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기(妲己) 이야기 10 - 소귀에 경 읽기.

2012. 10. 2. 08: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여인 열전

태사 문중이 제시한 열 가지가 시행되면 상나라는 다시 예전처럼 강한 나라가 되어

군주국으로 지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정말 상나라가 당장 시작해야 할 일만 나열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달기나 주왕에게는 살맛 나는 세상은 끝이 나고

지옥과도 같은데 어쩌란 말입니다.

 

주왕과 달기 입장에서는 이런 글을 보면 또 새로운 일이 생각나며 얼굴에는 미소가 떠오르고

입에는 군침이 도는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입니까?

눈에 또 다른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러니 주왕이 볼 때 하고 싶은 일만 하지 말라고 하고 하기 싫은 일만 골라서 하라고 합니다.

특히 달기를 어쩌라고?

달기만큼 정숙하고 현명하고 덕망을 갖추고 있는 여인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있다면 나와 보라고 하세욧!!!!

주왕이 볼 때 말입니다.

달기 없는 세상은 김 빠진 맥주요, 단팥 없는 찐빵이 아니겠어요?

 

 

주왕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라 잠시 머뭇거리자 태사가 재차 또 들이댑니다.

"황후께서 대왕을 미혹하여 참혹한 형벌을 만들었으니 귀신도 노하여 한을 품고 있으며 혼령들도

그 한을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서 황후를 내치시어야 귀신들도 기뻐하며 마음의 한을 풀어 편안하게 눈을 감을 것입니다.

죽은 귀신 한을 풀어준다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귀신 한 때문에 내가 한 많은 귀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속히 뼈에 사무친 원한을 풀어주시고 간신배 비중과 우혼을 참수하시어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고

그리하시면 조정은 저절로 맑아지기에 이제 상 나라가 다시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저런...

네가 아주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그러나 주왕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입니다.

그럼 주왕이 소란 말입니까?

 

그래도 듣고 보니 주위에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는 게 심상치 않습니다.

이럴 때는 들어주는 척하는 아량도 필요하지요.

나중에 따로 잡아들여 주리를 틀지언정...

 

그래야 덕망이 있는 군주라는 이야기를 듣잖아요.

그래서 태사에게 좋은 말이라 하고 일단 한 가지는 들어줍니다.

여기서 주왕이 한 가지를 들어주었다는 말은 나중에 한 가지 이상의

중요한 목을 가져갈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비중과 우혼이 태사에 무례한 짓을 해 옥에 갇히기는 했지만,

태사가 다시 원정을 떠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두 사람을 석방합니다.

이에 미자가 나서 죄인을 풀어주는 것은 불가하다고 간언 했으나 원래 죄가 없는 사람을

가두었다 풀어 주는데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하는 바람에...

 

얼마나 정확한 판단입니까?

잘못이 없는 사람을 가두는 일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맞습니다.

억울하게 갇히는 사람은 없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잖아요.

100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누명을 쓰게 할 수 없다는

고귀한 정신승리입니다.

 

이렇게 되면 달기와 두 남자의 환상적인 간신 트리오가 조정하는 대로 주왕은 움직이게 됩니다.

이제 더는 주왕에 기대한다는 일은 소용없는 일로 보입니다.

기대한다고 했다가는 그 사람이 새로운 형벌의 연구대상이 될 테니까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