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자! 돌아가... 우리나라로~

2012. 8. 3. 08:00중국 여행기/산동성(山東省)

무지개는 환상일지 모릅니다.

무지개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을 보았을 때 무지개는 단지 작은 물방울에 불과합니다.

무지개는 이런 작은 물방울이 모여 아름답게 보입니다.

 

무지개는 자신을 위해 치장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무지개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냥 그런 작은 물방울이 모여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며 모든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무지개.

무지개는 스스로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고 보는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많은 물방울이 존재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물방울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평범한 사람이 모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나 봅니다.

우리 스스로는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우주에서 보았을 때 인류는 무척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여행하며 느꼈던 소소한 일에 댓글로 격려하시고 용기를 북돋워 주신 덕분에 이제 佳人의 이야기도

한국으로 향하는 배까지 도착했습니다.

모두가 다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이제 톈진에서의 일정도 모두 끝을 냈습니다.

아침 일찍 고문화 거리를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와 맡겨둔 배낭을 찾아 탕구로 왔습니다.

탕구는 텐진 시내에서 제법 먼 거리입니다.

워낙 교통상황도 좋지않아 버스 기사조차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지 못한다 합니다.

 

인천으로 가는 배는 내일 아침이기에 톈진에서 탕구항까지는 걸리는 시간 예측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리 항구 근처에서 오후를 보내다가 그곳에서 오늘 밤을 자고 아침에 항구로 갈 예정입니다.

톈진역에서 탕구 역 근처까지 제법 먼 길이었습니다.

 

어제 미리 보아둔 탕구 기차역으로 가는 621번 버스를 톈진역 앞에서 타고 갑니다. (6원/1인)

톈진 역에서 탕구 역까지 차가 밀리지도 않았는데 1시간 하고도 30분이 걸렸습니다.

만약, 차가 밀린다면 톈진의 교통상황은 천기를 읽었다는 제갈량도 예측하기 어렵다 합니다.

 

오늘은 날씨마저 참 좋습니다.

얼마 만에 해가 반짝이는 이런 아름다운 날씨를 보았는지 알 수 없네요.

처음 여행을 시작하며 이곳에 올 때 이런 날이었고 돌아갈 때 이런 날을 볼 수 있네요.

역시 우리나라가 가까운 곳이라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우리는 가을이 늘 이렇게 반짝이는 날이기에 우리 자신은 그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합니다.

제 여행기를 보신 분께서는 제가 한 달간 중국에서 해를 본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셨을 겁니다.

늘 아침은 뿌연 운무로 시작했고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일단 버스를 타고 탕구 역을 지나쳐 번화한 곳까지 두 정류장을 더 갔습니다.

그곳은 제법 번화한 곳으로 숙소도 많고 주변에 외탄 공원이라고 있기에 산책하기도 좋네요.

물론 이곳에서 내일 아침 우리가 배를 타기 위해 갈 목적지인 탕구항까지 가는

102번 시내버스를 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숙소를 구하고 얼른 나와 공원 산책을 합니다.

바로 앞에는 잘 꾸민 공원이 있네요.

중국은 가는 곳마다 이런 공원이 참 많습니다.

 

공원 구경을 하고 다시 번화가로 구경하러 갑니다.

아마도 이곳이 다운타운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보행 전용 거리로 꾸민 곳인가 봅니다.

 

공원을 둘러본 후 번화가로 들어가니 월마트가 보입니다.

내일 배를 타면 모레 오후나 인천에 도착하니 배 안에서 먹을 과일이며 빵과 같은 양식도 미리 준비합니다.

장바구니에 제법 많은 양식을 담습니다.

대형 슈퍼는 우리와 다르지 않기에 편히 구경하며 물건을 삽니다.

 

11월 10일 여행 31일째

 

아침에 일어나 102번 버스를 탑니다.

페리의 출항시간은 11시 44분이지만, 2시간 전에 도착해야 하고 숙소에서 탕구항까지 가는 시간도 있기에

8시에 출발합니다.

이곳에서 출발한 페리는 11시 44분에 출발하여 내일 오후 2시경에 인천항에 도착 예정입니다.

 

항구에 도착해 항만세 30원/1인을 별도로 냅니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 표를 살 때 미리 왕복표를 끊었습니다.

왕복표를 끊으면 편도는 10% 할인해준다는 말에...

 

우리와 같이 인천으로 출발하는 중국 단체여행객이 무척 많습니다.

이제 지금까지는 우리가 그들처럼 설레며 다녔지만, 오늘은 그들이 우리처럼 설렐 겁니다.

같이 앉아 통하지 않는 말로 수다도 떨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들 일정을 보니 숙소는 수원이고 문정동 로데오 거리로 와 쇼핑도 하네요.

아마도 저렴한 여행으로 주로 쇼핑이 목적인가 봅니다.

 

佳人이 배에 올라 제일 먼저 한 일이 뭔지 아세요?

바로 샤워실로 달려가 목욕부터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큰 목욕탕에서 그동안 중국에서 31일간 쩔었던 때를 모두 벗겨버렸습니다.

물론 그동안 여행을 하며 샤워를 하기는 했지만, 이번에 하는 샤워는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그동안 깎지 못했던 수염마저 말끔히 밀어버렸습니다.

이번 여행을 마치며 佳人은 얼마나 짐을 더 내려놓았을까요?

수염을 깎아버렸으니 수염 무게만큼 조금은 내려놓았을까요?  

어제 톈진 고문화 거리에서 털북숭이처럼 이랬던 佳人의 모습이...

  

짠~

이렇게 변했습니다.

佳人이 벗겨 낸 때로 중국 쪽 영해인 서해가 조금은 오염되었을 겁니다.

배 위에서 바라본 서해바다는 무척 잔잔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웃에 사는 중국 때문에 이곳은 평화로운 곳이 아닌가 봅니다.

연환지계를 이용하여 남의 영해를 넘보는 오랑캐가 언제나 호시탐탐 노리는 그런 바다인가 봅니다.

여기도 모자라 동해 위의 러시아 영해까지 올라가 러시아 해군의 포격까지 받았나 봅니다.

 

두 번째로 한 일이 식사였습니다.

돌솥 비빔밥과 김치찌개를 시켰고 국물 한 방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었습니다.

물론 한국에 있을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수준의 식사였지만, 그 맛은 황홀했습니다.

여객선 안의 주방장이나 직원은 중국인이지만, 그래도 음식 이름이 우리말로 된 것이니까요.

 

배에서 내려 인천 여객 터미널 세관을 통과할 때 세관원이 물어보는군요.

"참깨나 뭐 신고할 게 없으시죠?"

"네 당연히 없습니다."

왜 참깨를 신고하라 하나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나오는 열려라 참깨의 참깨 때문일까요?

참깨만 있으면 입국 심사대도 세관 문도 저절로 열리나 봐요. 그쵸?

 

우리 부부는 외국 여행을 하며 한국으로 가져오려고 현지에서 쇼핑하는 게 거의 없습니다.

처음 외국여행을 갔을 때에는 기념된다고 몇 개 샀지만, 결국, 그게 집안을 굴러다니는 짐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현지에서 산 것은 먹을 것뿐이고 모두 먹고 들어오기에 신고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더는 아무리 작은 기념품조차도 사지 않습니다.

가져오는 것은 여행 중 느꼈던 느낌과 마음에 그린 모습과 사진에 담은 풍경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번 여행을 전체적인 일정에 따라 내일부터 두 편의 글로 마무리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굳이 무지개를 잡으려 다가가지 마세요.

무지개는 허상이며 쫒아 가봐야 실망뿐입니다.

무지개는 멀리서 바라볼 때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무지개를 잡는 행동은 무지한 개나 하는 짓인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