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미로의 도시, 마라케시(Marrakech)

2024. 3. 29. 04:00모로코 여행기

 

에사우이라에서 마라케시까지의 도로상태는 아주 평탄한 길이었습니다.

차를 비록 세련되지는 못한 곳이지만, 유료 주차장에 주차시킨 후 바로 숙소를 찾았습니다.

아래 보이는 주차장은 하루 주차에 30 디르함(우리 돈 4.050원 정도)으로 저렴한 가격이네요

 

 

모로코는 아무 곳이나 주차를 하면 자동차 유리를 깨고 안에 있는 물건을 가져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으며 특히 야간에도 주차를 해야 할 경우 무조건

유료 주차장에 맡기는 게 좋다고 하며 우리 숙소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벽의 작은 문

(Bab Ben Brahim)으로 들어가는데 그 안이 메디나였습니다.

 

 

숙소는 골목 안에 있었는데 외부와 통하는 곳은 오직 위의 사진에 보이는 굳게 닫힌

작은 문 하나밖에는 없어 우리 생각에 답답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사방은 막혀있지만, 하늘은 열려있어 제법 숨통이 트이기는 하더라고요.

 

 

혼돈의 미로인 마라케시(Marrakech)의 구시가지 메디나는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곳으로 모로코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대단히 널리 알려진 도시지요.

여행을 즐기는 많은 사람은 마라케시는 한 번은 구경하고 싶은 곳이 이곳 메디나가 아닐까요?

 

 

마라케시라는 말의 어원은 아랍어로 '서쪽 지방에 있는 땅'이라는 말이라고 하네요.

아랍지역에서 보았을 때는 모로코는 분명 서쪽 지방입니다.

그러나 모로코 안에서는 중앙에 있는 곳이 마라케시입니다.

 

 

오늘 마라케시에서 첫 번째 방문할 곳은 바히아 궁전(Bahia Palace)으로

우리 숙소는 메디나 북쪽 끝에 있고 궁전은 메디나 남쪽 끝에 있기에 

그곳으로 가려면 그 유명한 카오스의 현장이라는 메디나 골목길을 관통해 지나가야 합니다.

 

 

아랍 특유의 건축 양식이 뛰어난 곳이라고 합니다.

무슬림은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배격하지요.

그래서 일정 패턴이 반복되는 문양이나 식물의 모습을 새겨두지요.

 

 

숙소에 도착해 앗타이라는 민트 차 한 잔을 대접받고 체크인 시간이 아직 되지 않았지만,

방을 우선 배정받고 짐부터 정리하고 길을 나섭니다.

바로 혼돈의 골목길이라는 마라케시의 메디나에 발을 들이밀었습니다.

 

 

출발 전 모로코 메디나에 대한 정보는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요.

과연 우리는 가이드의 도움이 없이 이 혼란한 세상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오직 구글 지도에만 의지하고 우리 힘으로만 메디나를 헤쳐가려고 합니다.

우리가 머무는 숙소는 메디나 제일 북쪽의 조금은 한가한 주택가였습니다.

 

 

이 혼돈의 세상인 미로와 같은 골목길은 그야말로 시장골목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평범한 시장이 분명 아닙니다.

모로코의 많은 시장 골목 중 단연 여기와 페스가 가장 모로코적인 모습이 아니겠어요?

 

 

이 많은 물건 중에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지니의 요술램프는 없을까요? 

혹시 있다면 하나 사가지고 가고 싶습니다.

요술램프가 있냐고 물어보면 품절이라고 할까요?

 

 

마라케시의 메디나 안에서 두드려 만든 수공예품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왔기에

그 품질 또한 훌륭하다고 하는데 이에 반해 조악한 제품 또한 여행자의 눈길을 끄는 곳이지요.

여기는 전통과 역사를 함께 지닌 재래시장이니까요.

 

 

그들은 일단 한번 여행자를 물게 되면 절대로 그냥 보내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장사를 했기 때문에 그렇다는군요.

이런 방법이 이 시장에서는 법이니까요.

 

 

그러나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겠어요?

정찰제란 이곳에서는 낯선 단어입니다.

그렇기에 누구는 무조건 반 값 이하로 샀어도 비싸게 샀다고 하기는 합니다.

 

 

우리 눈에는 모두 생소한 기분이 드는 곳이라 상인마저도 우리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여행자는 이 골목 시장을 카메라에 담는데 대부분의 상인은 그런 일이

일상처럼 생각해 무덤덤하거나 오히려 포즈를 취해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상인은 모두 남자이고 여자는 장사를 할 수 없나 봅니다.

 

 

그러나 모로코에서는 여성을 향해 사진을 찍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하며 예전에 우리나라에

카메라가 처음 들어왔을 때 사진에 찍히면 혼이라도 빠져나간다는 생각을 할까요?

그래서 사진 찍는 일이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위의 사진은 그래서 시장 골목길 바닥을 찍은 게 아니라 비가 내리면 빗물이 흐르는

도랑 용도로 만든 것으로 비가 아주 적게 내리기에 빗물이 흐르는 용도의 배수로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생각되어 찍은 사진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 때 아파트를 빌릴 경우 우리만의 공간이기에 주인의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어 편한 점도

있지만, 집을 찾고 떠날 때 열쇠를 주고받기 위해 주인을 만나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아침에 에사우이라 숙소를 떠날 때 주인이 우리가 떠날 시각에 올 수 없다고 하여 

주방 식탁에 열쇠를 두고 간다고 하고 왔습니다.

퇴실 때는 이렇게 약속이라도 하고 열쇠를 놓고 오면 되지만, 입실할 때는 곤란한 경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