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지하 운병도(運兵道)

2014. 8. 4.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보저우(亳州)는 역시 한약재가 유명한 도시라 하네요.

중국 3대 약재시장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바로 중국에서뿐 아니라 동양권에서는 유명한 화타의 고향이

바로 여기이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화타가 여기 태어났다고 해도 한약재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외과의지만,

이곳 상인은 화타를 한약재 홍보대사로 내세워 한약시장을 키웠나 봅니다.

 

 

그러나 한약재 시장이 어디 있는지 몰랐고 찾아간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바람에

나중에 보저우를 떠날 때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가며 그 시장 앞을 지나쳤기에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바로 기차역 앞으로 난 길을 조금 내려가면 있었고

그 건너편으로 두 번씩 오르내렸는데...

 

우선 아래 지도를 보시면 보저우 시내에서 어느 정도 구경할 관광지가 모두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처음 조조 운병도를 갈 때는 거리를 몰라 버스를 타고 갔지만,

그다음부터는 모두 걸어 다니며 구경했습니다.

워낙 작은 도시라 걸어 다니며 보셔도 충분한 곳입니다.

 

 

위치는 기차역 광장에서 앞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큰 사거리가 나오는데

그 사거리 오른쪽에 조조 공원이 있고 사거리 조금 못 미쳐 왼쪽으로 화타 동상이

보이고 그 뒤가 한약재 시장이더군요.

만약, 보저우에 가실 기회가 되시면 위의 지도를 참고하시어 화타의 고향에 있는

약재시장은 꼭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한 블록 정도라 기차역에서 걸어가셔도 될 정도로 가깝습니다.

 

그다음 조조 운병도와 화조암은 가까이 있고 하희루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조조가 태어났던 고향인 위무고리는 골목 안에 있고 지금은 남은 게 거의

없어 동네 입구에서 근무하던 교통경찰 조자 위무고리를 물어보자 알지 못하더군요.

 

 

동네를 다니다 보면 이렇게 한약재를 담아 둔 주머니를 쉽게 볼 수 있네요.

역시 화타의 고향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 동네는 그냥 돌아다니기만 하면 저절로 이런 약재냄새에 취해 아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아픈 사람이 보저우에 와 걷기만 해도 모두 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랬나요?

하루를 지나자 울 마눌님의 몸살기가 많이 좋아졌어요.

 

 

오늘은 조조 운병도(曺操運兵道)라는 곳을 구경하렵니다.

기차역 광장을 중심으로 운병도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기차역 오른쪽 도로로 가

3번 버스를 타면 바로 운병도 입구까지 갈 수 있습니다.

우선 역 광장에 있는 버스를 타면 보저우에 있는 대부분의 관광지를 갈 수 있네요.

 

 

조조 운병도란 조조가 군사를 몰래 움직이기 위해 구축했다는 지하통로입니다.

그러니 성 안팎으로 연결하여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몰래 드나들 수 있는 일종의 개구멍?

이곳은 군사를 비밀리에 이동하기 위한 땅굴입니다.

조조가 음흉해 그랬을까요?

 

 

버스 기사에게 조조 운병도라는 글을 써서 보여주니 내리는 정류장에 도착하면

친절하게 알려주고 길을 건너가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성조 때문에 굳이 중국어를 하려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중국어를 제대로 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우리 같은 사람은 아무리 말로 해도

알아듣는다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가장 쉬운 게 글로 써 보여주거나 지도로 보여주는 게 제일 잘 통하더군요.

 

 

이 마을은 조조 판입니다.

조조가 후손을 먹여 살리나 봅니다.

자 이제부터 차오차오 잔머리의 결정판인 지하 운병도를 구경합니다.

입구는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건너편으로 가야 합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조조 운병도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 곳입니다.

생각보다 입구가 무척 작습니다.

매표소 입구에는 한자 ‘조(曺)’ 자가 적힌 깃발이 걸려있네요.

 

 

보저우에 있는 관광지 입장료를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이렇게 여덟 군데를 모두 들어가는 연표가 정상가격은 210원인데 100원에 판다는 말입니다.

각각의 표만 끊어서 선별적으로 들어갈 수 있고 연표를 끊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경구는 반표가 있지만, 연표에는 반표가 없기에 모두 들어가지 않고

몇 곳만 들어가시려면 연표가 오히려 비싼 셈입니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연표를 끊어 고정 주문화 박물관을 들러보세요.

옛날부터 황제에 진상했던 술을 만들던 곳이라 하고 시음도 무료로 한다고 하더군요.

 

 

지하 운병도로 들어가는 매표소가 있고 이곳으로 들어가 지하통로를 따라

한참 헤매다 보면 나오는 출구는 사거리 건너 다른 곳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러니 입구와 출구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지하 운병도 안에 들어가면 왜 일방통행으로 입구와 출구를 달리 만들었는지

저절로 알 수 있습니다.

 

 

지하에 만든 운병도의 길이가 발견된 길이는 모두 8km나 되지만,

관광객에게 공개되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만약, 모두 공개해 관광객이 들어가면 아마도 하루 만에 보고 나오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이곳 조조 운병도를 지하 장성이라고 부른다 합니다.

이제 지하 장성으로 내려갑니다.

 

 

울 마눌님은 들어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지하는 취미가 없답니다.

덕분에 혼자 안에 들어갔으나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더군요.

습하고 지하 특유의 냄새도 나고...

 

 

지하에 들어가 있는 동안 이곳에 구경하러 온 관광객을 한 사람도 볼 수 없어

혼자 어두컴컴한 곳을 출구도 모른 체 돌아다니다 겨우 빠져나왔으나 나온 곳이

알지도 못하는 곳이라 다시 처음 들어간 입구로 찾아오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8km 운병도 중 외부에 공개된 것은 현재 약 800m 정도라 합니다.

전체 길이의 딱 부가가치세 정도네요.

 

 

전체의 십 분의 일에 불과한 구간이었지만, 운병도의 가치는 대단하다고 봐야 할

것이고 만약, 모두 공개한다면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이 많기에

모두 공개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1900년 전 만들어진 지하 요새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안에 들어가면 워낙 좁은 곳이라 다시 돌아 나올 수 없고 무조건 못 먹어도

고를 외쳐야 하며 한 사람이 지나가기도 어려운 곳이 여러 곳에 있더군요.

낮아서 머리를 숙여야만 통과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좁아서 몸을 옆으로 돌려야만

지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지하 운병도는 지하 2~5m 깊이에 만들어졌으며 총 길이가 무려 8km에 달해

지하 장성(地下長城)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조금 전 우리가 버스를 내려 걸어온 길 아래로 운병도가 뻗어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밝아 보이지만, 실제는 플래쉬시를 들고 다닐 정도로 어둡습니다.

이런 때를 대비해 우리는 늘 배낭에 플래시를 넣어가지고 다닙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일반 관광객을 알 수 없네요.

이게 군사비밀이라 모두 공개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은밀한 지하 통로더라도 숨은 쉬고 살아야 할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사진처럼 통기공을 만들어 밖의 공기가 들어오게 한 곳도 있습니다.

 

 

보저우의 도로 이름은 역시 조조의 고향이라 조조와 연관된 이름이 많습니다.

위무(魏武) 광장이라는 곳도 있고 위무 대도(魏武大道)나 건안로(建安路) 등이 눈에

띄는데 역시 조조가 태어난 곳이기에 조조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나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조조 운병도 안에 들어와 보니 아무도 없습니다.

혼자 컴컴한 곳을 돌아다니려니 기분이 상쾌하지는 않습니다.

나가는 길조차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여기에서 100년 동안 헤매는 거 아닙니까?

100년이 아니고 1.000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음습한 운병도 지하에서 조조라도 만나면 사인이라도 받아볼까 합니다.

내일도 운병도 안을 구경하며 특이한 모습을 살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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