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원군 열전 1-애첩의 목을 자른 사내

2012. 8. 24. 08: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평원군은 조나라 공자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은 조승으로 여러 공자 중 가장 똑똑했다고 합니다.

빈객을 좋아해 그의 밑으로 수천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세상은 재력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경쟁적으로 빈객을 후대하였기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합니다.

평원군은 세 차례나 재상 자리에 물러났다가 세 번 복귀를 한 인물이라 합니다.

 

이 말은 늘 물러났다가 신장개업하듯 다시 복귀했다는 말이 아닐까요?

아닌가요?

회전문처럼 나갔다가 다시 돌아들어 온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사마천도 그를 '새가 하늘을 높이 날 듯 이 혼란한 세상 속에서 능력과 지혜가 빛났던

품격 높은 공자였다.'라고 극찬을 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되겠어요.

 

그에게는 이런 일화가 있다는군요. 

그가 살던 집 부근 민가에 구루병을 심하게 앓아 다리를 저는 사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평원군의 애첩이 다리를 절며 물을 길어 가는 이웃집 그 사내의 모습을 보고

소리를 크게 내며 웃었답니다.

 

이튿날 그 사내는 평원군을 찾아와 "저는 공께서 사람을 소중히 여겨 멀리서도 선비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첩보다는 바른말을 하는 사람들을 우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불행하게도 구루병에 걸려 고생을 하는데 공의 첩이 저를 내려다보고 비웃었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비웃은 첩의 머리를 얻어 가고자 왔습니다."

 

정말 너무하십니다.

물론 웃은 것은 잘못이지만 머리를 달라고요?

사실 평원군의 이웃에 사는 민초가 감히 평원군에게 애첩의 목을 달라는 이런 말을 했을까요?

사마천이 쓴 사기는 사기에 가까운 글이 아닐까요?

뉘 안전이라고 애첩의 목을 달라고 했을까요.

웃었다는 이유로 사람의 목숨을 달라는 이런 이웃을 만나면 무척 힘들게 살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애첩에 있는 게 아니라 평원군 자신에 있었습니다. 

평원군은 웃으며 "좋다!"라고 그 자리에서 바로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는 그가 돌아간 뒤에 "별 이상한 녀석도 다 있군... 한 번 웃었다고 나더러 첩을 죽이라고?

이건 너무 심한 요구가 아닌가?"라고 하고는 끝내 첩을 죽이지 않았답니다.

아마도 백이면 백 사람 모두 평원군이 했다는 이런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그러나 죽이지도 않을 약속은 왜 했을까요?

차라리 그 자리에서 대신 사과라도 하며 애첩을 야단을 치겠다고 했으면

사람 목숨 정도는 쉽게 건질 수 있었을 텐데...

 

비웃었는 이유 하나만으로 목숨을 내놓으라는 사람이나 그 자리에서 쉽게 그러마 하고

하는 사람 모두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아닐까요?

중국인은 이렇게 사람 목숨을 놓고 쉽게 약속하나요?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의 빈객들이 점차 떠나더니 반수도 남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여 그 이유를 물으니 한 사람이 "공께서 절름발이를 비웃은 첩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선비들은 공께서 여색을 좋아하고 선비를 천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공께서는 그 사내에게 '좋다'라고 약속까지 하셨습니다."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또 빈객은 왜 떠나갑니까?

중국은 왜 이렇게 모두 이상한 행동을 단체로 하는 겁니까?

 

평원군은 당장 첩의 목을 베고 직접 그 사내의 집에 그 목을 바치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 후 다시 그의 집에는 빈객들이 모여들고 예전처럼 수천 명의 선비가 북적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좋다!"라고 했으면 자신이 책임져야지 왜 남의 말을 듣고 생명을 빼앗는 일을

혼자 결정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애첩의 목숨이 파리 목숨입니까?

설령, 잘못된 약속을 했더라도 사람 목숨을 이리도 쉽게 빼앗을 수 있습니까?

 

아니...

그렇다고 웃었다고 사람의 목숨을 마음대로 빼앗는다는 게 가능했을까에 대해 의심이 가는

일이지만, 사마천은 이렇게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도 않았던 일을 당당하게 후세에 남겼답니다.

 

다음에는 다른 일화를 찾아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