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저우(郑州 : 정주)에서 카이펑(開封 : 개봉)으로

2012. 7. 4. 08:00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11월 5일 여행 26일째

 

하남성 박물관을 보고 난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 배낭을 챙겨 카이펑(開封 : 개봉)으로 갑니다.

정저우라는 도시는 우리 부부에게는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 때문에 정신이 없어 혼잡하다는 느낌이 앞섰나 봅니다.

정주(郑州 )라는 도시는 아무리 정주라 해도 정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도 카이펑으로 가는 길은 비가 제법 내립니다.

지금의 계절이 가을로 치닫고 있어 얼마 지나지 않으면 겨울이 다가올 겁니다.

거리의 가로수도 제법 가을 냄새가 납니다.

이 지방도 국화가 가을을 알려주는 꽃인가 봅니다.

카이펑에는 온 도시를 국화로 장식했습니다.

 

그 이유는 국화가 카이펑의 市花이기 때문만 아니라 카이펑은 아주 오래전부터 국화를

심었던 곳으로 역사적으로나 종류로 다른 지역에서는 넘볼 수 없을 정도라 하네요.

이런 이유로 이 지방 사람은 국화를 아주 소중히 여겼고 국화를 감상하기를 즐겼다 합니다.

마치 뤄양 사람이 모란꽃을 소중히 여겼듯이 말입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도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꽃을 바라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수 있잖아요.

 

가을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가을이 지나면 아마 이제 세상이 모두 잠을 자는 겨울이 있기

때문일 것이며 이제 겨울이 오면 세상은 또 새로운 날을 위한 준비를 하는 시기라 생각되네요.

우리의 삶도 계절처럼 흘러갑니다.

아~ 佳人의 계절은 지금 어디쯤일까?

여러분은 계절의 어느 메쯤에 계십니까?

그리고 그 끝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요?

 

정저우라는 도시는 모든 사람에게 만족을 주지 않나 봅니다.

그러나 박물원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정저우라는 도시에 오시면 박물원만큼은 꼭 들려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취향이 다르기에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요.

그곳에 가시면 꼭 우리 선조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드리고 오세요.

 

카이펑으로 가는 교통편은 처음에는 기차를 타려고 했지만, 기겁할 만큼 많은 사람 때문에 버스로

변경하였는데 기차표를 사는 매표구는 마치 우리나라의 명절 때 귀향 표를 사려는 듯 혼잡했습니다.

버스표는 바로 정저우 역 앞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팔지만, 카이펑으로 가는 버스는 그곳에서

타지 않고 터미널 건물을 나와 건물을 등지고 왼편으로 조금 올라가 다른 곳에서

타라 하네요.(15원/1인)

버스는 수시로 출발하고 우리를 태운 버스는 만석입니다.

 

오전에 박물원을 마저 보고 돌아와 12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정저우에서 카이펑까지는 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려 터미널에 도착해 우리 부부의 다음

여행지인 취푸(曲阜 : 곡부)행 차편을 확인하니 아침 9시 20분 하루에 한 대만 출발한다 합니다.

아니? 카이펑은 북송의 수도였고 취푸는 공자의 고향이라 무척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곳인데

버스가 하루 1회만 운행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혹시 우리가 타려고 했던 이 터미널 말고 다른 터미널이 또 있나 모르겠네요.

중국은 다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차편을 국가 일급 기밀이라 알려주지 않잖아요.

 

아마도 이곳 카이펑에서 취푸까지는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은가 봅니다.

일단 버스표를 예매했습니다.(71원/1인 취푸까지는 4시간 반이나 걸린다 합니다.)

카이펑은 청명상하도라는 그림에서 보았듯이 북송의 수도인 동경성이라는 변경이 있던 곳이라

큰 기대를 하고 왔지만,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고 무엇보다 도시가 무척 지저분하다는 느낌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나요?

이게 모두 흑삼이라는 포청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카이펑은 무척 익숙한 도시가 분명합니다.

한때 드라마를 통해 까만 얼굴의 흑삼이가 "작두를 대령하라!"라고

불호령을 내리던 곳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아무래도 포청천이라는 드라마가 우리나라 사람 눈을 모두 버려놓았나 봅니다.

드라마는 역시 환상 속의 이야기였지 느끼고 보기에는 많이 부족한 곳이 이곳인 듯합니다.

 

그러면 카이펑에서 개봉부와 청명상하원 공원을 보려고 했던 계획을 급변경하여

오후에 개봉부만 보고 내일 아침에 취푸로 바로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면서 계획에도 없는 곳을 여러 번 들리며 왔기에 여행의 종반부는

계획했던 여러 곳을 취소해야 하네요.

 

오늘 이곳으로 오는 내내 비가 오다 말 다를 반복합니다.

이번 여행은 날씨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이게 중국 내륙지방의 전형적인 날씨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네요.

이런 날씨가 이곳에 사는 중국사람의 얼굴마저 화난 얼굴로 만들고

입은 옷 색깔마저 우중충하게 보이게 하나 봅니다.

도시의 풍경은 우중충한 회색의 도시입니다.

 

일단 숙소는 터미널 앞의 녹사 청년 삔관으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내일 아침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취푸로 이동해야 하니까 편리한 곳에

그냥 70원을 주고 숙소를 정했습니다.

방은 무척 좁으나 그런대로 깨끗하게 관리했네요.

우리 부부는 숙소를 심각하게 고르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를 보내고 다시 떠나는 나그네이기에 이슬만 가릴 수 있다면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배낭을 숙소에 올리고 근무하는 사람에 개봉부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앞에 보이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를 타면 5원만 주면 개봉부로 간다고 합니다.

삼륜 오토바이를 보니 저게 과연 잘 굴러갈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일단 타고 갑니다.

저 오토바이 고친 삼륜차에 정원은 몇이나 될까요?

"네 마음대로 하세요."가 아닐까요?

 

운전석과 승객석과는 유리 칸막이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비가 아무리 퍼부어도 승객석은 안전합니다.

중국 여행을 몇 번 했지만, 이런 차는 처음 타봅니다.

 

개봉부 가까이 다가오니 기사가 우리 부부에게 뭐라 합니다.

아마도 표를 사는데 몰아서 사면 그곳에서 무료로 간단하게 안내를 해준다는 말인 듯하지만, 헐!

우리 부부가 중국어를 모르는데 안내가 무슨 소용입니까?

 

어차피 표는 사야 하니 그렇게 하라 하고 75원을 주고 함께 가 표를 받고는

우리 부부 둘만 따로 들어갔습니다.

(50원과 반 표 25원)  

아마도 이 집은 단체로 표를 사면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이곳에 표를 구한 사람은 안에 들어가

무료로 설명을 들을 수 있나 봅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살 때 무슨 명패를 보여주고 사더군요.

 

우선 개봉부의 지도부터 보고 갑니다.

정문은 부문(府門)이라고 아래에 보이는 화살표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그 앞에 포공동호라는 호수가 있고 개봉부 성벽을 따라 네 귀퉁이에 각루라는 누각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간단한 영접을 하는 관청의 중간 문인 의문이 보입니다.

그 문을 통과하면 좌우로 좌청과 우청이 있고 가운데는 큰 돌이 하나 놓여있습니다.

제일 가운데 본관 건물에 해당하는 제일 큰 건물인 정청(正廳)이 있고

그 오른쪽에 명경호라는 작은 호수가 있습니다.

 

호수 앞에 제법 큰 석패방이 보입니다.

이제부터 포청천보다 덜 유명한 개봉부라는 곳을 구경하렵니다.

포청천은 개봉을 빛낸 위인입니다.

개봉이라는 도시도, 북송이라는 나라를 몰라도 포청천은 어린아이들도 압니다.

 

개봉부라는 곳은 사실 이곳 카이펑이 북송의 도성으로 변성이라는 동경성 안의 특정 지역이었던

모양으로 그러니 우리나라 조선의 도성에 한성부가 있었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개봉부는 명판관으로 중국을 빛낸 인물 중 하나였던 포청천(包靑天)의 직장인 셈입니다.

이제 내일 포청천을 만나보렵니다.

문표 사진에는 포청천이 미리 나와 佳人을 영접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오늘은 바쁜가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마음에 품을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룰 수 있는 것이라 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끈다 합니다.

우리 부부도 비록 늦은 나이지만, 배낭여행을 하자고 마음먹었고

배낭을 싸서 등에 메고 길은 나서다 보니 지금은 자유 배낭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두려움 때문에 길을 나서지 못하신다면 마음속으로 "할 수 있다!"를 외쳐보세요.

틀림없이 그대로 이루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