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열전 - 형가 4

2010. 7. 13. 09: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형가는 이제 번어기의 목을 상하지 않게 제대로 염장 처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제일 예리한 비수를 구하기만 하면 준비는 끝입니다.

물론 비수 끝에 바를 독약은 덤으로 받아야겠죠.

 

그래서 당시에 쌍둥이 칼보다 더 예리하고 내구성이 좋다는 조나라 서 부인이 지니고 있

명품 비수를 100금이나 주고 사서 성능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장인을 불러 칼날을 세우고 그 비수 끝에 독을 발라 여러 사람에게

인체실험을 해 본 결과 굿입니다.

 

지금 세상에서 중국산은 베트남 사람조차 콧웃음 치는 조악한 제품으로

알려졌습니다만, 당시에는 왜 세상의 최고 제품은 중국산이었을까요?

 

이제 행장을 꾸려 떠날 일만 남았습니다.

그때 연나라에 진무양이라는 녀석이 있었는데 13살 때 사람을 죽인 일이 있을 정도로

험상궂게 생겨 감히 누구도 그를 바로 쳐다볼 수 없었는 데 그 녀석을

부관으로 삼아 데리고 갑니다.

 

그런데 형가는 또 친구 한 명을 기다린다고 꾸물댑니다.

정말 속 터지게 하는 형가입니다.

재촉하는 태자 단에게 형가는 짜증을 부리며

"한 번 가면 돌아오지 못할 길인데 비수 하나 달랑 들고 가는 사람

짜증 나게 하지 마슈~.

자꾸 그러면 그냥 떠나리다." 하며 장도에 오릅니다.

 

역수라는 곳에 이르고 마지막 제사를 지내는데 아까 기다렸던

형가의 친구인 고점리가 도착합니다.

그는 옛날 서로 어울리며 고점리가 축이라는 악기를 타고 형가가

목청을 높여 노래 부르던 친구입니다.

그러니 마지막 가는 길에 노래방 하나 차려서 기분 풀고 간다는 뜻이겠지요.

이때 불렀다는 노래 한 번 듣고 갑시다.

 

바람은 소슬하고

역수는 차구나.

장사 한 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

 

전송나온 사람들이 격정적인 이 노래를 듣고 모두 감동 먹었다는데

제가 들어보니 별로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위에 적어놓은 가사를 보시고 감동먹었습니까?

웃기는 말이지요.

옛날 중국사람은 이런 초등생 일기 같은 글에도 쉽게 감동했나 봅니다. 나 원 참!!!

노래를 끝내고 형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떠납니다.

 

 

드디어 진나라에 도착했습니다.

그때는 국경이 적당이 있었고 여권도 없었을 때라 그냥 들어가면 됩니다.

진나라 왕에게 그래도 기쁨 주고 칭찬받는 중서자 벼슬에 있는 몽가라는 사람에게

천금의 뇌물을 바치고 몽가에게 진시황에게 대신 아뢰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니 뇌물의 힘으로 진시황의 알현을 부탁하는 겝니다.

 

뇌물의 힘....

그렇습니다.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고 쉬운 방법입니다.

그래서 뇌물은 지금도 더 성행하는 것이고 깨끗하다는 정부도 시간이 지나면

역시나가 되는 겝니다.

 

정치란 원래 더러운 것이고 사기꾼의 모임입니다.

그런 정치꾼의 말에 휩쓸려 좌우로 흔들리는 대한민국....

암담할 뿐입니다.

 

"연나라 왕이 폐하의 위엄에 두려워 완전히 꼬리를 내리고 번어기의 목과 옥토라는

독항의 지도를 들고 왔습니다.

연나라 궁정에서 출발할 때 예를 갖추고 절을 하며 폐하의 신하가 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앞으로 영원한 딸랑이가 되어 진나라를 섬기며 공물을 바치며 종묘만은 지키기를 원한 답니다.

만나 보시겠습니까?"

 

진시황은 매우 해피합니다.

스스로 찾아와 땅과 웬수의 목을 바치며 무릎을 꿇겠다는데... 

"오! 해피 데이"를 외치며 만나시겠답니다.

그래서 근사한 조복을 입고 최고의 국빈 영접 방법인 구빈의 예를 갖추고

함양궁에서 미팅을 합니다.

이제 운명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내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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