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7. 09:20ㆍ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
10월 14일 여행 4일째
오늘은 만리장성을 가보려 합니다.
마오쩌둥은 "장성에 가보지 않으면 진정한 사나이가 아니다. (不到長城非好漢)"라고
한다 했습니까?
그럼 중국 남자들은 모두 만리장성에 다녀왔습니까?
만리장성에 오르지 못한 사람이 오른 사람 사람보다 훨씬 많을 텐데 그러면 중국에는
사내도 아닌 게 사내인척 돌아다니는 유사 짝퉁 사내가 천지라는 말입니까?
만약, 여자가 만리장성에 오르면 어찌 됩니까?
선머슴이 됩니까?
만리장성을 투어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오렵니다.
먼저 쳰먼 부근의 숙소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렵니다.
중국에서 지하철을 탄다는 일은 배낭 등 휴대하고 있는 짐을 검색대에 올려놓아야
하기에 번거로워 타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의 오만가지 더러운 짐도 모두 그 위에 올려놓기에 중국 여행을 하면서
가장 깨름칙한 일이 검색대 통과였습니다.
아침 식사를 숙소 부근의 식당에서 죽과 만두로 간단히 합니다.
워낙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만두도 저 젊은이가 베지터블과 미트로 구분하여 주문받는군요.
울 마눌님은 2년 전부터 채식만 합니다.
저는 고기도 먹을 줄 압니다.
아니 아주 잘 먹습니다.
그러나 여행 내내 고기라고는 냄새도 맡지 못했습니다.
오직 지단 차오판이라는 달걀 볶음밥에 들어간 산산이 부서진
달걀이 유일한 육류였습니다.
쳰먼 앞에서 8시 10분에 시내버스 690번을 1원/1인을 내고 탑니다.
아침 시간에는 노란 옷을 입은 교통 도우미들이 정류장마다 진을 치고 있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냥 버스 정류장에 노선표가 붙어 있기에 그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종점이라 물론 앉아갑니다.
위의 사진처럼 바로 전루 앞이 버스 종점입니다.
한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지하철 지수이탄(积水潭 : 적수담) 역에서 내립니다.
버스 안에 있는 정류장 표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버스 가는 방향으로 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큰길을 따라 제법 걷습니다.
위의 지도를 보시면 파란 선만 따라가면 누구나 무척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조금 걸어가면 위의 사진처럼 베이징 외성의 남은 두 개의 문 중 북쪽에 있는
유일한 문인 덕성문(德胜门)이 보이고 버스는 저 문 뒤로 돌아가면
그곳이 팔달령으로 가는 직달버스 출발지점입니다.
벌써 많은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919直达, 919快라고 쓴 버스를 탔다고 하지만, 지금은 버스가 바뀌었나 봅니다.
原919라고 쓴 버스는 877번 버스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877번 버스를 타야 바로 팔달령으로 가나 봅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무척 많아 우리는 한참 뒤로 가서 줄을 섭니다.
그러나 버스는 계속 들어오기에 금방 탈 수 있습니다.
중국사람은 새치기가 생활화되었기에 가끔 끼어들어도 짜증 낼 필요가 없습니다.
중국인은 새치기가 생활이기에 하루에 세 번 새치기 하지 않으면 발바닥에 가시가 돋나 봅니다.
위의 사진을 잘 보시면 하절기와 동절기의 첫차 시각과 막차 시각이 나와 있습니다.
버스 요금은 12원/1인입니다.
우리가 탄 버스는 9시 15분에 출발합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처음에는 산이 보이지 않더니만 산이 나타나기 시작하네요.
산이 보이면 가까이 왔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그리고 그 위로 장성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곳에도 사람이 올라 구경을 하는군요?
아마도 팔달령이 아닌 다른 이름의 장성이겠지요.
우리같은 여행자는 아무 장성이나 올라 구경하면 되지 이곳저곳 다닐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딱 한 시간을 달려 10시 15분에 팔달령 버스 종점에 도착합니다.
버스가 도착할 즈음 안내양처럼 보이는 유사 안내양이 뭐라고 마이크를 잡고 말을 합니다.
우리는 중국어를 모르기에 그냥 앉아 있었지요.
그런데 그 여자는 활차라는 회사 직원인 모양입니다.
미리 손님 유치를 위해 장성으로 올라가는 활차를 타라고 했나 봅니다.
위의 사진처럼 버스를 내린 바로 그곳이 활차 매표소였습니다.
우리는 물론 걷습니다.
중국어를 알았다 해도 걸었을 겁니다.
장성을 두 발로 걷고 싶어 왔는데 활차를 타고 올라간다면
그것은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가 아니지요.
그곳을 지나 잠시 몇 걸음 옮기면 장성으로 오르는 입구가 나타납니다.
어련하겠습니까?
중국은 어느 관광지나 들어가는 곳과 나오는 곳에 틀림없이 이런 가게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상인과 작심하고 관광객의 주머니를 텁니다.
그곳 장성 입구에 팔달령 장성을 소개하는 글에 460여 명의 외국 정부의 수뇌가
다녀갔고 1억 5천만 명의 국내외 사람이 다녀갔다고 했습니다.
보세요,
국내외를 합해도 1억 5천만 명밖에 다녀가지 않았다니 중국 인구의 반이 남자라 치면
중국은 남자도 아닌 사람들이 활개 치고 돌아다닌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우선 오르기 전에 지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장성을 오르는 방법이 3가지인가 봅니다.
걸어 올라가는 방법(물론 기어올라도 누가 뭐라 하겠어요?),
활차를 타고 재미있게 올라가는 방법,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편한 방법이 있겠군요.
물론 기계의 힘으로 오르는 방법은 입구에서 모두 오른쪽 방향입니다.
왼쪽으로 걸어서 오르는 방법도 있겠지만, 왼쪽이 조금 낮아 보였고
그곳을 오르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매표소까지 가 그곳에서 우리도 오른쪽으로 올라보렵니다.
오른쪽은 올라가서 정상 부근을 돌아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다시 출발한 곳으로 오기에 좋습니다.
조금 걸어가니 장성을 통과하는 성문이 보입니다.
그 왼편 계단으로 올라가면 광장이 있고 문표 파는 곳이 있습니다.
성문을 빠져 들어가면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광장에서 올려다보니 이게 저잣거리인지 장성인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틀림없이 사람이 장성 구경 왔을 텐데...
장성이 사람 구경하게 생겼습니다.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아 어떤 업종이든지 내수만으로도 충분하겠습니다.
그 앞에 망경석(望京石)이라는 바위가 있습니다.
아마도 베이징으로 들어올 때 팔달령 성문을 지나 이곳 바위 위에 올라 북경을 바라보았을
것이기에 그래서 이름을 망경석이라 하지 않았을까요?
어때요?
중국말 하나도 몰라도 만리장성도 구경할 수 있잖아요.
우리 부부도 둘이서 한국말만 하고 중국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내일부터 올라가며 세상 이야기나 나누시죠?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계 7대 불가사의니 뭐니 하지만,
이 장성을 건설하기 위한 민초의 한을 생각해 봅니다.
황제는 처음에 노동만 제공하라 했습니다.
그다음 땀을 흘리라 했습니다.
그리고 눈물과 인생을 바치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숨도 내놓으라 했습니다.
만리장성은 바로 민초의 한이 서린 곳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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