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의 사공자 5-맹상군, 시도지교(市道之交)

2012. 8. 23. 08: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진나라 왕은 풍환이 세 치 혀로 놀린 일로 기쁜 나머지 수레 10대에 황금을 가득 실어

맹상군을 맞이하러 보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싣지 않은 풍환의 수레가 먼저 제나라로 들어갔고 왕을 만나

진나라 왕에게 한 말을 똑같이 리바이벌합니다.

 

그리고 "지금 진나라에서 수레 10대가 황금을 싣고 온다니까요?

일단 확인해 보시라니까요?

빨리 진나라 수레가 맹상군 집에 도착하기 전에 재취업 서류에 도장을 찍으셔~

아마도 재취업 조건은 예전 연봉보다 더 생각하셔야 가능할 겁니다."

 

"알았쪄!" 하고는 예전의 봉읍보다 1천 호를 더 얹어 주는 조건으로 맹상군을 다시

스카우트하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요즈음 취업이 어렵다 하지요?

청년 백수가 얼마니 하는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이제 직장도 다시 생겼겠다, 연봉도 먼저보다 더 올랐겠다.....

 

맹상군이 백수가 되었을 때 모두 떠났던 빈객들을 풍환이 다시 불러들이려고 하자

맹상군은 조금 기분이 언짢습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 떠난 빈객을 바라보며 한없이 서러웠거든요.

그런데 나를 버리고 떠난 빈대를 다시 불러들이겠다고요?

 

맹상군이 탄식하며 "내가 지난날 손님을 좋아해 접대를 소홀히 하지 않아 한때는

3천 명이 넘는 빈대들이(죄송합니다. 빈객이라고 해야 하지만, 속에 늘 빈객을

빈대라 생각했기에 무심코 나온 말입니다.) 바글거린 것을 풍환도 알 것이오.

내가 잘렸다고 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인사 한마디 없이 떠났소.

그런 그들이 내가 재상에 컴백했다고 나를 다시 찾아오겠소?

설령 그들이 다시 이곳을 기웃거린다면 나는 그들 얼굴에 침을 뱉어 망신을 주고 싶소."

 

이 말을 훗 날 시도지교(市道之交)라고 한답니다.

사귐에도 도가 있는데 시장의 장사치와 같이 이익이 있으면 모이고 이익이 없으면 헤어지는 그런

시도지교는 진정한 사귐이 아닙니다.

 

요즈음 우리나라 정치판도 서로 득이 된다고 모였지만,

뒤로 호박씨만 까다가 들통이 나자 서로 헤어진다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풍환은 돌아가려다가 다시 말고삐를 매어 놓고 맹상군에게 넙죽 절을 합니다.

"풍환께서 빈객들을 대신해 왜 제게 사과하는 겁니까?"

"그것이 아니고 공의 말씀이 이치에 어긋나기에 절을 하는 겁니다."

이치에 어긋나면 중국에서는 절을 합니까?

佳人도 헷갈립니다.

 

"사물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이치가 있고 일에는 당연히 그렇게 되는 도리가 있습니다.

공은 그것을 알고 계십니까?"

알긴 뭘 압니까?

그러니 맹상군이 멍하고 쳐다보지요.

"어리석어 풍환의 말하는 의미를 통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또 풍환이 한참을 설명합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죽기 마련입니다.

이는 사물의 정해진 이치입니다.

돈이 많으면 친구가 많고 돈이 없으면 친구가 멀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공은 아침에 시장으로 가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습니까?

이른 아침에는 서로 어깨를 맞대며 앞다투어 들어가지만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면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데 이는 아침을 좋아하고 저녁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저녁에는 원하는 물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이 재상의 자리를 잃자 많은 빈객이 떠나갔다고 해서 공을 싫어해서가 아니 오니

선비를 원망하고 손들의 출입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바라옵건대 예전처럼 빈객들을 잘 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말은 '너 그러면 속 좁은 쪼다야~'라는 말입니다.

 

맹상군이 거듭 인사를 드리며 말합니다.

"풍환 선생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어찌 제가 감히 선생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설 땅에는 이웃 나라와는 달리 난폭한 젊은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맹상군이 천하의 협객과 무뢰한들을 60만여 호나 불러들였기 때문이라

하며 이 모든 일이 맹상군으로 말미암아 생긴 일이오니 스스로 해결하시지요."

하며 풍환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났다 합니다.

 

아니군요?

한마디 더 하고 떠나야지요.

뭐라고요?

"장검아~ 인제 그만 떠나자, 이곳에서는 더는 할 일도 없겠구나~"

 

이로써 맹상군 이야기는 끝을 냅니다.

재미도 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쓰고 보니 맹상군 열전이 아니라 풍환 열전인 듯합니다.

맹상군보다 풍환이라는 사람이 더 폼이 납니다.

나 원 참!!!

 

다음에는 평원군이나 곁눈질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