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협(홍쓰씨아 : 红石峡) 두번째 이야기

2012. 5. 15. 08:00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홍석협은 약 2km 정도의 길이로 보통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라 합니다.

그렇다고 천천히 걷는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 없습니다.

다만, 뒷사람에 의해 자연히 밀려가야 한다는 점이죠.

우리 부부는 아침 일찍 왔기에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아 아주 여유롭게 돌아보고 다닙니다.

 

어제 저 자리에 서서 울 마눌님이 바이 바이 했지요?

오늘은 다시 저 자리에서 서서 시작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밤새 세워두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건너는 다리는 아주 멋진 모습이지만, 사실은 인공적으로 만든 돌다리입니다.

 

죄송한 이야기좀 하겠습니다.

제 인증 사진 한 장 올려도 되겠습니까?

워낙 풍광이 뛰어난 곳이라...

사실 멋진 경치보려고 들어오셨다가 자꾸 얼굴 내밀면 짜증 난다는 것 잘 압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으면 어쩌나 고민했지요.

그러나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습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젠장, 오늘도 뿌연 하늘이 계곡을 메우고 있습니다.

 

홍석협은 뜯어보면 자연과 인공이 무척 잘 조화를 이룬 곳이라 생각되네요.

모두 손을 댔지만, 그렇게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물길 위로 건너가는 돌다리도 인공조형물이지만, 아주 주변의 모습과 잘 어울리게 하여 놓았습니다.

이곳으로 흐르는 물도 위에 자방호라는 커다란 인공호수를 만들고 발전도 하며 물을 일정하게 흘려보냅니다.

그 물도 여러 곳으로 흘려보내며 폭포를 만들어 놓기도 했고요.

 

홍석협으로 들어가는 협곡 위에 만든 다리의 높이가 68m 라 합니다.

아찔하게 높습니다.

다리 위에서 협곡을 내려다보면 마치 용이 산을 휘젓고 나가며 만든 자국처럼 느껴집니다.

죄송합니다.

저도 중국을 자주 여행하다 보니 중국사람처럼 자꾸 뻥만 늘어 이런 모습만 보면 용이 생각나서 그만...

 

중국사람이 가장 잘하는 짓이 바로 이런 곳에 바위를 뚫고 길을 내는 일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요.

 

어디 길만 냈나요?

바위가 가로막으면 굴을 뚫어 구멍을 내어 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바위에 구멍을 뚫다 보니까 힘이 들어 높이를 적당히 뚫었기에 간혹 허리를 숙이며 가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허리를 숙이는 일은 겸손해지라는 의미인가요?

여기도 입구와 출구가 완벽히 구분되어 외길로 되어 있네요.

중국에서 아마 이렇게 한가한 모습도 보기 어려운 일일 겁니다.

다른 분의 사진을 보면 사람에 밀려다니더군요.

 

아찔함을 즐기는 중국인답게 절벽 허리에 길을 내어 식겁하게 하여 줍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연못도 만들어 놓고 폭포도 보입니다.

이곳은 아주 멋지게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입니다.

 

비싼 입장료를 받았으니 최대한의 서비스를 하려는 조치인가요?

아니면, 원가가 많이 들었기에 비싼 입장료를 받는가요?
워낙 풍경이 아름답기에 중간에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 외길에서 정체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는군요.

지금 이런 모습을 바라보고 그냥 힐끗 쳐다보며 지나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이런 풍경을 보고 바쁘다고 그냥 훠이훠이 지나칠 사람도 또한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래요.

잠시 서서 바라보고 가십시다.

우리의 삶이 화살처럼 빠르다 하잖아요.

석영 사암으로 이루어진 홍석협은 바위 모양이 날카롭지 않고 동굴동굴 합니다.

색깔마저 붉은색이라 그 아름다움을 더하네요.

 

그 모습이 마치 공중에 매달린 천태만상처럼 보이기에 천년현석(千年懸石)이라고도 부른다네요.

주민의 말에 의하면 이 아래에서 이야기할 때 거짓말을 하면 돌의 부스러기가 떨어져 큰일이 난다 합니다.

낙석에 맞아 죽는다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사랑을 속삭이는 남녀는 이 아래서 맹세를 하게 되는데 거짓 맹세는 어림 반푼 어치도 용납되지 않겠지요?

이곳에 가셔서 한 번 시험해 보세요.

거짓말로 맹세했다가 돌에 맞는 일이 생겨도 佳人은 결단코 책임질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혀둡니다.

그러니 이곳에 서서 말하지 못할 사람이 무척 많을 것 같습니다.

 

저요?

입을 봉하고 걸었습니다.

佳人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는 진실한 것은 숨소리밖에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살다 보니 숨소리마저 거짓처럼 여겨지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런 웅장한 자연 앞에서 어떻게 거짓으로 입을 열겠어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저 길을 걸어갈 때 입도 벙끗하지 않았어요.

공연히 말을 했다가는 돌에 맞아 죽을까 봐... 

저도 이렇게 가끔 순진한 면도 있답니다.

 

아름답고 예쁜 모습에 시간 가는지 모르고 걸어가게 됩니다.

마치 아름다운 홍보석과도 같은 곳이네요.

때로는 웅장하고 험난해 보이기도 합니다.

 

걷다 보면 샘을 만나고 돌아서면 폭포를 만납니다.

물소리에 취해 개울 같은 물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작은 연못도 만납니다.

발을 친 수렴같이 물이 떨어지다가도 이번에는 제법 큰 폭포도 만납니다.

요란스럽게 떨어진 물은 이내 마음의 평정을 찾고 조용하게 고여있습니다.

 

폭포에서 물이 요란스럽게 떨어지며 물보라를 일으켜도 누구 하나 얼굴 찡그리지 않고 미소로 맞이합니다.

그러기에 이 골짜기를 분경 협곡이라고도 부른다네요.

 

예쁜 돌다리도 만들어 서비스합니다.

홍석협이 붉게 보이는 이유는 철 성분과 광물질이 오랜 시간 산소와 결합하여 어쩌고저쩌고 해서 그렇답니다.

한마디로 철들었다는 말이지요.

정말 여기처럼 중국 정부가 철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이 예쁜 다리가 자연적으로 생긴 다리가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든 다리라는 게...

그래도 어쩌면 이렇게 잘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잠시 걷다 보니 재미있는 바위가 있군요?

구배석(龟背石)이라는 거북 등 바위랍니다.

어때요?

거북 등껍질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이런 지형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종유석도 있다네요.

들어가지 못하게 나무로 막아놓았습니다.

그런데 막아놓은 모습이...

아주 자연친화적입니다.

 

걷다가 힘이 들면 동행하는 사람을 위해 미소 한번 지어주세요.

미소란 미소를 짓는 내가 알 수 없기에 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미소란 바로 상대를 위한 배려입니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한국인도 중국인도 지을 수 있는 게 미소입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도 지을 수 있고 두 사람만이 산길을 걷다 마주 보고 걸어가며 지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협곡을 걷다가도 뒤를 돌아보고 미소 지어 주세요.

있잖아요?

나이가 드니 자꾸 미소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무뚝뚝한 사람도 지을 수 있는 게 미소 아닌가요?

처음에 쑥스럽다고 생각되면 우선 이런 벽을 보고 연습해도 좋습니다.

佳人도 자연과 함께하며 미소 짓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이렇게 여행을 하며 새롭게 삶의 지혜를 배워갑니다.

 

돈도 들지 않고 힘도 들지 않는 최고의 사랑이 미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인가 봅니다.

아까워하지 마세요.

언젠가 미소 짓지 못해 슬픈 마음이 들지도 모릅니다.

미소 대신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홍석협을 마저 보지 못했네요.

그래도 제게 미소 한번 지어주시겠죠?

오늘 못다 한 이야기는 내일 계속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금 당장 주변 사람에게 미소 한번 지어주세요.

그 미소는 마치 전염병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번져 갑니다.

내가 한번 지은 미소로 지구의 한쪽이 밝아졌습니다.

언제나 손을 뻗으면 가까이 만질 수 있는 여보 당신에게는 자주 미소를 지어야 합니다.

사랑의 시작과 완성은 바로 미소로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