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서 이야기 3

2010. 10. 11. 08:46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오나라 왕 합려는 공전의 히트 드라마 대장금이 아시아는 물론 중동을 위시하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거기에 나온 노래인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가나라 가나라~

아주 가나~~"에 심취하여 세상이 모두 오나라 합려를 칭송한다는 착각에 빠져

좌충우돌 난리 블루스를 춥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사람이 이렇게 잘못 착각하면 이상한 힘이 생기지요.

서쪽으로는 초나라를 초전박살 내고 북쪽으로는 제나라와 진나라에게 '우쒸~' 하며

겁을 주고 그리고 동쪽으로 들이밀려고 보니 "얼라리요? 바다밖에는 없네~"하고

남쪽으로는 월나라를 '꿇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꿇어~'라고 했던 월나라가 처음은 말을 잘 듣는 시늉을 하다가 다리가 저리다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만 시간이 조금 경과하자 자꾸 고개를 쳐듭니다.

월나라의 왕이 누굽니까?

네 바로 팔천도 아니고 구천입니다.

 

그래서 합려는 군사를 몰고 월나라 국경을 다시 월경하여 넘어갑니다. 

그사이 힘을 비축했던 월나라의 구천이 오나라 군사를 맞아 생즉사 사즉생의 마음으로 덤빕니다.

생즉사 사즉생.... 요 힘이 바로 전쟁을 승리하는 힘입니다.

 

그러던 중 합려는 전투를 하는 도중 손가락에 작은 부상을 입고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모든 사람이 쳐다보고 "쟤 엄살 엄청 떨고 있네~"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엄살은 엄살이지만, 결과적으로 엄살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패혈증이었든지 작은 상처가 치명적으로 합려의 목숨을 거두어 가려합니다.

 

그래도 죽기 전에 멋진 한 마디는 남기는 게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사는 일이기도 하지요.

아들 부차를 찾아 옆에 앉힙니다.

"내가 누구고 또 너는 누구냐?"

"네... 폐하는 오나라의 폐하이시고 세상의 영웅이시고

저의 아버지 합려이옵고 저는 아들입니다."

"오냐~ 그렇지? 너는 누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을 하느냐?"

"월나라의 구천입니다."

 

"그럼 너는 애비를 이 지경으로 만든 구천을 잊을 수 있겠느냐?"

"제가 어찌 철천지원수인 구천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옹야~ 알았다... 그럼 앞으로 네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잘 생각해 봐라.

 이 이야기는 후세에 영원히 멋진 말로 남아 칭송받는 일이 될 것이니..."

눈치 없이 냉큼 아비가 죽으면 권좌나 물려받겠다고 하면 경을 치지요.

 

머리가 나쁜 부차는 부채질만 하며 한 시간을 고민한 후 답을 냅니다.

"와신상담(臥薪嘗膽)하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정말 어린아이들도 알고 있는 멋진 명언입니다만, 합려에게 한마디 듣습니다.

"저런 돌머리를 자식이라고 나라를 맡기고 가자니 미치겠네...

이놈아 너는 머리가 1기가도 안 되는 놈이야!

한 가지만 해~ 섶에만 누워 지내는 와신(臥薪)만 해...

쓸개를 핥는 상담(嘗膽)은 구천의 몫이고....

이런 쓸개 빠진 녀석 같으니라고 그러니 그 쓸개를 구천이 주워

그 녀석이 핥아 결국 우리가 진 게야~~" 

 

그날 밤 드디어 합려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세상에 마지막 탄산가스를 내뿜으며 가고 맙니다.

그날부터 부차는 품질 좋은 라텍스 침대도 멀리하고 장작더미 위에 누워 지내며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 하게 됩니다.

부차가 드나드는 문 앞에 사람을 세워놓고 드나들 때마다

"부차야~ 너는 애비의 원한을 잊었느냐." 라고 외치게 합니다.

 

처음에는 듣는 부차도 무척 기분이 나쁩니다.

아랫것들이 건방지게 왕에게 반말로 '부차야!' 하니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습니까?

부차가 누구 집 개 이름입니까? 나 원 참....

그래도 자꾸만 들으면 괜찮아집니다.

어느 날 그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게 인간입니다.

오자서는 옆에서 구천에 대한 적개심을 북돋우며 부차가 아비인

합려의 원수를 갚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음에 끝은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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