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오와 하렘이 있는 바히아 궁전

2024. 4. 15. 04:00모로코 여행기

 

파티오(Patio)라고 부르는 정원이 사방에 건물로 둘러싸인 마당 가운데에 있습니다.

이런 건축물 구조에서는 이런 파티오가 없다면 답답한 구조라고 볼 수 있겠지요.

사방으로 모두 건물로 둘러싸여 있고 하늘만 열려있는 구조잖아요.

 

 

이곳에서 산다면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정저지와(井底之蛙)의 삶처럼

답답함이 느껴질 수 있지만...

그러나 이들만의 삶의 지혜를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하늘이 열려 있기에 비가 내린다면 비를 볼 수 있고 맑은 날에는

햇볕이 내리쬐며 나무를 심어 새와 벌나비도 날아오는 정원을 꾸미고 살았습니다.

게다가 작은 분수마저 만들어 놓았습니다.

 

 

무슬림은 이렇게 집 마당에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집 구조는 동양에서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중국에서 쉽게 볼 수 있지요.

중국 화북지방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사합원(四合院)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사합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아주 좁은 곳으로 주로 드나들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좁게 입구를 만든 이유는 외부에서 쉽게 안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겠지요.

그만큼 이런 집 구조를 가진 곳은 평화롭게 살지 못했던 곳이라는 의미지요.

 

 

또 출입문 안과 밖에는 조벽(照壁) 또는 영벽(影壁)이라고 하는 벽까지 세워

외부와의 소통 자체도 차단하고 살아가는 민족이 중국민족이지요.

권력이 있는 사람은 위의 사진에 보듯이 조벽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세워두기도 하고요.

 

 

그러나 모로코의 이곳은 드나드는 입구가 넓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쉽게 드나들 수 있더군요.

제일 먼저 바히아 왕궁으로 들어서면 아주 잘 관리되고 있는 작은 파티오(내부 정원)가 있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는 작은 리아드가 보이고 이곳에서는 두 갈레로 나누어지는데

계속 안으로 들어가면 답답해 보이는 건물이 나타납니다.

 

 

이 답답하게 보이는 건물이 하렘이라고 하는데 이 궁전 주인장과 4명의 부인이 거주했던

장소로 돈과 권력을 가진 무슬림에게 4명의 부인만으로 만족하라고 하면 죄를 짓는 일이지요.

이슬람 율법에 남자는 부인의 허락 아래 나라마다 다르지만,

4명의 부인을 더 둘 수 있다고 합니다.

 

 

이슬람교 창시자는 무함마드는 9명의 부인을 두었기에 최대 9명까지는 허용된다고 하고요.

물론, 새로운 부인을 들일 때는 정부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데 거절하기가...

그런데 사실은 부인만 4명이고 후궁들은 능력껏 무제한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더 넓은 80여 개의 방을 가진 그랜드 리아드가 니타 나는데

그곳에 24명의 후궁이 거쳐했다고 하니 부인과 후궁을 합쳐 28명이나 되니 이 여인들은

운이 좋으면 월 1회 정도만 주인과 대면할 수 있지 싶습니다.

 

 

이슬람 왕궁에는 술탄이 있고 술탄은 합법적으로 수십 명의 후궁을 거느릴 수 있고

그 여인들이 거처하는 곳을 하렘이라고 하지요.

그러니 궁전에서 가장 은밀한 장소가 하렘이지 싶습니다.

 

 

그런데 이곳 바히아 궁전을 처음 건축한 인물은 술탄도 아닌 19세기말 이곳으로 끌려온

노예 출신의 흑인의 후손으로 이곳 마라케시에 끌려 왔다가 점차 자신의 위치를 높여가며

나중에 시종으로 왕궁에서 일을 했던 시 무사(Si Musa)라는 사람이 주인이었답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이방인임에도 불구하고 권력과 부를 얻으면서 자리가 안정되자

페스에서 장인들을 데려와 우리가 구경하는 바이아 궁전을 지었다고 합니다.

정말 입지전적인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왕궁 안에는 가장 은밀한 공간인 하렘이라는 곳이 있지요.

하렘은 바로 왕비와 후궁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공간인데

오늘 구경할 이곳 바히아 궁전 안에도 하렘이 있답니다.

 

 

지금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여러 개의 방이 연결된 곳이 하렘입니다.

그는 술탄이 아니었음에도 권력을 지녔기에 네 명의 부인과 24명의 후궁을 거느린

호사를 누린 인물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지 싶습니다.

 

 

하렘이란 술탄만이 아니라 이렇게 권력이 큰 신하들도 많은 후처를 두고 생활했나 봅니다.

무슬림은 보통 사람일지라도 4 명의 부인을 두는 것이 율법으로도 보장받고 있지요.

그러나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은 정부인 4명 외에도 무한대의 후처를 둘 수 있으니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남자만을 위한 종교가 이슬람교가 아닌가요?

 

 

무슬림들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은 규제가 있지 않나 생각되네요.

그 하나가 바로 여성들에게는 외부로 드러나는 신체의 모든 것을 가리개 하는 관습이지요.

물론, 남자도 긴 도포 같은 옷을 입기는 하지만, 귀나 얼굴은 가리지 않지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슬람교는 남성에게 많이 기운 편파적인 종교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슬림 율법에는 여성은 무조건 머리카락과 온몸을 감싸는 옷을 입어야 한다지요.

스카프가 되었던 뭐가 되었던...

 

 

여자들에게는 가장 간단히 머리카락을 가리기 해 히잡이라고 하는 베일이 있고

머리카락은 물론 얼굴과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라는 것까지 다양하지요.

이는 그 나라가 얼마나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가에 따라 다르지 싶습니다.

 

 

부르카는 눈까지 망사로 된 것으로 가리게 하더군요.

나라와 종파에 따라 느슨한 곳에서부터 강력하게 규제하는 나라도 있더라고요.

이란에서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형을 한 적도 있었지요.

 

 

그런데 모로코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도 많이 볼 수 있으니 이런 면에서는

대단히 융통성이 높은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히잡은 아니지만 터번을 썼습니다.

그 이유는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썼다기보다는 사막 투어를 하는 날 사진처럼

모래 폭풍이 불어 모래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고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섭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요사이 우리나라 여성들로 히잡은 물론 부르카까지 다양하게 사용하지요.

길을 걷다 보면 자주 볼 수 있기는 하더라고요.

무슬림은 종교적인 이유에 착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극도로 얼굴이 태양에 그슬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