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구러우(鼓樓 : 고루)의 북소리

2011. 12. 16. 00:33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

스차하이를 지나 큰길로 나와 왼쪽을 바라보니 고루로 보이는 건물이 보입니다.

역시 베이징의 고루라 건물이 대단히 큽니다.

중국에서는 크지 않으면 행세를 하지 못하나 봅니다.

 

이곳을 돌아 북으로 방향을 틀면 바로 그 위에 고루 건물이 보입니다.

경산 공원에서 다시 북쪽으로 일직선 상에 보이는 두 개의 건물이 종루(鐘樓)와 구러우(鼓樓 : 고루)입니다.

경산공원에 올라 자금성의 반대편인 북쪽을 바라보면 고루를 금세 찾을 수 있더라고요.

여기도 올라가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고루는 종루와 달리 고루 위에서 북을 두드리는 공연을 한다 합니다.

시간을 맞추어 올라가면 공연도 볼 수 있고 하니 구경하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아직 공연시간이 조금 남아 고루와 종루를 오가며 그 부근의 골목도 돌아봅니다.

이런 곳이 바로 후통이라 하며 이곳도 많은 자전거 인력거 투어를 하는 곳으로 여겨집니다.

우리 부부는 그냥 두 발로 걸어서 골목 안을 두리번거립니다.

이게 바로 후통 투어가 아니겠어요?

 

이 부근에는 무척 많은 자전거 인력거꾼이 있습니다.

골목길을 걸어가자 여기저기서 우리를 부릅니다.

자기가 언제부터 우리 부부를 안다고 부릅니까?

우리 부부는 탈 생각도 없어 잠시 비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걷는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왜 바가지를 쓰고 그들과 옥신각신하며 저런 것을 타려고 하죠?

그냥 걸어 다녀도 충분한데 말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좁은 골목은 인력거를 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후통이란 어느 한 지역도 아니고 중국 곳곳의 골목길은 모두 후통인데 왜 돈을 쓰며 가려고 하는지...

그냥 숙소를 드나들며 골목길로 걸어 다녀 보세요.

그게 후퉁 투어가 아닌가요?

베이징만 아니고 중국 어디를 가나 모두 골목길은 후통입니다.

 

고루가 25원, 종루가 30원으로 고루가 더 싸니까 고루만 올라가 보렵니다.

고루는 하루에 여러 차례 10분 정도 북을 치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합니다.

위의 사진을 참고하셔서 시간을 맞추어 올라가면 멋진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종루는 그런 서비스도 없이 왜 5원을 더 비싸게 받습니까?

두 곳 모두 오를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두 곳은 각각 약 100m 정도 떨어져 서로 째려보고 있습니다.

고루는 높이가 45.7m이고 60여 개의 계단을 통하여 올라가야 하는데 제법 경사가 심합니다.

종루가 조금 더 높은 47.5m라고 하네요.

그러니 5원 더 비싼 이유가 바로 조금 더 높이 올리려고 원가가 많이 들어 그렇군요? 

 

종루에는 명나라 때 주조한 동종이 있는데 높이가 3.5m 둘레가 1.5m라고 합니다.

요즈음에야 어디를 가나 시각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계가 아니더라도 휴대전화나 다른 방법으로 정확한 시각을

알 수 있지만, 당시는 불가능한 일이라 나라에서 시각도 관리했나 보네요.

 

고루로 올라가는 계단이 제법 가파르죠?

단숨에 오르려면 평소 운동을 게을리 한 사람은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힘이 듭니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기에 문표를 사서 고루로 올라갑니다.

 

베이징 사람들은 종루에서 울리는 맑고 청량한 종소리와 조용하고도 저음으로 퍼지는 북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고 하루를 끝냈습니다.

매일 저녁 술시(戌時 : 오후 7시)에 울리는 시보를 정경(定更)이라 했고

새벽 인시(寅時 : 오전 5시)에 울리는 것을 양경(亮更)이라 불렀다 합니다.

청나라 건륭제 이전에는 양경과 정경 사이인 정오에 다시 한번 울렸고 야간에도 5번을 쳤으나

건륭제 때부터는 아침과 저녁을 알리는 두 차례의 시보만 울렸다 합니다.

 

시보를 울릴 때는 2명의 경부(更夫 : 북과 종을 치는 사람)가 공명등(孔明燈)을 들고 종루와 고루에 올라 서로

이 공명등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각각 맡은 종을 울리고 북을 두드려 시간을 알렸답니다.

북을 칠 때는 먼저 천천히 18번을 치고 다시 조금 빠른 박자로 또 18번을 쳤다 합니다.

 

그리고 아주 빠른 박자로 다시 18번을 치게 되며 다시 한번 이 과정을 반복하면 모두 108번이 됩니다.

그러나 두 번째 북을 칠 때 중간 빠르기로 북을 치고 잠시 인터벌을 둡니다.

그 이유는 마지막 빠른 박자로 치기 전에 경부에게 체력을 회복하고 빠른 타격을 준비할 시간을 주려고 함입니다.  

 

고루 안에는 모두 48개의 다양한 북이 보관 전시되어 있으며 퍼포먼스를 할 때 약 10분 정도 두드립니다.

두 곳 모두 힘들게 올라갈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한 곳만 올라가시려면 저렴한 고루가 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고루에서 본 공연 사진을 보실까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공연의 내용은 일종의 포퍼먼스일 겁니다.

원래 북의 울림은 우리의 심장 고동 소리와 통한다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부터 고루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사진으로만 잠시 보시기 바랍니다.

 

 

시간을 알고 공연 때만 되면 헐레벌떡 찾아 올라옵니다.

한 번쯤 들려 북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변 풍경도 둘러보시면 과히 나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오늘 자금성을 나와 고루까지 걸어서 돌아본 길입니다.

고루는 경산공원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큰길을 따라 끝에 보이는 누각입니다. 

그냥 천천히 걸어 다녔습니다. 

내일은 팔달령 장성을 찾아 떠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 일정을 고루에서 마칩니다.

5시경에 고루 앞에서 쳰먼까지 오는 82번 버스를 타고 (1원/1인) 숙소로 돌아옵니다.

오늘 모두 두 발로만 걸었고 돌아오는 버스 교통비만 처음 냈네요.

물론 중국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돌아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