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4. 09:40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이쯤 되면 주위에 있던 진나라의 무리가 앞을 다투며 개떼처럼 달려듭니다.
매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아까는 손발이 쪼그라들어 사색이 되어 벌벌 떨던 인간들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인간들이란 이렇게 야비합니다.
모두 붉은 완장 찬 녀석들처럼 말입니다.
오늘 형가는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많이 맞아보기는 처음입니다.
형가는 이렇게 아프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함양궁 전상 위에서 마지막 숨을
크게 들이마셔보고는 채 다 내뱉지도 못하고 서서히 눈을 감습니다.
진시황은 형가의 살해사건을 수습하였지만 오랫동안 기분이 더럽습니다.
정무를 보기 위해 이곳에만 오면 당시의 술래잡기했던 기억이 쉽게 사라지지 않지요.
그리고 형가가 기둥 뒤에 숨어서 얼레리 꼴레리 하며 놀리는 것 같습니다.
아.... 정말 천하의 진시황이 쪽 팔리는 일이 아닙니까?
자기가 직접 형가를 상대했지만 그래도 또 포상은 합니다.
형가에게 약주머니를 던진 하우저에게 황금 200일을 하사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무저는 나를 위해 약주머니를 형가에게 던졌다."
이 일이 있고 난 후에 아마도 모든 어의들은 퇴근 후 약주머니 던지기 연습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약주머니 던지고 포상에 칭찬받는 녀석은 역사상 하우저 한 사람뿐일 겁니다.
세상을 살다 보니 별꼴을 다 보겠습니다.
이 사건이 있고 난 후에 아방궁의 건설에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진시황은 먼저 거쳐하던 궁궐이 싫어졌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오줌을 지리며 기둥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목숨을 지켰으니 체면도 체면이거니와
그 기둥만 보면 마음이 덜컹 내려앉고 밤에 가끔 가위눌리는 꿈도 꾸곤 했습니다.
아방궁을 재촉하여 빨리 지으라고 독촉합니다.
그리고 모든 출입문에 강력한 자석으로 보완하여 비수나 작은 주머니 칼이라도
문짝에 철커덕하고 달라붙게 만듭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했던가요?
이제 철저한 피의 보복만 남았습니다.
큰 조직의 쓴맛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조나라에 가 있는 왕전에게 더 많은 병력을 증파하여 연나라를
지구 상에서 없애라고 합니다.
10개월 후 연나라 도읍인 계성이 함락되고 연 왕인 희와 태자 단은 병사들을 이끌고
요동으로 도망을 가게 되었지만 그래도 징그럽게 쫓아옵니다.
조나라 마지막 왕인 가 왕이 연나라 왕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진나라가 징그럽게 지구 끝까지 쫓아오는 이유가 태자 단이 저지른 일 때문이다.
지금 왕께서는 단을 죽여 진나라 왕에게 바친다면 진나라 왕의 노여움도 풀리게 되고
연나라의 종묘사직도 보존될 것이다."
그러나 웃기는 소리죠.
조나라도 자기가 마지막 왕이었다는 사실을 멀지 않아 스스로 알게 됩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단을 죽여 진나라 왕에게 바칩니다.
그러나 계속 밀고 들어옵니다.
5년 후 연나라 왕 희도 사로잡히며 연나라의 지도도 구글 지도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끝난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알아갑니다.
내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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