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6. 08:00ㆍ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명나라 관리였던 서이장이라는 사람이 이곳의 경치에 반해 시를 한 수 남겼답니다.
그런데 이사람 직책이 이장이었나요?
어느 해에 정교한 연장으로 산이 쪼개어졌는지,
새가 날갯짓하며 날아오르니 한 줄기가 열리고
석양은 산에서 기울어지기를 싫어하며
차마 지난날로 돌아갈 수 없어 다시 맴돌고 있구나.
서이장이 쓴 시에 어찌 공감이 가시나요?
佳人도 이곳에 왔는데 그냥 가면 섭섭하지 않겠어요?
저도 한 수 남기고 가면 어떻겠습니까?
저 때문에 정체현상이 일어난다고 빨리 가라고 하네요.
사람은 누구나 이런 풍광에 도취하면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생각 하나 정도는 있지 않나요?
그 감흥을 글로 남기면 시가 되지 않을까요?
홍석협은 구불거리지만, 거의 일직선으로 된 협곡입니다.
석영 사암으로 12억 년 전후에 형성된 것으로 신기 구조 운동에 의해 강력한 융기 작용을
그리고 물에 의해 침식작용에 따라 깊게 절개되었다고 본다는군요.
그러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에게는 풍경이 아름다우면 되는 일입니다.
붉은 색깔의 절벽과 1.500m 길이의 협곡은 일종의 사암이라 합니다.
깊이는 약 100m 내외이고 협곡의 폭은 넓게는 10m 정도이고 대부분 폭은 2-3m로 좁다고 합니다.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게 붉은 색깔이라는 게지요.
모퉁이 돌아서니 요란스러운 물소리가 들리며 폭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여름철에 땀을 흘리고 이곳까지 왔다면 누구나 즐거운 탄성을 지를 것 같습니다.
여기가 홍석협에서는 제일 잘났다는 폭포로 그 이름이?
그렇지요. 역시 용이 들어갑니다.
색깔을 보시면 이름까지?
그렇지요. 백룡폭포입니다.
佳人도 이제 중국을 몇 번 구경 왔다고 이런 것은 기본으로 알아버렸습니다.
이제 조금 더 정진하면 천기를 읽었다는 제갈량과 일 합 정도를 겨루어도 좋을 듯합니다.
잠시 서서 폭포를 바라봅니다.
그냥 흐르는 그대로를 즐깁니다.
이번에는 잠시 잡아두고 싶습니다.
같은 폭포라도 마음에 따라잡을 수도 있고 보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란 이렇게 같은 것을 보아도 내 마음이 생각한 대로 반대로 보일 수 있네요.
흐르는 물을 잡는다 한들 잡은 것은 무엇입니까?
보낸다 한들 보낸 것은 또 무엇입니까.
삶이란 흐르는 물과 같아 잠시 머물다 가는 게 아니겠어요?
사는 동안 하하 호호 즐겁게 살다가 그냥 물처럼 그리 가는 게 우리의 삶이 아닐까 합니다.
여건만 되면 이렇게 주유 천하도 하며 살아가는 게지요.
한참을 즐겁게 바라보며 협곡을 돌아 빠져나오면, 내려온 만큼 이번에는 다시 기어 올라가야 한다는
고통이 남았습니다.
아~ 인생의 길도 이렇게 편하게 내려왔으면 다시 힘들게 올라가야 하잖아요.
세상에 쉽게 시작한 일은 어렵게 끝을 내고 어렵게 시작한 것은 쉽게 끝나니 공평한 일인가 생각합니다.
끙!
여기는 제법 사람이 많습니다.
정체가 시작되었나요?
계단식 폭포에 정신이 팔려 섰나요?
줄줄이 떨어지고 또 떨어졌기에 첩채(疊彩) 폭포라 한다는군요.
마치 비단을 포개어 놓은 모습으로 보였나 봅니다.
그런데 이 폭포가 자연적으로 생긴 폭포가 아니라 자방호에서 물길을 돌려 인공적으로 만든 냄새가 납니다.
바로 이런 게 앞에 있네요.
여기도 이런 폭포를 보았다면 이제부터는 헥헥거리며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폭포란 아래로 떨어지고 그 바닥은 제일 아래라는 의미니까요.
후커우 폭포처럼 평지에서 더 밑으로 떨어지는 이상한 폭포도 있기는 하지만...
올라가는 길은 계곡을 지나며 식힌 땀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야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폭포는 자연적인 게 아니었습니다.
바로 위에 자방 호라는 자연 호수를 막아 댐을 만들고 물을 가둔 후 이 폭포로 돌려서 흘렸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이런 멋진 모습을 보며 환호하지요.
중국의 폭포 중 몇 곳은 상류의 물길을 돌려 인공적으로 만든 폭포가 제법 됩니다.
예전에 샤오 차 콩(소 칠공)이라는 곳을 갔을 때도 그런 폭포를 여러 개 만들어 놓았더군요.
이제 위로 올라와 정자를 만들어 잠시 쉬어가며 아래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방금 폭포를 보며 식힌 땀...
여기까지 올라오며 더 많이 흘렸네요.
좋은 풍경까지 가리며 올리지는 않았지만, 역시 부끄럽습니다.
역시 제 사진은 올리는 게 아니었습니다.
에잇!
올린 김에 한 장 더 올립니다.
기왕 욕먹을 바에는 한 번에 다 먹고 말지요. 뭐~
이 사진은 용서받을 수 있는 사진이지요?
이런 좁은 곳을 쇠줄 잡고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 드리기 위한 것이니까요.
끄 하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저 쇠줄을 잡느라 잠시 정신줄을 놓았나 봅니다.
쇠줄과 정신줄도 구분하지 못하는 佳人입니다.
꼭대기에 이르면, 이곳에도 인간이 만든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있습니다.
바로 자방호를 막아놓은 댐입니다.
그러니 이곳 홍석협을 지나 흘러가는 물은 이곳에서 적당히 가두었다가 옆으로 슬금슬금 흘려 내려보내나 봅니다.
오늘도 날씨는 기대하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자방호에 올라 바라본 모습은 괴기스럽기까지 합니다.
마치 북구의 피요르드를 보는 듯하지 않나요?
어디선가 한 줄기 바람처럼 모터보트가 관광객을 싣고 나타납니다.
이렇게 물을 가두었으니 조금 전 보고 온 폭포의 물길이 원래의 물길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잖아요. 그쵸?
이제 협곡을 올라오면 자방호가 보이고 댐 위로 난 길을 따라 큰길로 걸어 나가며
셔틀버스를 타는 정류장이 나옵니다.
그 정류장에서 가는 목적지에 따라 버스를 타면 됩니다.
내일은 쥬위펑(茱萸峰 : 수유봉)이라는 곳으로 간 이야기를 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홍석협은 풍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산책하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원래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인공을 가미한 그런 곳이지만,
덕분에 좋은 협곡을 구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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