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두로 대령할까요?

2012. 7. 6. 08:00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위에 보이는 사진이 카이펑 개봉부에 전시한 포청천의 모습으로 실제 모습과

얼마나 닮았는지 알 수 없지만, 드라마를 통하여 우리에게 무척 친근한 사람이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포청천은 실재 인물로 북송의 사람이라 하네요.

 

 

송나라 제 3대 황제인 진종(眞宗)인 조항(趙恆)이 남긴 계론백관(戒論百官)이라는 글로

아마도 모든 신하가 해야 할 덕목을 말한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깨끗한 마음을 가져라,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일하라 등등...

어디나 어느 시대나 이런 종류의 복무 방침은 있지 않겠어요?

집에도 가훈이 있고 회사에는 사훈이 있고 학교에도 교훈이 있는데...

 

모두 잘하고 있었다면 쓸데없는 말이겠지만,

그 시대도 그저 그런 시대였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아주 단순한 이치 이건만 무척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사실, 개인보다는 지도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정청 내부에 정대광명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이 건물에서 행한 일이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었을 테니

제대로 하겠다는 다짐이 아닐까요?

왼편에 걸린 편액 또한 눈길을 끕니다.

근정위민(勤政爲民)이라고 쓴 듯하네요.

요즈음 세상에는 열심히 일도 하지 않은 당신들은 개인 주머니 채우려고 난리를 치는데...

국회는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세비는 왜 매달 꼬박꼬박 챙깁니까?

이런 꼴 보려고 민초는 열심히 투표를 했나요?

이번에 당선된 분들은 검은돈 때문에 험한 꼴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이런 자들에게는 범작두가 아니라 개작두도 과분합니다.

 

 

가운데 우리에게도 무척 친숙한 작두 세 개가 놓여있습니다.

어찰삼도(御札三道)의 삼도는 三刀라는 의미도 되기에

용작두, 범작두, 개작두를 의미한다 하네요.

황제가 "네 마음대로 혀!"라고 하며 내린 형벌 기구인 셈이지요.

드라마에서는 작두가 등장할 때가 되면 드라마는 끝나는 시간이지만,

佳人의 이야기는 조금 더 진행됩니다.

  

 

사실 작두가 포청천은 대표하는 아이콘이지요.

작두 없는 포청천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마패 없는 암행어사가 아니겠어요?

마지막으로 판결 종료 패를 던지며 추상같은 호령으로 "작두를 대령하라!"라고 해야

포청천이 폼이 나지 "맴매 5대에 처하라!"라고 하면 웃기지 않겠어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작두가 바로 황실 친인척 전용의 작두 용작두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 친인척 용 작두라는 말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쥔 자의 친인척은 말썽을 부렸나 봅니다.

가장 적게 사용되었겠지요?

당시 중국에서 말입니다.

만약, 우리나라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5년마다 정신없이 사용되었을까요?

 

 

이 작두 좀 빌려주지 않나요?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물건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시범적으로 이 작두

몇 번 사용하면 아마도 부정한 일이 자취를 감출지도 모르겠습니다.

요게 바로 관리 전용 작두 범작두라네요.

호랑이처럼 생겼나요?

 

이런 작두는 빌려 와서는 안 되고 직접 우리나라에서도 제작해 사용하면 어떨까요?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용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러려면 이런 것보다 자동화하여 전기 모터를 달아야 할는지 모르겠네요.

대기자가 워낙 많으니까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작두가 작두 중에 가장 품격이 처지는 개작두라는

것인데 그러니 힘없고 빽없는 서민전용 작두라네요.

작두에는 일반 백성을 처단하는 개작두

관리를 처단하는 법작두

황실 인척을 처단하는 용작두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옴마야~

빌려 달랜다고 벌써 포장 중인가 봅니다.

식겁할 분 많으시죠?

농담이우~

다시 풀어놓으시우~

 

 

죽는 순간까지 인간은 그 태생에 따라 잘난 놈은 용작두에 잘려 죽고,

민초는 개처럼 개작두에 잘려 죽는데 용작두에 잘려 죽었다고 더 폼나게 죽고

개작두에 잘렸다고 천박하게 죽는 것도 아닐 겁니다.

이렇게 죽는 날까지 작두에 분리하며 죽은 시신마저 분리수거를 해야 하겠습니까?

 

 

빽 없이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죽는 순간까지 작두 차별 웬 말이냐!

철폐하라 철폐하라~

작두 구분 철폐하라!

 

 

"흑삼이 게 있느냐!"

흑삼이라는 이름은 포청천이라 부르는 포증을 집에서 불렀던 이름이라 합니다.

집안의 셋째로 태어났으며 얼굴이 검었기에 그리 불렀던 모양으로 게다가 이마에

생긴 흉터가 마치 반달처럼 생겼기에 포청천을 더욱 포청천답게 했나 봅니다.

무섭게 보이기 위해 분장한 게 아닌가 봅니다.

 

 

정청 뒤로는 의사청이라는 방이 있네요.

이곳에서는 주로 관원들이 모여 북송 개봉부의 공식적인 업무를 논의한 방으로

다른 말로 도청(都廳)이라 불렀다네요.

 

"작두를 대령하라!"

정말 무시무시한 형벌입니다.

이게 불리면 그 범인은 끝장 다 본 겁니다.

우리에게는 이 말로 익숙한 판관 포청천이 활동한 카이펑입니다.

 

 

TV를 통하여 공명정대하고 서릿발 같은 호령에 많은 사람에 대리 만족하게 하였지만,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돌아보면 아쉬운 대목입니다.

보수 진보를 떠나 청문회에 나온 사람 중에 정말 깨끗한 사람은 정녕 없는 건가요?

뭐 그런 사람에 따지고 묻는 사람의 면면을 보면 그 또한 가관이지요.

정녕, 벌 받아야 할 사람이 호통치는 세상이 요즈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철면무사(鐵面無私)라는 말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관리라면 얼굴에 철판을 깐 듯 사사로이 일을 처리하지 마라라는

의미겠지만, 그런데 우리의 국록을 드시는 많은 분들은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부정을 저지르지요.

너무 허겁지겁 먹다가 체하기도 해 토하기도 하더군요.

먹었어도 걸리지 않으면 그게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먹은 것은 정치자금이고 남이 먹은 것은 뇌물이라는 평가가 맞나 봅니다.

 

 

그러다 걸리면 표적수사라 하며 정치탄압이라고 하더군요.

원래 수사란 표적이 있지 그럼 마구잡이로 아무나 뒤집니까?

청백리는 멀리 있고 부패한 관리는 가까이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그게 나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은 늘 불륜보다는 아름다운 로맨스만 꿈꾸나 봅니다.

 

 

 카이펑(開封 : 개봉)은 1955년까지는 허난성의 성도였답니다.

그러다 교통의 요지라는 정저우에 허난성의 성도를 빼앗긴 셈이지요,

사실 이 근방에서는 역사에 대해 함부로 입을 열어서는 안 되는 지역이라네요.

 

 

그 옆으로는 이곳 개봉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있습니다.

청시루라는 이름의 누각 겸 옷이나 책을 전시한 건물입니다.

가운데 커다란 동상 하나가 서 있는데 포청천을 만들어 세워놓았습니다.

 

근처에 있는 뤄양, 정저우, 취푸 등은 카이펑과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된 수천 년의 역사 도시들로 카이펑이 송나라의 수도라는 것보다

포청천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한 곳이 아닐까요?

佳人도 이곳에 오기 전에 북송의 도성이 카이펑이었는지도 몰랐습니다.

카이펑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개봉부와 청명상하도라는 그림이야기 일 겁니다.

그래서 포증이 있었던 개봉부로 찾아왔습니다.

 

 

건물 자체가 높은 고층건물이 보이지 않고 대부분 나지막한 건물로

오래돼 색깔마저 바래 칙칙한 회색 도시입니다.

그런데 새로 만든 개봉부라는 그 모습이 너무 허접하다는 느낌이 들어 무척 실망스럽네요.

중국제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집기 자체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마치 쇠처럼 보이지만,

깨진 곳을 그대로 두어 속이 보입니다.

 

뒤로 돌아 내려다보니 제법 돈은 많이 들여지었나 봅니다.

얼마나 고증에 충실하게 따랐나는 알 수 없지만, 노력은 했나 봅니다.

송대의 건물이란 우리의 건물과 차이가 없나 봅니다.

 

개봉(카이펑)은 빗자루만 쓸어도 옛날 유물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오랜 세월 카이펑은 황허의 범람에 휩싸이면 피신했다가 물이 빠지면,

다시 모여들어 그 위에 또 새로운 도시를 만들고..

이러기를 수십 차례...

 

 

명례원은 글자 그대로 예를 숭상하는 곳으로 송나라는 武보다는 文을 더 숭상했던

모양으로 여기는 교육과 과거시험을 관장했던 곳인가 봅니다.

예를 소중히 여겼던 중국 전통에 따라 예의 바른 행동은 나라도 부흥시켰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한 짓이 겨우

포청천이 격무에 시달렸다는 일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까요?

 

 

제일 뒤편에는 매화당이라는 건물이 있고 그 안에는 포청천과

 그의 재판 과정을 재연한 밀랍인형이 있습니다.

1.056년 12월, 북송의 인종은 정치적 혼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하여

포증을 개봉부지부로 임명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북송은 조정의 부패가 극에 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정말 바쁘게 지냈을 겁니다.

 

 

특히, 개봉부에서 고관대작과 황제 친인척의 부정부패가 심했으며,

국법을 어기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이듬해 3월 정식으로 부임한 포증은 약 1년 4개월가량 개봉부를 맡았다 하며

 포증은 개봉부지부에 임명된 이후 이런 고위관리와 황제 친인척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합니다.

매화당 내부에는 당시 상황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해 두었다.

 

 

개봉부의 서남쪽 구석 즉 개봉부 정문으로 들어와 왼쪽에는

부사서옥(府司西獄)이라는 옥사가 있습니다.

여기가 포청천에게 재판을 받고 형을 받던 죄인이 감금되어 있던 곳인가 봅니다.

감옥이라는 말입니다.

 

 

남녀가 유별하기에 남자 옥사와 여자 옥사가 분리되어 있네요.

많은 경고문이 적혀있습니다.

그 뜻이 차카게 살자로 귀결되지 않겠어요? 

 

 

죄인을 호송했던 마차도 전시해 놓았습니다.

전혀 낯설지 않은 마차지요?

예전에 여러 번 타시지는 않으셨는지요?

간신배의 모함을 받고 말입니다.

 

 

  송나라 법규에 따르면, 백성이 자신의 억울함을 관청에 고소할 때는

먼저 대리인을 부탁하여 고소장을 작성한 다음, 담당 관리를 통하여

지부에 전달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때 욕심 많은 소송대리인들이 사기를 치거나, 오히려 소송인의 재물을 빼앗는 경우도

많았기에 그래서 포증은 글을 모르는 백성이 악용의 소지가 많은 법규를 철폐하고,

백성이 직접 자신의 억울한 일을 고소할 수 있도록 개봉부 앞에 마련된

북이나 징을 치도록 했다고 합니다.

징소리가 울리면, 개봉부에서는 정문을 열고 백성이 직접 안으로 들어와

자신의 억울함을 고소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지금 포청천과 같은 청렴한 관리가 중국에 있다면 중국 관리 대부분이

작두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겁니다.

아닌가요?

포창천이 속상해 복장이 터져 먼저 죽었을 겁니다.

왜?

도저히 바로잡을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은 모든 게 부패했기에...

아무리 머리에 달린 뿔로 죄지은 자를 들이받는 짐승인 해치를 조벽을 만들어

입구에 만들어도 안 되는 민족이란 말입니까?

 

너무 이야기가 늘어지는 듯하여 개봉부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날씨도 흐려 좋지 않고 개봉부라는 게 별로 흥미롭지도 못하기에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올 때는 삼륜 오토바이를 타고 왔지만, 그리 먼 길이 아니기에 우리 부부는

천천히 걸어시내 구경을 하며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개봉부는 빛 좋은 개살구라 생각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었기에 기대가 컸지만, 돌아보니 너무 어설픈 가설무대라

생각되며 너무 인위적이라 개인적인 생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우리 부부에게 개봉부란 전혀 감동적인 곳이 아니었습니다.

억지로 보여주기 위해 만든 애처로운 곳으로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