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히아 궁전(Bahia Palace), 마라케시

2024. 4. 12. 04:00모로코 여행기

 

대단히 단아한 모습의 정원이 보입니다.

마라케시에 오면 엘바디 궁전이나 마조렐 정원 등 구경할 곳이 몇 군데가 있지요.

이곳은 마라케시의 핫 플레이스 중 하나라는 바히아 궁전(Bahia Palace)입니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고 관광객에게 개방된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궁전이라고 하지만, 술탄이 살았던 왕궁이 아니라 궁에서 술탄의 시종으로 지내다가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입지전적인 사람의 저택이었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술탄이 살았던 곳은 바로 근처에 있는 엘 바디 크시발 나스 궁전이라고 하는데

예전의 화려한 모습은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어 흔적뿐인 궁전 터라고 해야 하지

싶은데 세월이 흐르니 아무리 권력을 쥐고 지배했지만, 바히아 궁전보다도 못합니다.

 

 

사실 마라케시에서는 메디나와 제마 엘프나 광장 외에는 구경할만한 곳이 없기는 합니다.

어쩌면 마라케시 관광의 시작과 마무리는 메디나 바자르와 광장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 외에 마조렐 정원이라는 곳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무슬림의 건축 양식을 구경할 수 있는 곳도 보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이 전통적인 무슬림 양식으로 만든 바히아 궁전의 입구입니다.

마라케시 메디나 바자르 골목을 남쪽방향으로 빠져나가면 그곳에 궁전이 있더라고요.

 

 

입구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서니 연간 280mm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지역임에도

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길 양쪽으로는 오렌지 나무가 울창합니다.

이는 분명 건설 당시부터 전문적인 정원사를 두어 관리했다는 의미겠지요?

 

 

바히아 궁전 입장료 70 디르함(우리 돈 9.500원)입니다.

그러나 위의 사진을 보면 외국인에 비해 내국인의 입장료는 대단히 저렴한 10 디르함으로

아랍어와 베르베르어로만 적어 우리 같은 사람은 금방 알 수 없도록 했네요.

 

 

 오렌지 나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정교한 장식으로 꾸며진 궁전이 등장합니다.

모로코의 건축미와 정원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곳으로, 방이 무려 160여 개나 있다네요.

눈부신 패턴의 타일과 세심하게 조각한 목조예술품이 눈길을 우리 사로잡습니다.

 

 

면적은 24.000평 정도라고 하는데 그러나 우리가 볼 수 있는 곳은 하렘과 건축물 몇 개

그리고 정원의 일부로 나머지 구간은 리모델링한다고 막아두었더라고요.

궁 전체는 처음에는 모두 단층으로 이루어졌는데 주인의 극심한 비만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기 힘들어 그리했다는 후문입니다.

 

 

역시 사막에서 주로 살았던 민족답게 한가운데는 잘 꾸민 정원으로 꾸몄습니다.

사합원처럼 사방으로 건물로 둘러싸인 가운데 정원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런 양식은 무슬림의 전통적인 방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바히아 궁전을 모로코 현지어로 ‘아름다운 궁전’ 또는 "광채"라는 의미를 담은

19세기 왕족의 궁전이라네요.

붉은 흙의 도시에서 만나는 바히아 궁전은 말쑥하게 차려입은 숙녀의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당시의 기술로는 광채를 띄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여행하며 더 멋진 이슬람 양식의

건물을 많이 보았기에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바히아라는 말도 그가 사랑했던 여럿 아내 중 한 명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佳人의 느낌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숙녀의 모습으로 보였을까요?

 

 

그러나 모로코를 찾는 여행자 대부분은 스페인의 알람브라 궁전을 보셨을 듯합니다.

알람브라 궁전에 비하면 건축 수준도 완성도가 떨어지고 규모도 작고 어설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러나 전체적인 형태는 크게 다른 점은 없지 싶기는 합니다.

 

 

사실 마라케시에서는 메디나를 빼면 갈 곳이 크게 없기는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 궁전을 찾지 싶습니다.

내일부터는 이제 궁전 내부를 돌아다니며 주요 건물이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방금 전 혼잡하고 깔끔하지도 못한 메디나의 바자르 골목을 통과했기에

이곳이 더 깔끔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 싶습니다.

이렇게 크게 눈에 띄는 곳이 아님에도 바자르 골목을 통과해 왔기에 궁전이 달리 보이니...

사람의 느낌도 상대적인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