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대산 미허우구(猕猴谷 : 미후곡)와 지질박물관

2012. 5. 10. 08:00중국 여행기/하남성(河南省)

우선 배낭부터 삔관에 던져놓고 운대산 산적과 함께 매표소로 갑니다.

셔틀버스로 한 정류장 거리에 있어 먼 거리는 아니었으나 산적이 우리 부부에게

표를 사는 곳까지 무료로 태워주겠답니다.

세상의 산적이 모두 이렇게 착했으면 좋겠습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어찌나 옆에서 재롱을 피우는지...

비록, 산적일지라도 이런 산적은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큰 역할을 합니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매표소에 들려 입장권을 삽니다.

표를 산 후 우리 부부와 헤어지며, 문표는 내일까지 사용하는 2일 표라고 다시 알려주며

버스는 횟수 제한 없이 언제 어디에서나 정류장 표시가 있는 곳에서는

타고 내릴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얼떨결에 여기까지 들어와 시계를 보니 1시 30분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표를 사고 경구 내로 다니는 셔틀버스에 승차합니다.

경구 내에는 수시로 버스가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습니다.

버스는 정류장을 여러 곳에 만들어 놓았기에 아무 때나 아무 곳이나 타고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표 검사도 하지 않습니다.

 

버스가 출발하자 금방 홍석협 입구가 보이고 그 위로는 자방호라고 인공으로 댐을 막아

호수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 호수 위를 배가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개의 협곡이 나란히 있다는 곳부터 먼저 보렵니다.

보통 운대산 관광은 크게 세 곳이라 생각됩니다.

지금 가는 협곡군과 따로 있는가장 아름답다는 홍석협,

그리고 정상인 수유봉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안상촌에서 버스를 탄지 10분 만인 1시 40분에 탄푸씨아(潭瀑峡 : 담폭협),  

치엔푸씨아(泉瀑峡 : 천폭협) 그리고 미허우구(猕猴谷 : 미후곡) 세 개의 협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는데 어느 곳을 먼저 갈까 고민했지만 우선 세 개의 협곡이 함께 있다는

이곳부터 먼저 구경하렵니다. 

입장권은 카드로 되어있어 입장 때 전철 탈 때처럼 인식하게 하였네요.

이 이유는 다음날 알게 되었습니다.

 

운대산은 유네스코에 의해 최초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라 합니다.

1.308m 높이의 쥬위펑(茱萸峰 : 수유봉)을 중심으로 봉우리와 계곡이 아름답게 이어져

오래전부터 많은 시인과 묵객이 이곳을 찾아와 즐겼다고 하는 곳이라네요.

산이 아름답고 계곡이 멋진 곳이라면 세상 어디나 많은 사람이 찾아와 글을 쓰고 싶어 하겠지요.

 

비록, 佳人이 시인은 아니지만,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곳을 즐겨볼까 합니다.

우선 어디부터 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검표소를 통과해 조금 올라오니 오른쪽으로 계곡이 보이고 다리를 건너 들어가는 입구가

보이는데 여기가 바로 첫 코스인 미허우구(猕猴谷 : 미후곡)랍니다.

그러니 아무 생각도 할 필요가 없이 그냥 순서대로 계곡 입구가 보이면

들어갔다가 나오면 되겠네요.

 

이제부터 미후곡 안으로 들어갑니다.

미후는 원숭이가 사는 계곡이라 그리 이름을 지었나 봅니다.

 

대낮인데도 날씨가 이렇습니다.

짙은 안개로 조금이라도 먼 곳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다퉁에서부터 계속 날씨가 이렇게 흐려 구경하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오늘 같은 날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멋진 풍경을 보았을 테고 그러면 佳人은 시상이

마구마구 샘솟아 후세에 영원히 칭송받을 멋진 시 한 수 남길 수 있을 텐데...

 

이 아이들이 바로 원숭이라는 미허우(猕猴)인가 봅니다.

얘들 때문에 이 계곡의 이름이 미허우구(猕猴谷 : 미후곡)인가 봅니다.

야생의 원숭이를 잡아다 우리에 넣어두는 일은 동물 보호입니까?

아니면 감금하고 학대하는 겁니까?

돌고래는 풀어주자고 하면서 다른 동물은 왜 동물원에 두는 겁니까?

어느 것은 동물이고 어느 것은 짐승이라 차별하는 겁니까?

 

미허우구는 길이가 약 1km 정도의 작은 계곡입니다.

계곡 안에는 미허우(猕猴)라고 하는 야생 원숭이가 많이 살고 있기에 그리 이름을 지었다

하는데 그러나 우리 눈에는 우리 속에 가둔 원숭이 말고는

야생 원숭이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네요.

 

계곡 안을 잠시 들어가다 보니 앞의 절벽에 원숭이가 보입니다.

여러분!

위의 사진에서 원숭이를 찾으셨나요?

원숭이를 찾지 못하셨다고요?

그럼 확대해 보겠습니다.

 

확대해보면 좀 더 확실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때요?

정말 원숭이 얼굴로 보이지 않습니까?

佳人 눈에는 원숭이의 얼굴로 보입니다.

신기하게도 바위가 생긴 모양이 야생 원숭이가 서식하는 곳이라 그럴까요?

혹성탈출이라는 영화를 보면 원숭이가 인간을 지배하는 그런 내용의 영화입니다.

머리 좋은 원숭이가 그 당시 인간을 지배할 때 이곳 저 석벽에다가

자신의 모습을 조각으로 남겼을지 모릅니다.

아~ 우리 부부가 운강석굴이니 용문석굴 등 너무 많은 석굴을 보며 왔나 봅니다. 

 

속으셨다고요?

그냥 올라가자고요?

그러시죠! 뭐~

부부 둘이만 하는 여행은 가끔 지루할 수 있어 엉뚱한 상상도 하며 다녀야 힘이 덜 듭니다.

 

그냥 걸어 올라가도 좋은 곳입니다.

맑은 공기...

아니군요?

안개 때문에 전혀 맑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가을이 이 계곡에도 찾아왔나 봅니다.

산에는 제법 단풍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을은 날씨가 덥지도 않고 단풍이 있어 여행하기 좋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이유는 관광객이 적어 덜 혼잡하고 관광지에 바가지도 없고

저렴하게 다닐 수 있어 좋습니다.

 

중국의 가을은 우리나라의 가을과 많이 다른 가 봅니다.

낮에도 안개가 걷히지 않아 세상이 뿌옇게 보입니다.

이런 곳에서 무슨 시인이 시를 쓰고 묵객이 글을 씁니까?

눈에 뵈는 게 없어 그럴까요?

 

무척 많은 사람이 모여 깔깔거립니다.

호떡집에 불이라도 났나요?

무슨 일인가 우리 부부도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원숭이로군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훈련된 원숭이 공연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미허우구에는 산책로 제일 높은 곳에 이렇게 공연장을 만들어 놓고 훈련받은 원숭이로

공연하는 곳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원숭이, 유격 훈련받는 원숭이, 농구 경기하는 원숭이, 우슈 하는 원숭이....

그리고 노래 부르고 춤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온종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따라 공연을 하기에 전부 구경하려면

온종일 이 미허우구의 공연장에 머물러야 합니다.

공연은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오전 공연을 하고 오후에는 14시부터 16시까지만 한다고 합니다.

 

그 사내가 여러 사람 앞에서 한다는 공연을 잠시 서서 바라봅니다.

보시는 분의 시간 절약을 위해 한 장씩 보시기보다 바쁜 관계로 연속 사진으로 편집했습니다.

젠장, 이게 무슨 공연입니까?

사내와 원숭이가 서로 따귀 때리는 놀이였습니다.

훈련된 원숭이는 결국, 따귀 때리는 훈련을 받았나 봅니다.

 

정말 할 일 없는 사람이 만든 공연인가 봅니다.

따귀나 때리는 일을 인간이 동물과 하고 있으니...

뭐 계림의 웅호 산장에 가면 호랑이 우리에 물소를 넣어 호랑이가 물소의 목덜미를 물어

사냥하는 모습도 보았으니 중국에서 이 정도는 아주 착한 공연이네요.

그게 바로 생쇼가 아니겠어요?

돌아 나오는 길은 중국답게 다른 길을 만들어 놓아 혼잡을 예방하고 있네요.

인구가 많은 나라이기에 아무리 작은 관광지도 입구와 출구를 철저하게 분리한 나라가

중국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계곡은 별로 볼 게 없네요.

그냥 흔히 우리 동네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특징 없는 계곡입니다.

미후라는 야생 원숭이가 살아 그리 이름 지었다 했지만, 어디 원숭이가 이 계곡에서만 살았겠어요?

온통 운대산을 헤집고 돌아다녔겠지만, 사람이 그냥 멋지게 이름 짓는다고

원숭이 이름을 빌려 왔겠지요.

시간이 부족하신 분은 그냥 통과하셔도 되는 곳으로 생각됩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원숭이 몇 마리 데려다 놓고 관리하는 사람이 놀고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볼 게 없었습니다.

비싼 입장료 받고 미안해 그랬나요?

전혀 웃기지도 않는 일을 하고 웃고 있었습니다.

정말 웃기고 싶으면 원숭이탈을 쓰고 숲 속에 숨어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하이~"하며 손이나 흔들지...

 

원숭이 목에 줄을 매고 사람과 뺨을 때리는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볼 게 너무 없다 보니 웃음이라도 준다고 그리했나 봅니다.

아이들이야 좋다고 웃고 있지만, 사람 앞에 목줄을 맨 원숭이가

학대받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언짢습니다.

정말 놀고 자빠졌습니다.

차라리 비싼 입장료를 책정한 사람과 뺨 때리기 공연을 기획한 사람의 뺨을

스테레오로 때리고 싶습니다.

 

미허우구(猕猴谷 : 미후곡)을 나와 탄푸씨아(潭瀑峡 : 담폭협)가 있는 안으로

잠시 올라가면 지질박물관이 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한 번쯤 돌아볼 만합니다.

미허우구보다는 지질박물관이 볼 게 더 많습니다.

이곳은 추천합니다.

 

아마도 이 부근 운대산에서 발견된 화석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위의 화석은 바위에 붙은 따개비처럼 보이네요.

또 먼 옛날, 이 지방이 바다였다고 할 겁니다.

 

아! 이런~

어때요?

바다 맞죠?

마치 물고기가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요렇게 놀고 있다가 순식간에 화석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물고기가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물고기는 1초 전의 일을 생각하지 못하기에 괜찮을까요?

이 바위를 물속으로 던져 놓으면 금방 물고기가 살아 헤엄치며 움직일 것 같네요. 

어쩌면 이렇게 지느러미마저 선명하게 남아 있답니까?

 

나무 화석과 공룡 알 화석으로 보이네요.

나무는 마치 지금 막 잘라놓은 듯 생생하고...

공룡 알을 보니 얼마 전 보았던 영화 쥐라기 공원이 생각납니다.

 

앵무조개의 조상이라는 암모나이트인가요?

조개 속의 속살이 마치 살아있는 듯합니다.

이 지역에 오랜 세월 전에는 바다였다는 증거라 하겠지요.

그런 증거가 이곳 운대산에는 많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내일은 담폭협을 돌아보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나마 우리에 가두고 목줄을 맨 원숭이라도 보았기에 다행이지

계곡에는 눈을 씻고 보아도 야생 원숭이는 볼 수 없었습니다.

오늘 미후곡의 원숭이는 단체로 패키지여행이라도 떠났던 모양입니다.

그냥 조용하고 깨끗한 계곡을 걸어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한 곳이지

원숭이를 묶어놓고 공연한 일을 하여 보는 사람의 마음만 울적하게 만들어 주네요.

 

이곳은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계곡입니다.

오히려 계곡을 나와 지질박물관에서 본 화석으로 변한 돌이 더 좋습니다.

돌보다도 못한 계곡은 여기가 처음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