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광장에서 두리번 거립니다.

2011. 11. 24. 00:33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

우선 천안문 광장이군요.

여러분은 이곳에 서면 무엇이 떠오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잠시 이곳에 서서 두리번거려 봅니다.

그냥 넓은 광장에 불과한 곳이지만, 정말 많은 일이 이 광장에서 일어났겠지요?

 

여러분은 천안문 광장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십니까?

佳人에 천안문 광장은 탱크를 가로막고 선 한 젊은이가 떠오릅니다.

1989년 6월 4일 새벽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곳에 수십 대의 탱크가 밀어닥쳤습니다.

아마도 중국인 대부분을 제외하고 일부 외국인이라면 천안문 광장을 떠올리는 첫 번째 기억은 바로 탱크 앞에

당당히 선 그 젊은이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수십억의 민초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알아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 그 청년의 행방을 佳人은 알지 못합니다. 

세상의 역사란 가끔 이런 아픈 이야기를 먹으며 자라나나 봅니다.

지난 시절의 아픈 기억이 이제는 약이 되고 치료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은 말을 할 수 있지만, 그 속에 숨긴 의미는 귀를 기울일 뿐입니다.

마음의 꽃 한 송이를 천안문 광장에 살포시 내려놓고 갑니다.

미움이 없는 세상을 기대합니다.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된 광장이기를 바랍니다.

 

슬기로운 사람의 눈은 머릿속에 있고 느낌은 가슴속에 있어야 하는데 전혀 슬기롭지도 못한 佳人이기에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아 다니네요.

고통은 인간을 생각하게 하고, 사고는 인간을 현명하게 만듭니다.

지혜는 인생을 견딜만한 것으로 만든다는데 방탕한 권력은 사람을 짐승으로 만듭니다.

 

천안문 광장은 이렇게 지나온 역사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영광스러웠던 적도 있었고 감추고 싶은 역사도 있었을 겁니다.

이런 게 세상 일이 아니겠어요? 

 

사실 광장이라 하면 그리스의 아고라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요?

누구나 이곳에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하고 남의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을 벌이는 곳

그러나 천안문 광장은 그런 곳이 아닌가 봅니다.

그러나 요즈음의 광장은 반대의 의견은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고 목소리 큰 사람의 이야기만 들립니다. 

 

이곳은 중요한 행사가 열리거나 인민대회당에서 회의라도 열리게 되면 일반인은 안타깝게도

출입할 수 없는 곳이 된다는군요.

그러니 말입니다.

이 넓은 광장의 용도는 바로 회의에 참석하는 잘난 사람을 위한 주차장 용도였군요?

 

그날은 인민을 끔찍이 생각하고 섬기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보통 인민이 개털이 되는 날입니다.

인민이 모두 평등하게 같은 인민이라고요?

인민에도 계급이 있고 격이 다르지요.

잘난 범 털 인민은 위해 대부분 인민은 감수해야 되지 않겠어요?

 

사회주의의 가장 기본은 평등이나 전혀 평등하지 않은 사회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뭐 세상 어느 곳이나 그런 논리가 통하는 곳은 흔치는 않지요.

세상에서 가장 큰 광장은 일 년에 몇 번 사용하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큰 주차장이었습니다.

그런다고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으니 행복한 곳임에는 틀림없나 봅니다.

 

과거 이곳은 국가를 경영하는 주요 관청들이 자리했을 곳으로 광장의 동쪽은 文班이

서쪽은 武班이 자리했을 겁니다.

궁성을 짓고 도성을 세우는 기본 원리에 따르면 말입니다.

그러나 마오에 의해 신중국이 탄생하며 왕조의 잔재라고 생각한 관청들은 모두 철거하고 사라지고 지금은

그 크기도 가늠하기 어려운 광장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움직이는 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로 이곳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아마도 이 광장 아래는 뜨거운 용암이 이글거리고 있지 않을까요?

14억의 중국인을 움직이는 그런 거대한 힘이 말입니다.

도대체 천안문 광장 아래에는 어떤 힘이 있어 이런 일이 생길까요? 

 

그리고 그 자리에는 동쪽으로 중국 역사박물관과 혁명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중국 런민비에도 나오는 인민대회당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사당이나 국빈 연회장이 되겠지요?

바로 이곳이 황제의 명을 받아 세상을 다스리던 관청이 있던 자리가 아니었을까요?

 

건국 초기에 제일 먼저 지은 건물 중 하나였을 건물로 공모에 의해 건물의 설계를 결정하게 되었을 겁니다.

건물 설계공모에 당선된 사람은 놀랍게도 기라성 같은 설계사를 제치고 톈진 출신의 목수로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리루이환(李瑞環 : 이서환)이라는 사람이었다 합니다.

 당시 정부가 역설적으로 내세우던 순수한 노동자 계급과 맞아떨어진 게지요.

 

덕분에 이 목수는 중앙 정계로 진출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전국인민 대표자회의 의장까지 지냈다 하니 하늘이 내린

천운을 타고난 사람인가 보네요. 

佳人의 오늘 일정이 무척 바쁜 관계로 초대라도 할까 봐 겁이나 그냥 외관 사진만 찍고 지나치렵니다.

제가 이곳에 온 일을 알리지 말라고 했으니까요.

 

건너편에는 중국 국가 박물관이 있군요?

원래 역사박물관과 혁명박물관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나 지금은 하나로 합쳤다 하네요.  

 

결국, 시대에 따라 먼저 일어난 질서는 새로운 질서에 밀려 사라집니다.

지금 만들어 놓은 혁명이니 뭐니 하는 새로운 질서도 또 세상이 바뀌면 철거대상이고 사라지겠지요.

차라리 이제부터라도 이런 역사의 유물을 허물어버리지 말고 그냥 보존하면 어떨까요?

오히려 세월이 많이 지나면 그 또한 역사의 한 모습으로 남아 후세 사람이 보고 느끼지 않겠어요?

 

천안문은 원래 천톈먼(승천문 : 承天門)이라고 했다는군요.

그 의미는 '하늘로부터 천명을 받는다. (承天啓雲, 受命羽天)'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그렇군요?

바로 이곳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중국이라는 큰 나라를 움직이는 힘을 부여받았나 봅니다.

 

처음에는 나무로 지은 목조 패방이었으나 벼락을 맞아 불타고 다시 만들었더니 이자성이 농민군을 이끌고

입에 담기도 어려운 쌍스러운 욕을 하며 황궁으로 밀고 들어올 때 불 질러 버려 또 불에 타서 없어졌답니다.

욕을 하려면 불이나 지르지 말지, 욕도 하고 불도 지르고..

이게 옛날에 쇼도 보고 영화도 보고입니까?

그래서 청대에 이르러 다시 만들었답니다.

 

맨날 하늘의 천명을 받아봐야 벼락이나 치는데 무슨 승천문입니까?

그래서 처음 나라를 만든 후 청나라에 대한 반 청운동이 자꾸 조직적으로 일어나니

'우리 모두 하늘 아래 같은 런민이 아니냐?'라고 하며 이름을 천안(天安)이라고 바꾸어 만들었다 하네요.

 

사실 북방민족이 볼 때 한족이 남은 아니지요.

만리장성을 넘어 수시로 곡식을 약탈하며 살아온 북방민족이 장성을 힘들게 넘어 곡식만 가져갔겠습니까?

어렵게 내려왔는데 무엇인가 흔적을 남기고 돌아갔을 것이고 그들이 곡식을 가져가며

뿌린 씨앗이 중원에서 무럭무럭 자라... 철저하게 Give and Take잖아요.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고 얼굴조차 모르니 남보다도 못한 관계임은 틀림없습니다.

 

과거에는 금봉 반조(金鳳頒詔)라 하여 황제의 칙서를 발표하는 의식이 이곳에서 행해졌고 출병이나 황실의 혼례행사가

이루어지고 바로 이문을 통하여 황제가 드나들었을 겁니다.

황제는 하늘의 아들이니 이곳에서 하늘의 뜻을 전했을 법합니다.

 

천안문은 황제의 거처인 황궁의 정문인 셈입니다.

우리로 치면 광화문과 같은 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정문 한가운데는 중국인의 영웅인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천안문이라는 이름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문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그러니 그곳에 초상화를 걸어 두었으니 참 편안하겠네요.

마오쩌둥은 이미 중국에서는 신의 반열에 오른 듯합니다.

 

앞에서 바라보니 문이 다섯 개이군요?

물론 가운데 가장 크게 만든 문은 황제 전용이겠지요.

천안문 위로 마오쩌둥이 올라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시작을 선포하며 온천하에 알린 후부터는

마오가 황제를 대신해 출입문 위에 사진을 걸었나 보네요.

 

한때는 누가 이 초상화에 화염병을 던진 일도 있었지요?

신성모독이 아닌가요?

중국 정부에서는 슬픈 일이겠지만, 세상이 다 그런 겁니다.

너무 잘나면 다른 사람의 시기를 받지요.

옴마야~ 외국인인 우리 부부도 드나들 수 있군요?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진리는 없나 봅니다.

그래도 마오의 초상화가 제일 좋다고 알려진 장소에 떡하니 걸려 있습니다.

 

세계 인민 대단결 만세라고요?

정말입니까?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인민의 단결이 아니었던가요?

세계 인민이 뭐라고 하면 내정간섭이라고 삐치는 게 중국 정부가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만세랍니다.

중국이 세상을 향해 웃겨줍니다.

 

그리고 왜 와이구런은 아무 곳이나 잠을 자면 안 되나요?

주숙 등기는 왜 합니까?

무엇이 대 중국을 불안하게 하나요?

 

중국은 세상에서 제일 크다고 하면 좋아하지요.

그래서 뭐든지 크게 만드는 게 일상생활인가 보네요.

중국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심지어 건물보다 간판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중국인의 마음도 그렇게 컸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산다는 것은 단순히 호흡하는 일만 아닐 것입니다.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행동에 옮기는 일일 것입니다.

다만, 그 일이 많은 사람을 위하는 일이어야 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공직에 있는 많은 사람은 그에게 주어진 힘을 많은 사람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자기 자신 한 사람만을 위해 사용합니다.

그런 사람은 빠떼루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