오랜 세월을 권력을 유지했다는데 사실 중원에서 일어난 정권이 200년을

넘긴다는 일은 중국에서는 제법 오래 유지된 정권이잖아요.

 

은허유적지는 크게 셋으로 분류한다 합니다.

오늘 우리가 보는 궁전종묘유지(宮殿宗廟遺址)가 있습니다.

이 부근에서 발견된 유적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제일 중요한 곳이죠.

 

은허왕릉유지(殷墟王陵遺址)라고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곳은 은허박물관의 북쪽에 떨어져 있네요.

나중에 그곳도 구경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원하의 북쪽에 있다는 원북상성유지(洹北商城遺址)라고 있답니다.

바로 소둔촌인 은허유적지의 북쪽을 흐르는 강이 원하라는 강이죠.

 

은허유적지는 2006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죠.

지하로 내려가는 길에는 시대별로 연대를 표시한 장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상나라부터 시작해 1911년 산해혁명까지의 연대를 기록했네요.

연대를 기록한 곳이 끝나는 지점에는 작은 연못을 만들고 그 안에 이곳의 자랑인

갑골문의 형상을 만들고 금붕어를 키웠습니다

 

역시 은허박물관의 슈퍼스타는 갑골문인가 봅니다.

그것도 떼거리로 출토된 갑골문의 구덩이 말입니다.

이게 모두 용골이라는 한약재의 이름으로 사람 뱃속으로 사라질 뻔했다고 했나요?

 

갑골문은 중국 최초의 문헌기록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 갑골문이 중국의 역사를 바꾼 장본인이지요.

그러니 전설 속으로만 존재했던 중국 역사의 시작이 그 시기를 앞당긴 셈이겠네요.

 

은허박물관은 대읍상청(大邑商廳), 청동청(靑銅廳), 옥기청(玉器廳), 갑골문청(胛骨文廳),

특전청(特展廳)의 다섯 가지 주제로 분류되어 있으며, 600여 점의 문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기 멋진 술잔 하나가 보입니다.

청동굉(靑銅觥)이라는 이름의 술잔입니다.

당시 이미 이런 호화로운 술잔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말은 당시 그들의 음주 문화가

얼마나 발달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네요.

너무 무거워 술을 마신다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위의 사진은 이런 문양을 만들 때 사용한 거푸집입니다.

굉을 만들 때 사용한 거푸집이네요.

그때가 언젠데 이런 청동문화가 발달했나 모르겠습니다.

 

역시 이 박물관 안에는 이 동네에서 제일 자랑하고 푼 사모무정(司母戊鼎)이라는

대형 청동 솥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사모무정은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굴된 유물 중 가장 큰 청동 솥이라는 명예를 안고 있는데

여기의 기록을 보면 정(鼎)의 높이는 133cm이며, 길이는 111cm, 넓이는 78cm이고,

무게는 875kg이라 합니다.

크하! 1톤에 가까운 무게입니다.

 

묵직한 무게감에 신비한 도안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솥의 몸체와 다리는 함께 만들어졌고, 귀 부분은 따로 만들어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솥 몸체의 기본 문양은 용이 일으키는 천둥 무늬를 사용하였으며, 기룡(夔龍) 무늬를

곁들였고 이 문양은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토기나 고려청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문양이라 합니다.

여러 마리 용이 서로 꿈틀거리며 얽힌 바로 그런 문양을 말합니다.

 

솥의 귀 부분에는 기어오르는 호랑이가 새겨져 있으며, 솥의 양쪽에는 물고기와 작은 용이

조각되어 있으며 그리고 네 개의 다리에는 상나라에서 자주 사용했던 문양인 도철(饕餮)이라

부르는 짐승의 얼굴을 한 문양을 새겼습니다.

도철이란 중국 신화에 나오는 사흉(四凶)의 하나로 용의 아홉 자식 중 하나로 야만적인 성격에

엄청난 식성을 지녔고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는 군림하고 강한 자 앞에서는 비굴하게

굽실거리는 그런 짐승이랍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소나 양의 뿔처럼 생긴 저런 무늬가 바로 도철문이라고 한다는군요.

 

솥의 안쪽 벽면에는 사모무(司母戊)라는 세 글자가 새겨져 있으며, 고증에 따르면 상나라

후기에 국왕 무정(武丁)의 아들이 자신의 모친인 무(戊)를 위해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무정의 아들은 정말 효자였나 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에 그때까지 세상에 없던 대형 솥을 만들어

"어머니를 그리며"라는 글을 새겼네요.

아닌가요?

죽은 어머니에게 밥을 해달라고 하는 의미로 솥을 만들었나요? 

좌우지간 그런 글이 새겨져 있기에 이 청동 솥은 사모무정이라고 부른다 합니다.

 

카메라를 위로 올려 내부도 찍어보았습니다.

1939년 3월 안양의 무관촌에서 발굴되었는데 한참이 지난 1984년에서야 이곳이

바로 상나라 왕의 대묘로 밝혀진 곳이라 합니다.

 이 솥은 정말 파란만장하게 옯겨 다녔다 합니다.

1936년부터 1946년까지 이 부근인 무관촌에 살던 오배문이라는 사람이

자기 농가에 숨겨두었다 합니다.

왜?

엿 바꿔먹으려고?

 

1946년부터 1947년에는 안양시에서 회수해 안양현고물회원 안에다 전시했다고 하네요.

1947년에는 하남성 신시앙에 주둔했던 국민당 31야전 사령부에서 보관했다네요.

1959년 중국 역사박물관에 다시 옮겨 전시하다가 2005년 드디어 기나긴 방랑을 끝내고

안양으로 다시 돌아와 지금 이 자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위의 청동솥은 부호묘에서 나온 사모신정이라는 솥입니다.

 

제작 당시에는 24개의 조각으로 만든 4면의 거푸집을 만들어 제작했나 봅니다.

당시의 기술로 이 정도의 대형 솥을 만든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최고의 기술을 지닌 장인 수십 명이 함께 제작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합니다.

주성분은 구리고 소량의 주석과 납으로 만들었고 아주 미량의

다른 성분으로 이루어졌다 합니다.

은허로 옮겨져 이곳에 전시했다는군요.

 

웬 개뼉다귀냐고요?

여기는 인골만 묻혀있는 게 아니랍니다.

개도 묻혔기에 개뼉다귀가 보이지요.

 

여기 상나라 시대의 무척 아팠던 한 사내를 만나보겠습니다.

물론 두개골만 남은 사내입니다.

이 사내는 네 군데나 두개골에 상처가 난 사내랍니다.

전두골 가운데에 정면으로 도끼를 맞은 자국이 있고 두정골에는 두 개의 상처가 있습니다.

그리고 코뼈 바로 위를 또 날카로운 흉기를 맞아 뼈가 깨졌고 왼쪽 머리뼈를 보시면

완전히 박살이 날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었네요.

아래는 화살촉도 보이네요.

치아의 마모상태로 보아 20대 초반일 것 같다고 하네요.

 

우쒸~ 이 사내는 전투 중 적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받고 아주 많이 다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었습니다.

적은 "나는 한 놈만 패!"라고 이 사내만 도끼로 공격했나 봐요.

이때도 사람 죽이는 무기는 아마도 최신무기로 개발되었나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은허박물관은 중국의 다른 박물관에 비해 전시물이 그리 화려한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역사로 치면 여기를 따라올 박물관이 없지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역사의 중요성은 어느 곳에 비해 절대로 뒤떨어지지 않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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