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모든 것을 꿈으로 만들었나 봅니다.

2011. 7. 7. 00:03터키 여행기/터키여행

1842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인 압둘 메지드는 사치의 대명사인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 버금가는 궁전을

지을 것을 지시합니다.

사실 톱 카프 궁전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오스만 제국의 궁전이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오스만 제국의 규모에 비해 궁전의 모습은 너무 초라했습니다.

그래도 베르사유 궁전이 폼 난다는 말을 어디서 듣고 폼 잡고 싶었나 봅니다. 

 

톱 카프 궁전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지은 궁전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술탄에 오른 사람이 계속 증축하다 보니

대 제국의 궁전으로는 조금 초라한 생각이 들기는 하더군요.

그러나 사실은 이미 이때부터 오스만 제국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내외로 돌았답니다.

그런 소문을 없애기 위해 압둘 메지드는 거금을 들여 새로운 궁전을 지어 오스만 제국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비록 술탄이 초대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초대한다고만 들어갑니까?

옛날에야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만, 지금은 입장표만 사면 누구나 들어갑니다.

 

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비닐 덧신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귀찮은 일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왜 그래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최고급 터키산 카페트가 깔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신발 위에 그냥 비닐 커버를 씌우는 일이라 괜찮습니다.

자 이제 궁전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는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이제 벌써 위의 사진으로는 궁전 밖으로 나왔습니다.

 

궁전 외부 모습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내부는 얼마 전까지는 따로 돈을 내고 찍었으나 2009년부터는

그마저도 금하였기에 일체 내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속상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그러니 예전에 찍은 사진을 인용하거나 사진첩이나 우편엽서를 사서 찍으라는 말입니다.

나중에 터키 대통령이 여러분의 집에 와도 절대로 사진 찍지 못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개인적으로 내부관람을 할 수 없고 반드시 입구에서 가이드를 동반한 관람만이 허용된다는군요.

물론 한국어 가이드는 없고 영어가이드는 있습니다.

   

우선 궁전 내부로 들어가면 압권은 눈에 보이는 것이 샹들리에입니다.

여기서 우선 방문객의 기선을 제압하는군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선물했다는 홀에 매달린 샹들리에의 무게는 4.5톤이며 750개나 되는 촛불 램프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전기가 없었기에 촛불로만 불을 밝히는 샹들리에입니다.

이것 관리하는 사람은 애 좀 먹었을 겁니다.

하나씩 촛불을 켜나 가다 보면 마지막 불을 붙일 즈음 혹시 제일 먼저 붙였던 촛불을 새로운 초로 갈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샹들리에를 관리하는 사람은 환장했을 겁니다. 

 

이 죽일 놈의 호화로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손잡이 아래 기둥이 모두 크리스털입니다.

이 화려한 광경을 눈으로만 보라는 말인데...

정말 너무하시는군요?

좋습니다. 만약 터키 대통령이 우리 집에 오고 싶다고 해도 문도 열어주지 않을 겁니다. 정말입니다.

 

천정의 눈부신 돔과 285개나 되는 방에는 각각 다른 실내장식,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사방 벽의 색채와 문양,

이런 것들을 보면 당대의 호화로운 생활의 극치가 어떠했는지 살짝 엿볼 수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술탄의 자리라 합니다.

용안이라도 뵈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한 바로 그 자리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나요?

홀의 규모나 치장이 대단히 호화롭고 사치스럽다는 생각입니다. 

 

대기실이랍니다.

얼마나 많은 외국의 사신이 이 자리에서 술탄을 알현하기를 갈망했을까요?

한 번만이라도 용안을 뵈면 가문뿐 아니라 국가의 영광이었겠지요.

 

압둘 메지드의 초상화입니다.

16살에 술탄의 자리에 올라 죽을 때까지 22년간 오스만 제국을 통치했다는군요.

지는 석양처럼 그 운명을 다한 오스만 제국의 멸망을 부추겼을지 모르는 돌마바흐체 궁의 건설을 시작한

압둘 메지드는 무능한 술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佳人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그런 술탄이 있었기에 이스탄불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며 오늘 이 시간에도 이 궁전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립니다.

비록 이 궁전을 건설함으로 재정의 문제가 생겼다지만, 지금은 이 궁전으로 보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이

쓰는 경비와 입장료가 천문학적인 금액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역사를 바라보면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벽난로까지 크리스털로 만들었습니다.

 

곰 한 마리가 바닥에 바짝 붙어있습니다.

속도 없는 놈입니다.

러시아에서 선물했다는 곰 가죽입니다.

두 마리로 돌마바흐체의 모든 건물 구조나 집기는 대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아마도 아빠 곰, 엄마 곰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궁전에 있는 가장 비밀스러운 은둔의 장소 하렘의 상상도입니다.

하렘은 술탄 외에는 어느 사람도 드나들 수 없습니다.

돌마바흐체의 하렘은 본건물 뒤편에 있습니다.

 

복도를 걷다 보면 한 여인의 초상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렘의 여인 중 우크라이나 태생 노예 출신으로 술탄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 록살라나의 초상화입니다.

하렘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가장 유명한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 중 가장 영토를 많이 차지한 최대 전성기 시절의 술탄인 슐레이만 대제(1494-1566)의

애간장을 녹이며 노예에서 첩으로 그리고 왕비로 일취월장하며 술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았던 여인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한 때의 화려함도 세월이 지나면 역사책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됩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나 봅니다.

그게 인간의 능력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