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의 마을, 에사우이라

2024. 3. 15. 04:00모로코 여행기 2024

 

대서양 수평선 너머로 넘어가는 아주 멋진 노을이 보입니다.

이곳은 지도상에는 시티 월(City Walls)이라고 부르는 성벽 위에서 찍은 사진으로 이 성벽은

바다로부터 쳐들어오는 외적으로부터 메디나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방어시설입니다.

 

 

메디나는 이전에 바다에서 프랑스로부터 이미 공격을 당한 쓰라린 과거가 있었기에

이제는 두 번 당하지 않겠다고 이렇게 튼튼하게 성벽을 쌓았나 싶지만, 국력의 차이는

군사력의 차이나 마찬가지이기에 강한 나라의 침략에 대해 맞서기는 쉽지 않겠지요.

 

 

정신없는 메디나 제일 가운데 중심도로를 빠져나왔습니다.

그 시장통 끝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트레스 포트 문(BaB Tres Portes)이 보입니다.

여기도 메디나로 들어가는 중요한 문 중 하나이기에 문 양쪽에 포를 두었나요?

 

 

그런 다음 바닷가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왼쪽의 성벽 옆으로 난 좁은 골목길 같은 곳으로

계속 들어갑니다.

골목길 오른쪽은 가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길 끝에는 막다를 골목처럼 보이는데 사실을 만약, 전투가 벌어지면

성벽 위에 설치한 지휘소와 같은 건물이 있기 때문에 튀어나온 곳이더라고요.

 

 

이곳을 지나 성벽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멋진 아치로 만든 문이 하나 보입니다.

문 자체가 무슬림의 전통 문양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이 문을 통과하면 조금 전과는 달리 가게가 훨씬 많고 또 성업 중으로 보입니다.

방금 지나친 성벽 아래 길에는 가게가 썰렁한 모습이었는데...

성벽 아래로 만든 길이지만, 이곳이 방금 지나친 골목보다는 훨씬 넓습니다.

 

 

계속 걸어가면 또 아치로 만든 문이 보입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 끝 부분에 오른쪽으로 성벽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나옵니다.

성벽 위에 오르는 것은 무료입니다.

 

 

위의 사진은 문을 통과해 뒤돌아 본 사진입니다.

역시 아랍풍의 시장 분위기가 생각나는 그림이지요?

이곳에서 파는 물건도 그렇고요.

 

 

초병이 근무했던 둥근 지붕의 망루도 보입니다.

성채는 이곳에서는 살라스(Sallas)라고 부른다는데 예전에 이 지역을 지배했던 베르베르나

포르투갈 그리고 프랑스까지의 군사양식에 따라지었기에 당시에 유행했던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벽 위로 더 높게 지은 구조물이 있어 올라가 봅니다.

성벽의 일부를 외부로 돌출시켜 내다 쌓은 방어시설로 성벽에 접근하는 외적을

정면이나 측면에서 공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구조랍니다.

 

 

이런 형태의 구조물을 우리나라에서는 치(雉) 또는 치성(雉城)이라고 부르지요.

우리나라 성벽에는 주로 모서리가 있는 각형이 많은데 여기는 타원형으로 만들었네요.

그러나 목적과 옹도는 다르지 않지 싶습니다.

 

 

망루 역할도 하는 곳이기에 치성(雉城) 위로 포루(鋪樓)나 누각을 보통 짓는데

이런 곳에서는 전투가 일어나면 주로 지휘부가 들어서 독전하는 장수가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는 주로 누각형태로 짓는데 여기는 돌로 쌓았네요.

 

 

시티 월(City Walls)이라고 부르는 성벽이 해안가를 따라 건설되어 있는데

성벽 위를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성벽 안쪽은 위의 사진처럼 예전에도 장사를 했지 싶습니다.

 

 

그 성벽 위에 대포를 옛 모습 그대로 전시해 두었기에 또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지요.

우리 같은 여행자도 찾는 이곳에 노을을 바라보며 가족들과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에사우이라 주민의 휴식처가 이곳인가 봅니다.

 

 

이곳 성벽 위에 서서 대서양 너머로 넘어가는 석양을 본다는 일은

에사우이라의 또 하나의 매력이 분명합니다.

한가롭게 낚시하는 사람도 보이네요.

 

 

그러나 이런 아름다운 장소에 전쟁을 대비한 성벽을 쌓고 포를 설치했다는 것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역사의 한 장면으로 우리 모두가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곳이 분명하지요.

그래서 우리 같은 여행자가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성벽 바로 밑에 있는 좁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멋진 아치형의 문을 지나게 되고

그 문을 지나면 성벽 위로 오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옛날에는 말을 타고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