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서 이야기 4

2010. 10. 14. 07:31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백비를 재상으로 삼고 2년 간 군사를 훈련하고 드디어 출정합니다.

전투가 벌어지자 부차의 오나라 군사는 파죽지세로 구천의 월나라 군사를 몰아붙이고

승리를 거둡니다.

구천은 잔병 5천을 거느리고 회계산 꼭대기에 머물며 오나라 백비에게

진귀한 뇌물을 보내며 강화하기를 청합니다.

백비는 받아먹은 게 있어 청을 받아들이라고 하고 오자서는 구천의 독한 성격을 알기에

지금 끝장내라고 합니다.

 

결국, 머리 용량이 1기가밖에 되지 않는 부차는 백비의 손을 들어 화친을 맺습니다.

이 결정이 후대에 큰 화를 입게 되는 일인지 지금은 알 수 없지요.

화친 조건은 구천 커플과 범려는 부차의 노비가 되어 오나라에 오고 나머지 대신들이

월나라를 전문 경영인이 되어 다스리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구천이 쓸개를 핥는다는 상담(嘗膽)을 할 시간이 되었군요.   

부차보다 구천이 더 독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노비로 오나라에 와 있는 동안 합려의 무덤 옆에 작은 돌집을 지어 살게 되고

말을 키우고 말똥을 치우며 삽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불평도 하지 않았고 싫은 내색조차 하지 않고

마치 천직인 양 즐겁게 일을 합니다.

 

심지어 어느 날 부차가 몸이 아파 누워 있는데 구천이 병문안을 옵니다.

물론 면회시간에 면회가 허락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구천이 들어오자마자 방금 부차가 응가를 한 변기통이 보입니다.

다짜고짜로 변기통 뚜껑을 열고 변을 찍어 맛을 보는 것입니다.

원래 임금의 매화틀을 매번 어의가 검사를 하여 병의 유무를 알아내기는 합니다만

맛을 본다는 것은 뭐라고 해석을 해야 할까요?

이게 바로 세계 역사상 유래 없는 문질상분(問疾嘗糞)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3년을 쓸개만 핥은 게 아니라 부차의 변까지 핥은 구천은

충분히 회계했다고 판단하여 귀국을 허용합니다.

더는 핥을 것이 없지 않겠어요?

 

오자서는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그동안 많은 뇌물을 받은

백비에 의해 무시당하고 맙니다.

이미 오자서는 백비와 권력 싸움에 밀리고 부차의 눈 밖에 나버렸습니다. 

이미 부차의 마음은 오자서를 떠나 있기에 역부족입니다.

사실 오자서가 부차에게 멀어지게 된 발단은 서시였습니다.

 

이 시기에 구천은 범증과 상의하여 범증의 내연녀인 서시를 특수 훈련을 시켜

오나라 부차에게 상납했는데....  

미인계로 부차에게 바쳐진 서시를 오자서가 사생결단하듯

받아들이지 말라고 간언 하였지요.

제가 봐도 다시 보고 싶은 서시를 버리라고 한 오자서가 예쁘겠습니까?

아니면 영웅은 미인을 취해야 한다는 백비가 예쁘겠습니까?

 

당연히 부차 처지에서는 후자를 따라야죠?

(이 이야기도 여인열전에 나오는 서시 편을 보시면 상세하게 나옵니다.) 

그 후 제나라를 여러 번 치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오자서는 월나라가 오나라의 속병과 같아

먼저 월나라부터 쳐야 한다고 간하나 그때마다 백비가 가로막고 나서

태클을 걸고 자빠뜨립니다.

 

제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며 오자서는 아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수차례에 걸쳐 폐하에게 간했음에도 내 말을 듣지 않으니

이제 오나라가 월나라에 망하는 것만 보게 되었다.

너까지 함께 망할 수 없으니 너는 제나라에 가서 지내거라, "라고 하며 아들을 제나라 대부인

포목에게 맡기고 돌아왔지만, 이게 또 점수 깎이는 일이 되고 맙니다.

 

이게 빌미가 되어 백비가 부차에게 결정타를 가하고 부차는 오자서에게 촉루라는

칼을 하사하며 날이 반듯하게 선 멋진 이 칼이 잘 베어지나 오자서의 목을 시험해 보라고 합니다.

죽으면서 여러 마디를 합니다만 모두 부질없는 하소연이고 "내 무덤 옆에 향 오동나무를 심어

나무가 자라면 부차의 관을 만들어라,

그리고 월나라가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내 눈을 파서 오나라의

동문에 걸어 두도록 하라." 라는 말을 남기고 자결을 합니다.

오자서는 자기의 눈이 원격으로 조정되는 레이더나 되는지 알았나 봅니다.

 

이 말을 들은 부차는 화도 나고 겁도 나서 오자서의 시신을

말가죽에 싸서 장강에 띄우게 합니다.

이때 이미 서시라는 월나라의 미녀가 범증에 의해 오나라 부차에 상납되었고

복수의 칼날을 갈아 어느 정도  힘을 비축하게 되었습니다.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구천은 몸에 좋은 쓸개를 하루에도 여러 번

핥아가며 몸을 만들어 드디어 오나라를 침공하여 부차가 자결케 하고

오 월간의 전투를 마무리합니다.

 

이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어

지금도 많은 사람이 즐겨 듣습니다.

합려와 부차 그리고 오자서가 오나라라는 곳에서 편을 먹고 상대는 구천과 범려 그리고

중국의 4대 미녀 중 으뜸이라는 서시까지 월나라라는 편을 먹어

 

사생결단하며 싸운 대하드라마입니다.

서로 패한 자에게 꿇으라고 명령하고 뒤로 돌아서서는 복수의 칼을 갈아 다시 복수에 성공하고...

거기에다 서시라는 중국의 미녀를 넣어가며 드라마로써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풍부해 대하사극으로 언제 다시 만들어도 좋을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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