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음후 열전 3 - 첫 전투에서 대승을 거둡니다.

2011. 9. 14. 08:42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유방은 넉넉한 가슴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한신을 좌승상으로 진급시켰습니다.

그리고 처음 한나라에 항복했다가 초나라로 넘어간 나라를 하나씩 먹어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선봉에 한신을 보냅니다.

 

조나라에 이르자 조나라 왕과 성안군 진여는 20만 명의 군사를 모아 정형 어귀에 집결시키자.

광무군 이좌거가 성안군에게 말합니다.

"천리를 달려온 군사들은 배불리 먹기 어렵고 지쳐있습니다.

제게 3만의 기병을 주시면 배후를 쳐 보급로를 끊어버리겠습니다.

그러면 열흘도 못 가 한신의 목을 바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생포가 될 것입니다."하며 간청을 했지만 유학자인 성안군은 의로운 군사는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고 거절을 합니다.

공격을 받는 입장에서 무슨 의로움을 찾습니까?

 

사실 이좌거의 말을 따라 그에게 3만의 군사만 주어 배후를 쳤더라면 아주 쉬운 전쟁으로

금방 전쟁이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성안군의 생각은 정정당당한 전투를 하겠다는 생각이나 군사의 희생을 적게 하고 백성을 하루빨리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시키는 방법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알지 못합니다.

때로는 명분에 사로잡혀 더 큰 선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일을 우리는 가끔 볼 수 있지요.

 

"병법에 군사가 열 배가 되면 포위하고 두 배가 되면 맞붙어 싸운다고 했소. 한신의 군사가

몇 만이라고는 하지만, 천리길을 달려왔고 실상은 몇 천 밖에는 되지 않으니 나는 피하지 않겠소.

만약 훗날 더 큰 적이 오면 어찌하겠소.

그리고 제후들이 나를 비겁하다고 여기고 쳐들어 오려고 할 것이오."

그러니 적일지라도 지쳐있을 때 치는 일은 비겁한 일이라는 겝니까?

명분은 이렇게 바보 같은 사람을 만들기도 하는가 봅니다.

 

한신은 사람을 미리 보내 이좌거의 계책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기뻐합니다.

정형 입구 30리 떨어진 곳에 숙영을 하고 그날 밤 날랜 기병 2천을 산속에 숨기고 조나라 군사가

우리 군사가 도주하는 것을 보면 필시 진영을 나오 우리를 쫓을 것이니 그때를 이용해 빈 진영으로

들어가 조나라 깃발을 뽑고 한나라의  붉은 깃발을 세우라 하며 가벼운 전투식량을 나누어 주고

나중에 전투를 끝내고 거창한 주연을 베풀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비장을 시켜 "조나라 군대는 먼저 유리한 지형을 차지했다. 그들은 우리 대장 깃발을

보기 전에는 우리의 선봉을 치지 않을 것이다." 하며 만 명의 군사를 보내

배수진(背水陣)을 치라고 합니다.

또 메모가 필요합니다.

한신에게는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배수진이라는 말이 이때 처음 생긴 말이지요.

 

날이 밝자, 한신은 북을 울리며 대장 깃발을 앞세워 나아가니 역시 조나라 군은 성문을 열고 나옵니다.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자 한신은 미리 강가에 포진시킨 곳으로 후퇴를 합니다.

조나라 군사들은 공격하던 한신의 군사가 후퇴를 하자 신이 났습니다.

그러자 성 안에 있던 군사들까지 쫓아옵니다.

그때를 이용해 매복한 한나라 2천의 군사들이 성 안으로 냉큼 들어가 조나라 깃발을 내리고

한나라 깃발을 2천 폭을 세워버립니다.

졸지에 조나라 성이 한나라 깃발로 도배를 한 셈입니다.

 

이제 전투는 막바지에 이릅니다.

한나라 한신의 군대는 뒤로는 강이 있어 물러나면 죽습니다.

네~ 맞습니다. 배수진을 쳤기에 후퇴하다가는 물에 빠져 죽습니다.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결사적으로 싸워 조나라 군을 물리치는 방법뿐입니다.

잔인하게 부하를 다루는 방법이지만,

사실 이 방법이 힘도 약하고 적은 숫자의 군사로 강하고 많은 숫자의 군사를

이기는 방법이기도 하잖아요.

막다른 곳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나 같은 이치겠지요.

 

비록 적은 군사나 워낙 죽기 살기로 싸우니 조나라 군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전투가 지루하게 이어지자 조나라 군은 오늘은 끝~ 하며 성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성에 도착해 보니 옴마야~ 이게 뭡니까?

조나라 깃발은 온데간데없고 한나라의 붉은 깃발이 성 위를 도배를 한 겁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안방에 들어가 보니 웬 사내가 남편 행세하는 거랑 진배없습니다.

 

조나라 군은 이를 보고 성 안에 있던 왕과 신하들이 모두 잡혔다고 생각하고 뿔뿔이 흩어집니다.

한 번 무너진 대오는 오합지졸이죠?

조나라 장수는 아무리 도망하는 군사의 목을 쳐도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상황은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버립니다.

 

한신은 광무군 이좌거를 찾습니다.

이좌거의 계책대로 했더라면 한신의 배수진은 택도 없는 소립니다.

그를 동쪽을 향해 앉히고 마주 보고 이좌거를 사부로 모십니다.

한신이란 사람이 큰 인물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승전을 축하하는 잔치에서 여러 장수들이 묻습니다.

"병법에서는 '산과 구릉은 등지고 못과 강은 앞으로 두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장군께서는 반대로 하셨습니다.

그리고 전투에 승리한 후 주연을 베풀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You win입니다.

뭔 일이래유?"

 

"따식들.. 내가 누구냐? 내가 바로 천하의 한신이다.

배수지진이라는 유명한 말을 후세에 남긴 한신이라는 말이다.

병법에는 없는 전법이지만 이런 말은 있다.

'죽을 곳에 몰아넣어야 살고, 망할 곳에 두면 흥한다'

나의 군사들은 교육을 받은 사대부 출신이 아니고 시정잡배와도 같은 사람들이다.

그들을 사지로 몰아넣으면 죽기 살기로 싸우지만 만약 그들이 살아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면

모두 도망을 갔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찌 많은 적을 이길 수 있겠느냐. 따식들..."

 

옴마야~ 여러분~~ 한신이 벌써 이렇게 커버렸습니까? 나 원 참!!!

따식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이구동성으로 한신! 한신! 한신을 연호합니다.

이렇게 한신은 첫 전투에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다음에 계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