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6.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2012년 11월 12일 여행 25일째
오늘은 러산 다푸라는 낙산 대불(乐山大佛)을 보기 위해 러산시로 갑니다.
낙산 대불은 지금까지는 세상에 제일 큰 대불로 알려졌습니다.
디따 크게만 만들면 불심이 깊어지는 겁니까?
좌우지간 중국은 뭐든 크게 만들려는 생각이 많은 민족인가 봅니다.
이곳은 TV를 통해 우리에게도 여러 번 알려졌기에 그리 신기하지는 않지만, 여기 청두까지 와서
낙산 대불을 보지 않고 간다면 그 또한 우리나 부처님이나 모두 섭섭한 일이 아니겠어요?
이곳에 또 올 계획이 있다면 모를까...
좌우지간 삼국지 기행이라고 제목을 달았지만, 전혀 관련없눈 곳아 더 많습니다.
오늘은 우선 낙산 대불부터 구경하렵니다.
청두의 아침이 밝아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봅니다.
아직 어두움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아침은 어김없이 이곳 청두에서도 찾아오네요.
왼쪽에 버스 지붕이 보이는 게 청두에서 그 유명한 신남문 터미널입니다.
청두는 큰 도로를 따라 지하철 공사가 한창인가 봅니다.
청두 뿐인가요?
오늘의 중국은 아무리 오지라도 공사판인걸요.
낙산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지 못하기에 아침 7시 반경에 일찍 숙소를 나섭니다.
아침은 죽과 만두로 요기하고 점심 대용으로 빵과 과일을 사서 배낭에 넣었습니다.
우리는 늘 배낭에 비상식량을 채우고 다닙니다.
만약, 이동하는 데 시간이 없거나 식사가 마땅하지 않을 때는 그냥 빵과 과일로 끼니를 때우고
다녔는데 그러나 보니 함께 한 친구가 무척 고통스러운가 봅니다.
그 친구는 맛난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식도락가이거든요.
우리 부부는 반대로 음식에 대한 갈망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서로 이렇게 한달 이상을 함께 여행하며 다녀도
별로 싸우지 않고 다닐 수 있나 봅니다.
청두에서는 숙소를 어제 정했고 낙산 대불, 도강언, 무후사를 모두 하루씩 당일로 다녀오고 그 뒤
구채구, 황룡으로 이동해 3박 4일 여행을 한 후 다시 청두로 돌아와 충칭으로 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는 구채구를 먼저 다녀온 걸로 했습니다.
물론, 충칭으로 갈 때 근처에 있는 다주(大足 :대족)석각이라는 곳도 들렀다 가렵니다.
함께 온 친구도 이곳 청두에서 우리와 같이 움직이기로 하고 다만, 삼국지 기행에 별로 관심이
없기에 우리가 무후사로 가는 날은 아미산을 혼자 다녀오기로 정했습니다.
오늘이 11월 12일이니 15일 구채구로 들어가 밤에 잠을 자고 16일 구채구 경구로 들어가면
구채구 입장료가 220원에서 80원으로 내려간답니다.
며칠 사이에 입장료가 반 이하로 내려간다면 이 시기에 구채구로 가실 분은 참고가 되겠네요.
중국의 입장료는 정말 환장하리만큼 비쌉니다.
그래도 유명관광지에는 오늘도 미어터질 정도로 관광객이 밀려 들어갑니다.
러산행 버스를 8시 35분 출발하는 차를 탑니다. (48원/1인)
버스표를 자세히 보면 재미있습니다.
좌석은 不定이라 썼으니 물론 아무 좌석이나 앉으면 됩니다.
수시로 출발하는 버스라 딱히 출발시각도 없습니다.
다만, 오늘 산 표는 오후 4시 이전에만 타면 되는 승차표입니다.
그러니 신남문 터미널에서는 미리 표를 예매할 필요도 없다는 말이네요.
이 말은 "니 마음대로 하세요!"라는 말이 아닙니까?
버스 기사는 고속도로를 달리며 계속 담배를 피우고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심지어는 보온병을
한 손으로만 여닫으며 물까지 마시며 달립니다.
얼마나 내공이 깊어 그러나 모르겠지만, 운전할 때는 그런 일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승객의 안전이 제일 아닙니까?
무슨 묘기대행진도 아니고 말입니다.
안전불감증인가요?
제일 앞 좌석에 앉아가는 佳人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며 운전합니다.
버스 기사도 니마음대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교통문화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아직도 한참을 더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제일 앞자리에 앉아 가다 보니 불안해 죽겠습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차만 타면 늘 깊은 잠에 빠지는 친구가 부럽습니다.
아직 佳人의 믿음이 약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세계 제일의 나라가 된다는 일은 아직 요원한 일인가 봅니다.
그동안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처럼 보이네요.
버스는 2시간을 고속도로로 달려 10시 30분에 러산시에 도착하는데 터미널에 들어가기 전
시내 진입지점에 차를 세우더니 여자 한 사람이 버스에 올라 뭐라고 하니
여행자 몇 사람이 그 여자를 따라 내립니다.
우리는 중국어를 하지 못해 무슨 말인지 몰라 내리지 않았지만, 그게 호객행위였나 봅니다.
그러니 낙산 대불을 들어가는데 단체로 들어가며 아마도 그 여자가 따라가며 가이드를
해주는데 중국의 관광지에서는 그런 호객을 통해 인원을 모으고 경구 안을 돌며
설명해주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중국어를 모르는 우리는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지만...
그러나 호객행위를 한 사람에게도 무슨 이익이 있으니 그리할 겁니다.
잘못 따라가다가는 더 많은 돈을 내고 동방불도라는 다른 곳까지 본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터미널까지 온 후 버스를 내리니 또 여기저기서 삐끼가 부지런히 호객행위를 합니다.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작정했기에 못들은 체하고 바로 터미널 옆에서 출발하는
13번 시내버스에 오릅니다.(1원/1인)
말은 못들은 체 했다고 하지만, 사실 알아듣지 못했다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시내버스 타는 곳을 알려준 여자가 따라 타더니만, 자꾸 뭐라고 합니다.
말을 알아듣지 못해 무슨 말인지 몰라 그냥 앉아있었더니
낙산 대불 입구를 지나쳐 내리라 합니다.
위의 버스 정류장 안내판에 보이는 왼쪽 샤오빠(肖坝 : 초파) 터미널에서 타서
낙산 대불 북문에 내리면 되는데...
우리를 내리라고 한 곳이 동방불도라는 곳입니다.
그곳에 바로 동방불도로 들어가는 입구였네요.
오늘도 동방불도의 부처님이 삐끼를 동원해 버스 터미널로 내보내
불쌍한 중생을 많이 찍어오라고 하셨나요?
사바세상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깨달음을 주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시나 봅니다.
동방불도를 들어가려면 입장료로 70원이나 더 내야 한다고 하네요.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낙산대불을 보기 위함이지 동방불도가 목적이 아니기에 생략합니다.
위의 지도를 보시면 파란 점 두개가 보이는데 왼쪽이 낙산 대불로 들어가는 입구고
제일 위의 파란 점이 동방불도 정류장입니다.
그러니 개인으로 가실 분은 왼쪽에서 내려 아래를 따라 오른쪽으로 천천히 걸어 구경하고
제일 오른족으로 가시면 다시 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우리는 내리지 않고 버스 기사에게 러산다푸만 외치니
이번에 버스를 유턴하여 왔던 길로 다시 갑니다.
세상에...
넓은 대로를 그냥 무단으로 유턴해 반대편으로 왔던 길을 다시 달립니다.
조금 전 지나친 입구에 오더니 우리보고 내리라 하네요.
중국은 정말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시내버스가 다시 유턴해 지나친 정류장으로 와 다시 내려주네요.
저 위의 지도에 파란 점이 버스 정류장인데 북문 입구를 지나쳐 동방불도까지 갔다가
다시 유턴하여 되돌아와 내렸습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우리가 원했던 낙산대불 정문에서 내렸는 걸요.
아침부터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은 중국이니까 하는 일일 겁니다.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또한 아무리 가까운 이웃이라도 문화가 다른 곳이기에 그럴 겁니다.
대불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8분입니다.
입장문표는 90원이고 우대표는 50원입니다.
우리는 여권 복사본을 내밀고 반표를 달라고 하니 우리보고 대만인이냐고 묻는 것 같아
못 들은 척 했더니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더니만 일반표 한 장과 반표 두 장을 줍니다.
사실 못 들은 척 한 게 아니라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표를 파는 곳의 안내판을(위 사진) 찍어둔 사진을 자세히 보니 우대표는 학생과
노인인데 중국 국적과 홍콩, 마카오와 대만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일이고
한국인에게는 해당하지 않네요.
사진을 확인한 시각은 이미 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어쩌겠어요.
다시 낙산대불로 가 돈을 돌려줄 수도 없고 말입니다.
낙산대불은 이상한 규정을 만들어 놓고 자기들끼리 헷갈려 하는 것 같네요.
부처님이 중국 민족만 깎아주라 했어욧!!!
다음에 이곳에 가시는 분은 무조건 여권을 디밀고 "반피아오~"만 크게 외쳐버리세요.
헷갈리게 말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중국의 부처님은 자비롭지 못한가 봅니다.
어찌 중화민족만 반값으로 우대해준답니까?
편 가르기 하자는 거지요?
한국의 부처님에게 꼬여바쳐버릴까 봅니다.
낙산대불의 부처는 크기는 커도 속은 좁네요.
디따 크게만 만들면 뭐한데요?
이렇게 자국민과 인근 지역의 같은 민족만 우대하고 다른 나라 사람은 차별대우하니까요.
부처가 어디 중국이라는 나라에만 깨달음을 주나요?
부처님~ 너무 그러지 마세요.
佳人은 부처님을 믿지 않지만, 친구는 아주 믿음이 강한 친구입니다.
한국에 돌아가 한국 부처님에게 꼬여바치면 어쩌시려고 그런 일을 하세요?
국제적으로 망신당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 왼쪽 제일 위를 보시면 낙산대불 입장료는 낙산대불만이 아니고 오우사와
마호애묘까지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입장권이기에 혹시 그곳까지 보시려면
표를 버리지 마시고 보관하셔야 합니다.
북문을 들어와 우선 희생 미륵부터 봅니다.
그다음 능운사를 구경하고 낙산대불 순으로 돌아보렵니다.
그다음 어촌으로 가 그곳에 있는 아주 오래된 석굴 무덤인 마호애묘를 구경하고
건너편 산에 있다는 오우사라는 절도 찾아가 구경하겠습니다.
어차피 오늘 하루를 여기서 보내고 가야 하니까요.
희생(喜生) 미륵 동굴은 능운사 해음사 경내에 있습니다.
석굴을 깊게 파고 그 안에 미륵불을 만들었는데 시기가 최근인 민국 시대에 만든 것으로
원래 만들어진 동굴 안에 미륵불을 만들었고 그 형태는 동한 시대의
애묘(崖墓)의 모습을 갖추고 있답니다.
희생 미륵불은 불교경전 중 염사희생(厭死喜生)이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라 하네요.
특히 이 지방은 옛날에 무덤을 바위를 뚫고 안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방을 만들고
그 안에 묘를 안치하는 아주 기이한 장례풍습이 있었다 합니다.
그런 풍습을 애묘(崖墓)라 한다고 하네요.
여기서 佳人은 애묘라는 특이한 장묘형태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내일부터 낙산대불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시비도 걸고 투정도 부리며 구경하려고 합니다.
물론, 혼자만의 엉뚱한 생각으로 말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 문 위에 당래신세(當來神世)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의 의미는 "내가 지금 행하는 모든 행위는 미래의 내 삶의 행복의 씨앗이다." 라는
말이라 합니다.
뭐 불교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네요.
그러면 덜수 처럼 나쁜 일만 하고 살았던 佳人은 불행의 씨만 뿌렸단 말입니까?
당래신세(當來神世)라는 말을 간직하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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