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짧은 여행, 긴 여운.

2011. 7. 12. 00:36터키 여행기/터키여행

 

여행에서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입니다.

 인생에 끝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이지만, 여행의 끝은 다시 돌아올 수 있기에 좋습니다.

돌마바흐체 궁전을 보고 다시 구시가지인 술탄 아흐메트로 갑니다.

 

돌마바흐체 궁전 가까운 곳에 커다란 경기장이 하나 있습니다.

경기장 이름은 이뇨뉴 구장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베식타스라는 스포츠 클럽의 전용구장입니다.

 

터키에서는 제법 유명한 스포츠 클럽으로 축구 외에도 여러 경기종목이 있는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곳이라는군요.

검은 독수리라는 별칭으로 1903년에 설립되었다 하니 벌써 100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터키 남자는 술을 먹지 않기에 저녁 시간은 정말 재미없게 보내지 않겠어요?

그러다 보니 스포츠 경기가 바로 터키 남자에게는 유일한 낙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축구의 인기는 우리나라보다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많은 한국사람은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하지요.

터키 사람 또한 그런 이야기를 하고요.

그런데 돌아다녀 보니 얼굴 생김새가 우리와는 많이 달라 형제라고 하기엔 무리라 생각됩니다.

佳人은 절대로 그런 서구형 얼굴의 형제 둔 일이 없습니다.

 

오전 일찍 돌마바흐체 궁전을 돌아보고 술탄 아흐메트 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돈을 쓸 수 있는 기회를 가이드는 우리 여행자에게 고맙게도 마련해 줍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바람에 탁심 거리를 돌아보는 일정을 취소해야 합니다.

올리브 오일, 로즈 오일, 가죽제품, 스카프...

여자들에게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곳이지요.

여자를 예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만 고르고 골라 파는 곳인데...

쉽게 나올 수 있겠어요?

 

달러, 유로화, 터키의 리라는 물론 한국 돈도 받습니다.

아주 다 벗겨버릴 모양입니다.

돈이 모자라는 분에게는 카드는 물론 돈도 빌려주시겠답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왜 한국에서부터 가이드가 따라왔는지...

바로 쇼핑하다가 돈이 모자라면 빌려주기 위해 따라 온 모양입니다.

여행 내내 아무 일도 한 게 없었으니까요.

무척 많이 사시더군요,

佳人이야 불량고객이라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밖에 나와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이 사시는 덕분에 저렴한 여행비로 구경할 수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쇼핑이 끝날 즈음 또 다른 한국 여행객이 밀어닥칩니다.

비록 간판은 물론 상호도 없는 가게지만, 무척 번창하시는군요.

 

점심 먹을 시간마저 없을 정도로 너무 오래 쇼핑을 즐겼나 봅니다.

그래서 시내의 번화가인 탁심거리에 있는 한식집은 포기하고 공항 가는 길에 있는 다른 한국 식당에

 연락하여 점심을 준비합니다.

그러니 식사가 오죽했겠습니까?

그래도 맛나게 다 먹었습니다.

 

우리 일행을 8일 동안 안전하게 모신 영화배우보다 더 잘 생긴 운전기사입니다.

"캅탄! 고맙수~ 그리고 수고했수~"

여행 일정이 여행사에서는 8박 9일이라고 했으나 사실 마지막 날은 비행기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니 7박 8일입니다.

7일간 버스 이동만 2.970km로 이스탄불 시내에 있는 날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600km가 넘는 대장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배낭여행이 아니고 여행사 단체여행을 따라갔기에 무척 편하게 다녔습니다.

이제 마르마라 해를 바라보며 떠나야 합니다.

갈매기마저 우리에게 작별인사를 보내주는군요.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돌고래도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거리가 멀고 이동 또한 장거리라 힘이 들었지만, 아주 훌륭한 여행지였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편하게 이동하였으니 만족합니다.

여행사에서 나온 TC라고 하는 사람은 왜 출발 때 한국에서부터 따라온 거죠?

동남아시아나 단거리에는 요즈음 경비절감 차원에서 TC가 없어진 지 오래잖아요.

입국 시  입국서류를 쓰는 일도 터키는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날, 자기는 한국에서 도착하는 손님을 마중하며 다시 터키 여행 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우리끼리 보딩 하고 출발하라고 하네요.

그래요 우리끼리 출국 수속하고 갈게요.

우리는 늘 따로따로였잖아요?

우리 여행객보다 더 즐거우셨지요?

 

출발할 때 공항까지 함께 와 그냥 우리끼리 한국으로 가라고 하네요.

출국 업무라도 도와주는지 알았습니다.

다른 한국 여행객이 도착하기에 그 사람들을 마중해야 한답니다.

그러셔야죠.

가는 손님보다 오는 손님이 더 중요하잖아요?

 

그냥 우리끼리 가라고 했다고 못 갈지 알았습니까?

모두 안전하게 들어와 Gate라는 터키 말인 KapI에 왔습니다.

왜 톱 카프 궁전인 대포의 문이라는 카프 말입니다.

 

터키는 휴대품 짐 검색을 두 번이나 하더군요.

우리처럼 출국 수속을 마친 후 한 번 하고 게이트 앞에서 또 한 번 합니다.

 

아래 보이는 곳이 금각만이라는 골든 혼인가요?

비행기가 떠오르자 금세 내려다보이는 곳이 골든 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 비행기는 게이트도 변경하고 비행기 정비 때문에 한 시간이나 늦게 출발합니다.

아마도 늦게 도착해 청소라도 했던 모양입니다.

예정시각보다 한 시간 늦은 4시 40분 이륙합니다.

이륙 후 한 시간이 지나자 저녁 식사를 주는군요.

 

비행기가 한 시간이나 늦게 출발해도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늘에는 과속 딱지 끊는 교통경찰이 없잖아요.

조금만 밟으면 금방 따라잡습니다.

11시간의 비행에 1시간의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네요.

게다가 편서풍의 영향으로 올 때보다 1시간 30분 정도 일찍 날아가니 모두 두 시간이나 단축하며

시속 1.000km 이상으로 날아가니 훨씬 덜 지루하고 좋습니다.

 

우리 부부는 돌아오는 좌석은 우리가 직접 출국 수속을 하였기에

비상구 좌석을 부탁하고 앉았습니다.

이 자리가 비록 화장실이 앞에 보여도 겁나게 넓어 다리를 쭉 뻗을 수 있어 좋습니다.

 

아시아나의 저녁입니다.

위에는 육류고 아래는 비빔밥입니다.

기장과 부기장이 먹는 방법대로 우리 부부는 여행 중 비행기에서 같은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식사를 마치면 소등을 하고 취침모드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잠에 빠져들지 못하고 자다 깨다를 반복 합니다.

한국 시각 아침 8시가 되자 원래 예정시각에 맞추어 인천 공항에 내립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우리의 이번 여행은 끝이 났지만, 다시 떠나고 싶은 데 말입니다.

여행기가 끝이 나면, 더 가고 싶고 새로운 곳을 찾아 다른 여행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여행의 끝은 끝이 아니고 다른 여행의 시작인가 보네요.

그동안 함께 하시고 격려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또 하나의 여행기를 마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은 적어도 세 가지 즐거움을 준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타향을 알아가는 즐거움입니다.

두 번째로 고향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즐거움이라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다른 즐거움을 찾아 또 다음 여행지를 떠나는 꿈을 꾸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