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8. 00:13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그러나 오자서는 처음 그를 믿고 받아주는 곳이 없어 송나라에서 정나라로
그곳에서 다시 진나라로 돌아다니며 살다가 진나라가 정나라를 칠 계획에 깊이 간여했는데
데리고 다니던 자기 시종 중 잘못을 저지른 시종을 혼을 내주려다가 오히려
시종이 밀고하는 바람에 태자 건은 정나라에서 주살되고 또다시 오자서는 건의 아들을
데리고 오나라로 다시 도망을 칩니다.
험난하고도 어려운 도망 길에 추격대를 따돌리고 오자서는 오나라 땅에 들어옵니다.
정말 초반 운이 더럽게도 없습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노력하는 자에게는 서광이 비치기는 하지요.
오자서는 오나라의 공자인 광을 만나 왕인 요를 만날 수 있게 부탁을 합니다.
때마침 오나라와 초나라 변경에 있는 두 마을에 뽕나무 때문에 시비가 일어
작은 뽕나무가 국가 간의 싸움으로 비약이 되고 오나라는 공자 광을 보내
시비가 붙은 초나라 마을을 함락하고 돌아옵니다.
오자서는 오나라 왕 요에게 공자 광을 보내 초나라를 치라고 초를 칩니다만 공자 광이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초나라를 치라고 합니다.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하자 그 말을 들은 오자서는 공자 광이
모반을 하여 왕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초야로 물러나 농사일만 합니다.
눈치 하나로 밥을 먹는 사람은 이렇게 머리 회전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물러나면서 공자 광에게 전제라는 자기 사람을 천거합니다.
이 전제라는 친구가 나중에 자객으로 큰일을 하게 됩니다.
자기 사람을 심어 놓는다는 일이 물러나는 일은 아니지요.
수시로 내부사정을 염탐하다가 때가 되면 다시 작업하겠다는 말입니다.
5년 후 오자서가 이를 갈며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기다렸던
초나라 평왕이 허무하게 죽어버립니다.
그리고 비무기가 배달시켜온 진나라 공주가 낳은 아들 진이 왕위에 오르자 국상 중임을
기회로 오나라 왕 요는 초나라를 공격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초나라로 들어간 오나라 군은 오히려 배후를 차단당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자 오나라의 도읍은 텅비게 되자 공자 광은 전제에게 명령하여 오나라 왕인
요를 죽이게 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는데 공자 광이 바로 그 유명한 합려라는 사람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쓴 앞서 제가 쓴 자객 열전 전제 편을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오나라 왕 수몽에게는 제번, 여제, 여말, 계찰이라는 네 아들이 있었는데 수몽은 계찰에게
양위하고자 했으나 계찰이 사양하자 1, 2, 3의 순서로 왕위가 물려지고 마지막 순번에 이르자
또 안 하겠다고 해 셋째인 여말의 아들인 요가 물려받게 되었다.
광은 첫째인 제번의 아들입니다. 그러니 이들은 서로 사촌 간인 셈입니다.)
합려가 누구입니까?
비로 오월동주니, 와신상담이니 하는 말을 후세까지 알린 바로 그 합려 아니겠습니까?
합려는 즉위한 지 6년 만에 군사를 일으켜 초나라를 치고 초나라의 도읍인 영을 함락시킵니다.
초나라 왕은 이미 도망을 갔고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을 죽인 평왕의 무덤을 파
그 시신을 꺼내어 3백 번의 매질을 했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 매질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죽은자에게 부관참시를 하거나 시신에 매질한다고 하면
그 후대가 받는 스트레스는 대단하지요.
"그래 오자서씨~ 속이 시원하십니까? 매질해서 행복하십니까?"
지난날 오자서에게 신포서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오자서가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초나라를 도망칠 때 신포서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나는 기필코 초나라를 뒤엎어 버리고 말 것이다."
신포서도 한마디 해야겠지요? "웃기시네~ 나는 기필코 초나라를 보존할 것이다."
그런 신포서가 보니까 오자서라는 녀석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도망을 가다 사람을 시켜 오자서에게 한마디 합니다.
"자네 넘 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겨? 한 때 평왕의 신하로서 그에게 월급도 받고
가끔 보너스도 받고 살았으면서 그 시신까지 욕보이고 있으니
하늘의 이치를 해치는 일이 아닌 감?"
오자서도 염장 지르는 답을 해야겠지요?
"어이~ 친구..... 자네 일모도원(日暮途遠)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나로서는 해가 저물고 갈 길이 멀어 도리를 좇을 수 없었다네 친구야~
너는 아버지와 형을 한꺼번에 잃어보고 하는 말인감?
잃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마셔~"
이 소식을 들은 오자서의 친구인 신포서는 진나라로 도망가 "헬프 미"를 외치나
진나라에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포서는 궁정에 서서 7일 밤낮으로 울었다고 합니다.
이 말은 나중에 진나라 궁정에서 곡을 했다는 말로 진정지곡(秦庭之哭)이라는 말로 표현된다고 합니다.
체력이 따라야 7일 밤낮으로 울 수 있습니다.
운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십니까?
진나라 궁정은 시끄럽습니다. 밤에 잠도 자지 않고 울어 재끼니 얼마나 신경질 납니까?
그래서 진나라 애공이 물어봅니다.
"에공 에공 시끄러워라~ 웬 미친 녀석이 잠도 자지 않고 난리를 피우냐?
저런 신하가 있는 나라를 망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껄쩍찌근하요~"
그래서 진나라는 초나라를 도와줍니다.
그때 오나라 합려가 초나라에 점령군으로 머물러 있는 동안 합려의 동생 부개가
오나라로 슬그머니 들어와 자기가 왕이라고 한다는 첩보가 긴급뉴스로 들립니다.
당연히 합려는 핸들을 꺾어 오나라로 유턴하여 돌아와 부개를 부침개로 만들어 버립니다.
초나라는 오나라가 또 쳐들어올까 봐 아예 도읍을 영에서 약이라는 곳으로 멀리 옮겨버립니다.
'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 사마천의 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자서 이야기 4 (0) | 2010.10.14 |
---|---|
오자서 이야기 3 (0) | 2010.10.11 |
오자서 이야기 1 (0) | 2010.10.06 |
노자에게 禮란? (0) | 2010.09.29 |
진나라 장수 왕전 이야기 2 (0) | 2010.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