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 댄스와 세마라는 춤

2011. 5. 31. 00:04터키 여행기/터키여행

터키의 전통춤이라는 게 여자는 벨리댄스가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가 추는 세마(Sema)라는 춤이 있는데 이것은 종교적인 춤이라 하는군요.

저녁 식사를 호텔에서 마치고 8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배꼽춤이라

는 벨리댄스를 공연하는 곳으로 갑니다.

 

우리 상식에 모슬렘은 대단히 보수적이고 특히 여자에게는 아주 단호한 율법을 적용하는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특히 얼굴마저 가리고 눈만 내놓고 다닌다든가 불륜을 저지르면

돌팔매질로 죽이기까지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여자가 배꼽을 드러내고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요?

세상에는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초자연적인 일이 가끔 일어나곤 하지요.

 

오늘 밤은 그런 이상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밸리 댄스라는 배꼽춤을 구경해 보렵니다.

아마도 엄청난 노력을 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밸리 댄스라는 게 중국의 왕 서방도 뻑~ 소리 나게 보낸 춤사위가 아니겠습니까?

꺾고 튕기고 돌리고 흔드는 모습에 왕서방이 말입니다. 나 원 참!!!

 

이 여인의 화려한 춤사위...

숨이 턱~ 하고 넘어갈 지경입니다.

그런데 뒤의 여인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입니까?

지금 학예회 발표장입니까?

안쓰러워서 볼 수 없습니다.

 

앞에서 춤을 추는 이 여인의 저 유연한 허리의 흔들림과 현란한 골반의 움직임에 비해

뒤에서 아주 점잖게 흔드는 둥, 마는 둥 하시는 저 여인의 깁스를 한 듯한

뻣뻣함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차라리 佳人이 저 여인을 대신해 배꼽을 들어내 놓고 흔들어 주고 싶습니다.

영업방해라고요? 그렇군요...

 

그렇지요!

적어도 이 정도의 각도로 꺾고 흔들어 주어야 벨리댄스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뒤의 여인은 사람이 모자라 임시로 나온 아르바이트생인가 봅니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 아른거리는 이 여인이 佳人의 정신을 쏙 빼버립니다.

이러니 왕 서방이 터키 여인에 뻑~ 소리 나게 갔다는 거 어닙니까?

 

꺾고 튕기고...

그리고 흔들고... 돌리고...

여자 무희는 배꼽을 흔드니 배꼽 주위에 장식한 금속이 찰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함께

흔들리는데 그러나 佳人은 배꼽만이 아니라 눈이 흔들리고 마음마저 흔들립니다.

옴마야~ 어쩌면 좋겠습니까? 

환장하겠습니다.

 

게다가 자리가 제일 앞자리라 여자 무희는 바로 佳人이 앉아 있는 눈앞에서

마구마구 흔들어 버립니다.

보수적이라 생각한 모슬렘 여자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佳人 마음만 흔들리다 보니 일행은 그만 보고 일어나서 숙소로 들어가자고 하네요.

왜들 이러십니까?

 

이곳 시간이 밤 9시 30분이면 우리나라 시간이 새벽 3시 30분입니다.

꼭두새벽에 벨리댄스를 보고 있자니 잠마저 쏟아집니다.

그래도 아쉽습니다.

공연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세마라는 춤은 수피댄스라고도 한답니다.

사실은 춤이 아니고 일종의 종교의식인 셈입니다.

종교의식인데 지금은 많은 관객 앞에서 공연을 하니...

 

빙글빙글 돌면서 점차 무아지경으로 일종의 환각상태에 빠지게 된다네요.

1시간 이상을 계속 돌면서 넘어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인형 하나는 넘어지는군요.

여자는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고 남자는 계속 돕니다.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춤을 출 때 똑바로 서서 추는 게 아니라 고개를 약간 옆으로 갸우뚱한 상태로 도는데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자세이고 손을 자세히 보시면 하나는 하늘로

하나는 땅으로 손바닥을 폈습니다.

발의 움직임은 심장의 박동과 같은 박자로 움직이고 도는 방향은 왼쪽으로만 돕니다.

 

이렇게 손바닥을 하는 의미는 나는 하늘의 알라로부터 생명을 얻었으며 나중에 죽으면

땅속 흙으로 돌아간다는 메시지입니다.

또 알라를 하늘처럼 섬기고 알라의 사랑이 이 땅으로 내려달라는 기원의 메시지기도 합니다.

하늘의 알라로부터 땅에 사는 중생에게로 메신저의 역할도 하겠다는 의미겠지요.

세마 춤을 추는 사람을 세마젠이라 부르며 남자만 추는 춤입니다.

 

콘야에서는 매년 세마 춤 콘테스트가 열릴 정도입니다.

처음 이 춤을 배울 때 돌다가 어지러워 꼬꾸라지며 다치기도 하고 토하기도 하겠지만,

종교의식이기에 수련한다 하네요.

세마의 의미는 죽음과 삶을 표현하는 춤으로 신에게서 온 생명이 세상을 살며

신을 섬기다 신의 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무아지경에 이르면 그게 바로 알라와의 교감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판단으로 정신 나간 행동이라고 하시겠지만, 바로 정신이 나가야 무아지경에 이르니

정신 나간 춤이 맞겠네요.

옛날에는 삶과 죽음을 의미하는 검은색 조끼와 흰색 수의를 입고 추었지만,

이제는 화려한 옷으로 입고 춘다고 하네요.

 

처음 춤이 시작될 때 남자는 손을 가슴에 올려 X자 모양을 헙니다.

그 의미는 우리가 세상을 등질 때 관 손에서의 모습입니다.

 

갈색 모자를 쓰고 그 모자의 의미는 무덤의 비석을 의미합니다.

검은 옷 망토를 입고 나오지만, 춤은 검은 망토를 벗으며 시작합니다.

새 생명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여자의 춤은 꺾고 돌리고 흔들고 가 대부분이지만,

남자는 단순하게 고개를 오른쪽으로 뉘고 왼쪽으로 1시간 이상을 계속 같은 자세로 돕니다.

 

전통 공연도 벨리댄스 전에 했습니다.

사내들이 허리춤에 쌍칼을 차고 나와 춤을 춥니다.

코란은 어디다 숨겼는지 보이지 않군요.

 

인디언 놀이 같습니다.

마치 독수리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자세입니다.

 

이어 코믹한 자세로 남녀의 모습을 한 광대가 나와 객석 사이를 돌아다니며

재미있게 치근거립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부르니 달려와 앞에 포즈를 취해 줍니다.

"찍어라! 찍어~"라고 하듯이 말입니다.

 

특히 여자들 뒤로 살그머니 다가가 웃음을 줍니다.

아주 느끼한 자세로 말입니다.

 

얼굴의 모습은 배에다 그리고 손을 들어 올리고 돌아다니죠.

 

남자와 여자의 모습으로 두 남자가 관객에 잠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어 관객과 함께 원을 그리며 춤을 추기도 합니다.

모두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합니다.

 

남녀의 결혼을 비유한 놀이로 여자는 일본 여행객 중에서 나왔고

남자는 우리 일행입니다.

 

여자에게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시를 하라 하고 남자는 자신의 힘을 자랑하는

푸시업도 시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여자 보고 출연자 신랑으로 나온 남자를 선택하게 하더군요.

모두가 주최 측의 농간입니다.

 

내일은 새벽에 열기구를 타러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춤이란 여러 형태가 있나 봅니다.

그러나 가장 심오한 춤은 종교의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종교의 힘이란 춤을 추는 사람을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고

사람의 능력이 어느 한계를 넘어서게 하지요.

그런 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나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